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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에 쌓인 온실가스만으로 2.3도↑ 파리협약 목표 훌쩍 넘어

대기에 쌓인 온실가스만으로 2.3도↑ 파리협약 목표 훌쩍 넘어
지구촌이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로 억제하는 목표를 갖고있지만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로 진행되고 있는 온난화만으로도 이 목표치를 넘어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 연구소 대기과학자 마크 젤린카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기상 관측과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기에 쌓인 온실가스로 "진행 중인" 기온 상승이 2.3도에 달한다는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대기에 100년 이상 축적돼 온 이산화탄소(CO₂)로 인한 미래의 기온 상승분인 이른바 '저질러진 온난화'(committed warming)를 산출한 것으로 지금까지 과학계가 공인해 온 것보다 1도가량 높습니다.

저질러진 온난화는 주행 중인 차량이 브레이크를 밟은 뒤 완전히 멈출 때까지 진행한 제동거리와 비슷한 개념으로, 논문 공동 저자인 텍사스 A&M대학의 기후학자 앤드루 데슬러 교수는 "지구 온난화의 관성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남극을 둘러싸고 있는 남빙양처럼 지구온난화에도 다른 지역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곳에서도 곧 기온이 오를 것이라는 점까지 고려해 기온상승 폭을 계산했습니다.

이전 연구들은 이런 지역의 기온이 계속 낮게 유지될 것으로 가정해왔습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주변보다 낮은 온도가 무한정 지속할 수는 없으며, 이들 지역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온도가 오르면서 태양 빛을 반사해온 낮은 구름이 사라져 기온 상승도 가속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젤린카 박사는 "'저질러진 온난화'를 산출할 때 미래의 기온 변화가 과거의 변화와 상당 부분 같을 것으로 여겨왔지만 이는 나쁜 가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힘이라고 할 수 있는 '복사강제력'(radiative forcing)이 현 수준에서 고정됐을 때, 즉 대기의 화학적 구성이 현재 상태로 거의 동결될 때 미래의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3도 오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195개 국이 합의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 억제 목표치 2도를 웃도는 것입니다.

데슬러 교수는 "인류가 이미 기온을 2도 이상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양의 CO₂를 배출했을 수 있다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나쁜 소식"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순배출량을 영에 가깝게 유지한다면 저질러진 온난화는 매우 느리게 진행돼 2도를 넘어서는 데까지 수백 년이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린카 박사는 "저질러진 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 폭 산출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기존 연구에서 산출된 것보다 더 크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파리협약 목표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의 시급성을 늘려놓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진=LLNL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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