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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가겠단 의원님들, 작년엔 '베끼고 짜집고'

<앵커>

대구시의회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도 내년 해외연수에 억대의 예산을 책정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그럼 그동안 다녀온 연수는 얼마나 내실 있었는지, 지난해 연수보고서를 분석해보니, 예전 걸 베끼고 짜깁기한 게 확인됩니다.

TBC 박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의 해외연수, 대구 대표도서관과 대구기록원 건립에 참고한다며 일주일간 2,600만 원을 들여 스페인을 찾았습니다.

귀국 이후 작성한 출장 보고서를 2012년 전국 도서관 직원 연수보고서와 비교했습니다.

스페인 국립도서관 항목을 보니 기관 현황부터 연혁까지 내용이 사실상 똑같습니다.

1991년에 년 자가 빠진 실수도 그대로입니다.

도서관 주요 기능 설명도 글자 한 자 빠짐없이 동일합니다.

마드리드 시의회를 다녀온 내용은 2017년 서울시의회 보고서와 흡사합니다.

특히 시설 설명 부분은 우체국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우리나라처럼 220V를 쓴다 등으로 보고서 9개 문장이 완전히 똑같습니다.

표절 심의 사이트에서 분석해보니 스페인국립도서관은 도서관 직원 연수보고서 표절률이 87%, 마드리드 시의회 부분은 서울시의회 표절률이 81%에 이릅니다.

[당시 스페인 방문 대구시의원 : 벤치마킹이라든지 이런 거 하려고 (마드리드시의회에) 가긴 갔는데 그날따라 리모델링을 하다 보니까 접촉을 못 했지. 그냥 솔직히 말해 그냥 보고 왔습니다.]

카탈루냐 국립도서관 보고서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웹진 내용을 그대로 옮겨왔는데 방문지 소개 부분에서 베끼고 시사점 및 활용방안 항목에서 또 베꼈습니다.

대구 시의회 연수보고서 엉망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더니 정작 어디를 갔는지 기억도 흐릿합니다.

[당시 스페인 방문 대구시의원 : 나라 이름은 내가 지금 기억은 못 하고 있는데…. (나라 이름은 스페인이고, 어느 도서관인지 혹시 기억을 못 하십니까?) 예, 지금 기억하고 있지는 않아요.]

부실투성이 연수 결과를 내놓은 대구시의회, 올해 초 코로나 사태 속에 해외연수를 강행한 데 대해 사과 한마디 없이 내년에 1억 3천만 원 예산을 또 편성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수, CG : 변형일, 자료화면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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