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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 '이해인의 말'

[북적북적]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 '이해인의 말'

조지현 기자 fortuna@sbs.co.kr

작성 2021.01.03 07:0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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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북적북적]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 이해인의 말


[골룸] 북적북적 273 :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 '이해인의 말'

"결국 성실함과 인내가 아닐까 싶어요. 진부한 말 같지만 그것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길인 것 같습니다. 견딤의 영성. 견딤과 돌봄입니다."
-『이해인의 말』中

"남 뿐 아니라 나의 못난 부분이 나아지기까지 지켜보는 견딤의 영성, 그게 이 시대의 표상이 될 것 같습니다."
-『이해인의 말』中


2021년의 첫 북적북적에서 소개하는 책은 『이해인의 말』입니다. 수도생활 57년째를 맞은 이해인 수녀님이 전하는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이에요. 새해 첫 북적북적인만큼 의미가 있고 청취자분들께 희망과 용기를 드릴 수 있는 책을 소개하고 싶었는데, 마침 최근 나온 이 책이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좋은 삶'과 '관계'는 우리의 평생 지향이자 숙제이니까요.

이해인 수녀님을 모르는 분은 없으실 거예요. 1976년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시작으로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시간의 얼굴』,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작은 위로』,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작은 기쁨』, 『희망은 깨어 있네』, 『작은 기도』, 동시집 『엄마와 분꽃』 등을 펴냈습니다. 지난 2013년에는 그간의 작품 상당수를 묶은 『이해인 시전집』이 두 권으로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꽃삽』, 『기쁨이 열리는 창』을 비롯해 산문집도 여려 권 내셨죠.

수녀님은 1945년생, 우리 나이로 올해 일흔 일곱이 되셨네요. 스무 살도 되기 전인 1964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토 수녀회에 입회해, 57년째 수도생활을 해오고 계십니다. 당신의 표현대로 '위로 천사', '국민 이모'로 오랜 시간 든든하게 우리 곁을 지켜주고 계시죠.

'이해인의 말'은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가 대부분 그렇듯 인터뷰예요.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글도 물론 좋지만, 또 인터뷰만의 매력이 있죠. 인터뷰를 하는 사람과 인터뷰 대상 사이의 신뢰와 애정이 느껴지기도 하고, 질문하지 않았다면 듣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얘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번에 이해인 수녀님을 인터뷰하고 글로 묶은 이는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 님입니다. 『오늘부터의 세계』, 『하나의 생각이 마음을 바꾼다』, 『문명, 그 길을 묻다』, 『사피엔스의 마음』같은 인터뷰집을 비롯해 수많은 대담과 인터뷰로 잘 알려져 있는 분입니다.

이해인 수녀님과 안희경 님, 두 사람이 지난 가을에 나눈 열 한 번의 인터뷰가 이 책에 실려 있습니다. 책은 시간 순서대로 첫번째 만남, 두 번째 만남부터 마지막 만남까지 이어집니다. 안희경 님은 이 책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코로나 시기를 헤쳐나가는 지혜부터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모두에게 마음 쓰는 방법에 대한 조언, 일상과 사회에 드리워진 차별에 대한 비판,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자존감을 살필 방법까지 두루 다룬다. 우리의 안과 밖 세계를 잘 운용하도록 심지와 통찰을 키우는 '이해인의 말'로 채워져 있다.'

코로나 시기에 어떻게 숨어 있는 희망을 찾을 것인지, '고독'과 '죽음', 그리고 '삶'의 의미, 사람과 사회를 대하는 태도를 비롯해, 어떻게 수도자의 길에 들어섰고 수도자의 생활이란 어떤 것인지,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고 우정을 나누었는지 이 책을 통해 읽을 수 있습니다. 수녀님은 '입으로 쓰는 논문' 같았다고, '마음을 솔직하게 열어내는 시간'이었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하루에도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이라는 축원을 하는데, 어폐가 있어요. 어떻게 좋은 일만 가득하겠습니까. 그렇게 우리 삶이 쉽게 행복해지겠느냐고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항상 힘들게 쏟아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내가 몸이 아플 때/흘린 눈물과/ 맘이 아플 때/ 흘린 눈물이/ 어느새 사이좋게 친구가 되었네'(「눈물의 만남」)라고 쓴 저의 시구가 있어요. 몸이 아프면 나를 보살피고 마음이 아프면 나를 겸손으로 길들이고 그래서 두 개가 필요하다고 되새깁니다. 인생에는 기쁨과 슬픔이 다 필요해요."
-『이해인의 말』中


수녀님과 인터뷰를 한 안희경 님은 인터뷰 후반부 이렇게 말합니다. "수녀님의 일상이 수녀님의 글과 같다는 점을 거듭 느낍니다. 말은 누구나 잘하죠. 글도 재주로 잘 쓰기도 하고 순간의 진심이 담기면 뭉클한 글들이 나오고요. 그런데 그 순간만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말과 글이 일치한 행보를 보여주시는 점이 바로 수녀님이 가지신 힘이라고 생각해요. " 독자들도 모두 공감하는 부분일 겁니다. 세상에 많은 책이 있지만, 일상과 말 글이 일치하는 분의 말씀을 듣는 건 귀한 일이잖아요.

"우리는 안일하게 살아서는 안 됩니다. 마음만 먹으면 슬퍼하는 이와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는 이와 함께 기뻐할 수 있어요.
-『이해인의 말』中


책 속에 들어 있는 엽서 같은 '편집자의 말' 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수녀님의 말씀은 빛나는 통찰로 가득합니다. 거리두기의 시대, 우리 마음의 빈틈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어요. 무엇보다 사랑을 말하기까지의 미움을, 화해를 말하기까지의 불화를, 기쁨을 말하기까지의 결핍을 당신께서 솔직히 드러내기에 속세의 우리 마음을 두드리기에 충분합니다." 이 말보다 이 책을 더 잘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유난히 힘든 시기, 큰 어른 수녀님의 '우리 삶이 덜 이기적이 되는 방법'에 대한 고민과 '우리는 단지, 사랑하려는 노력을 하다가 떠나는 사랑의 순례자'라는 사람과 자연에 대한 사랑, '내 몫으로 주어진 역할 속에서 치열하게 살자'는 말씀에서 새로운 한 해를 성실히 살아낼 기운을 얻습니다.

"우리가 코로나 시기에 이기적인 예민함에서 이타적인 예민함으로 건너가는 그런 사랑을 해야겠구나 하고 배웁니다…(중략)… 우리가 코로나 수도원에 있는 수련생이라고 생각하면서 덕을 쌓고, 너무 멋있어지려고도 하지 말고, 순간순간을 감사하며 오늘밖에 없는 것처럼 살다 보면 그래도 기본은 되지 않을까요."
-『이해인의 말』中


*낭독을 허락해주신 출판사 '마음산책'에 감사드립니다.

*2015년 북적북적에서는 이해인 수녀님의 '이해인 시전집'을 소개하고 일부 작품을 낭독했습니다. 다시 듣고 싶으신 분은 여기( ▶ 이해인 시 전집 2 )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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