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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의심했다던 복지회, 보고서엔 "안정적 애착 관계"

<앵커>

정인이 입양을 주관한 홀트아동복지회는 공식 사과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학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작성한 가정조사보고서를 입수해 살펴봤는데, 홀트아동복지회의 주장과는 달리 실제로 학대를 의심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남주현 기자의 단독보도 보시죠.

<기자>

홀트아동복지회가 지난해 3월과 7월 두 차례 정인이를 입양한 가족을 방문하고 작성한 조사서입니다.

7월 방문은 두 번째 학대 신고 이후였고, 홀트아동복지회는 이때부터 학대를 의심했다고 주장했지만, 보고서에는 이 같은 정황이 전혀 없습니다.

몸무게가 넉 달 전과 같은 9.4kg인데도, 비교적 동년배에 준하는 수준이다, 가족들과 애착 관계가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적혀 있습니다.

피부의 착색, 이마의 붉은 자국 등 학대를 의심해볼 정황이 있는데도, 아토피 증상 때문이라거나, 엎드려 돌아다니며 자는 습관 때문이라고 기재했습니다.

기타 사항에 아동 학대는 혐의없음으로 종결됐고,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사후 관리 상황을 공유하기로 했다는 내용만 짧게 적었습니다.

말 못 하는 아이 입장에서 학대 위험을 평가하기보다, 부모의 진술에 의존한 형식적 보고서로, 입양기관 사후관리 문제점과 한계를 보여줍니다.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현장 조사나 상담 과정에서 문제가 없음을 전제하고 부모의 말만 계속 반복하는 보고서를 썼다는 것 자체가 피해자의 입장에서의 현장 조사가 아니다.]

세 차례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도 정인이를 구하지 못한 경찰도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이 미흡했다며 대국민 사과했습니다.

[김창룡/경찰청장 :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까지 징계 대상에서 빠져 있던 양천경찰서장은 대기발령 조치 됐는데, 서장과 담당 경찰관을 파면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는 20만 명 이상 동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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