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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순도 100% 소똥 2만 원"…지갑 열게 한 훈훈한 이유

'소똥 2만 원에 팔아요

호주에서 넘쳐나는 소똥을 정성껏 포장해 판매하는 이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1일, 미국 CNN 등 외신들은 올해 코로나19의 여파로 모금에 타격을 입은 호주 자선단체 '브레인웨이브'가 뜬금없는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브레인웨이브는 뇌종양을 앓는 6살 아들을 둔 조세핀 니콜스 씨가 지난 1994년 설립한 단체입니다. 아들의 병이 가족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니콜스 씨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소똥 2만 원에 팔아요

그렇게 단체는 20년 넘게 뇌종양, 뇌성마비, 다발성 경화증 등 뇌 질환을 앓는 아동들을 도와왔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위기를 맞았습니다. 도울 환자들은 계속 늘어나는데 대면으로 이뤄지는 자선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기부금이 눈에 띄게 줄었던 겁니다.

이때 어릴 적 뇌종양을 이겨내고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난 아들 콕스 씨가 나섰습니다. 현재 광고회사 CEO인 콕스 씨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새로운 모금 수단을 고민하다가 소똥을 활용한 친환경 비료를 떠올렸습니다. 외부 활동 대신 정원, 집 안 화분을 가꾸는 취미를 갖게 된 사람들을 겨냥해 고약한 냄새를 없앤 '소똥 비료'를 판매해보기로 한 겁니다.

'소똥 2만 원에 팔아요
'소똥 2만 원에 팔아요

화학 첨가물이 들지 않은 100% 소똥에 '순전히 똥(Pure Shit)'이라는 재치 있는 상표와 좋은 취지가 더해지자, 소비자들은 1kg당 25달러(약 2만 원)의 가격에도 기꺼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콕스 씨는 소똥 비료를 판매해 얻은 이익은 휠체어 등 어린 환자들을 위한 의료기기를 구입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콕스 씨는 "뇌종양을 극복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게 됐다는 점에서 어린 환자들을 위해 기부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며 어려운 이들을 향한 관심과 도움을 촉구했습니다. 이어 "누구에게나 힘든 한 해였지만, 똥에서 꽃과 채소들이 자라듯 앞으로는 좋은 일들이 찾아올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Pure Shit' 홈페이지 캡처, 'pure_shit'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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