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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10년간 '10억 기부'…키다리 아저씨가 남긴 마지막 말

매년 거액의 성금을 익명으로 기부해왔던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기부를 마무리한다고 밝혔습니다.

어제(22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에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수화기 너머 "함께 저녁 식사를 하자"는 말을 건넨 남성은 매년 이맘때 연락을 줬던 키다리 아저씨였습니다.

2012년 1월 처음 대구모금회를 찾아 익명으로 1억 원을 전달한 이 남성은 '10년간의 익명 기부'를 자신과의 약속으로 삼았습니다. 이후 2018년까지 매년 1억 2천여만 원을 전달해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었고, 지난해엔 "나누다 보니 적어서 미안하다"는 메모와 함께 2천여만 원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Pick] '저와의 약속 10년이 되었군요

그런데 올해 키다리 아저씨 부부는 5천여만 원어치 수표와 메모가 든 봉투를 내밀며 어렵게 뜻을 전했습니다.

"이번으로 익명 기부는 그만둘까 합니다. 저와의 약속 10년이 되었군요. (중략) 저도 나누는 즐거움과 행복함을 많이 느끼고 배우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키다리 아저씨는 아버지를 잃고 일찍 가장 역할을 하게 됐고 결혼 후엔 단칸방에서 가정을 꾸렸지만, 수입의 3분의 1을 소외된 이웃과 나누는 것을 잊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은 회사를 경영하던 중 어려움이 찾아와 사람들이 기부 중단을 권유했을 때도 기부금에 대해선 "이 돈은 내 돈이 아니다"는 생각으로 나눔을 이어왔습니다.

지금까지 키다리 아저씨가 기부한 금액은 10억 3천 5백여만 원에 이릅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앞으로 더 많은 키다리 아저씨가 탄생해 함께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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