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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고장" 딱 이 말뿐…승객 수백 명 '분노의 탈출'

<앵커>

어제(21일) 퇴근길 서울과 김포한강신도시를 연결하는 김포 골드라인 전동차가 멈춰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제대로 된 안내 없이 1시간 넘게 전동차에 갇혀있다가 터널을 2km 넘게 걸어서 탈출한 승객들은 운영사의 부실한 대응에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홍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컴컴한 지하 선로를 일렬로 걷는 사람들.

[아이고 너무 한 거 아니야?]

어제저녁 김포공항역과 고촌역 사이에서 멈춰 선 김포 골드라인 전동차를 탈출하는 승객들입니다.

전동차가 운행 도중 갑자기 멈춘 건 어제저녁 6시 32분쯤.

뒤따르던 전동차도 멈추면서 승객 400여 명이 1시간 넘게 열차 안에 갇혔습니다.

[어떻게 하라는 얘기야. 걸어 나가기에는….]

왜 고장이 났는지, 대피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내 방송은 없었습니다.

[홍용기/전동차 승객 : (열차가) 서 가지고 한 40분에서 1시간 동안 안내 방송이 2번이 나왔는데 뚜렷하게 안 나오고. 열차가 고장 났습니다. 단순히 그렇게만….]

몇몇 승객이 전동차에 적힌 안내 번호로 전화했지만 먹통이었습니다.

무인 전동차라서 안전원이 1명씩 배치되지만 이달 초부터는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그나마 인원을 절반으로 줄여 사고 전동차에는 안전원도 없었습니다.

사고 30분 뒤 안전원 추가 투입을 위해 다른 전동차 한 대를 사고 현장에 보냈는데 승객을 미리 내리도록 조치하지 않아 승객 200여 명이 영문도 모른 채 사고 현장으로 끌려가기도 했습니다.

결국 승객 600여 명이 지하 터널 대피로 2km를 걸어서 탈출했고 이 과정에 2명이 발을 헛디뎌 다쳤습니다.

[서재은/전동차 탑승객 : 앞사람만 보고 따라오다가, 껌껌해서 콰당 넘어진 게… 많이 다쳤어요. 피가 줄줄 나니까.]

열차 운행은 사고 3시간 뒤에야 재개됐습니다.

[야! 입구에 써 붙여 놔야지. 열차 운행 안 한다고.]

사고는 무인 자율주행 제어장치 이상으로 비상 제동 장치가 오작동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포시는 운영사에 원인 규명과 함께 안전 관리와 비상시 대응 매뉴얼을 점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박선수, CG : 공지수,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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