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무너지는 해안사구에 염생식물 생태계 '위협'

<앵커>

제주도 내 주요 해수욕장마다 해변 모래 유실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해안가에 모래를 자연 공급해주던 해안사구에 도로와 각종 건축물이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조창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 사이의 해안사구입니다.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잇는 1차 사구입니다.

이곳에는 염분에 강한 염생식물이라는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 모래 속으로 많은 뿌리를 내려 모래를 다지는 역할을 하는 띠와 사철쑥도 서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안도로와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해안사구가 줄어들고, 독특한 식생마저 파괴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육지 깊숙이 이어지는 배후 사구는 개발 사업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넓은 배후 사구인 협재사구 위로 콘도와 태양광발전시설까지 들어서고 있습니다.

[송관필/제주생물자원(주) 박사 : 이 해안사구에만 자라는 종도 다 세보면 1백 종이 넘을 거예요. 이런 해안사구에서 자라고 있는 종들이 사구가 사라지면 사라지는 거고, 제주도에서 사라지는 거거든요.]

해안사구는 지질학적인 보존 가치도 높습니다.

제주 해양환경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지층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해안은 하모리 층이라고 불리는 지층 위에 모래가 쌓여 해안사구가 형성됐습니다.

3천여 년 전 수성화산체 폭발로 해양환경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 수 있는 화석과 유물을 품고 있는 지층입니다.

하지만 도로와 건축물들이 들어서면서 해안사구가 유실돼, 지층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강순석/제주지질연구소장 : 아주 자연과학적인, 아니면 지질학적인, 세계유산적인 가치를 배제하고 사구가 그 해안선에서 공사를 하고 여러 가지 개발사업 때문에 사구가 전부 망가지고 어떤 보전 대책이 아무것도 없는 거거든요.]

해안사구가 지닌 생태학적, 지질학적 가치를 고려하더라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만큼 행정당국의 보전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