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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도시 쇠퇴 막는 구원투수 '도시재생 뉴딜'…공 던지다 만 이유는?

[마부작침] 도시 쇠퇴 막는 구원투수 '도시재생 뉴딜'…공 던지다 만 이유는?

도시재생, 길을 묻다 ①

배정훈 기자 baejr@sbs.co.kr

작성 2020.12.26 09:0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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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마부작침] 도시 쇠퇴 막는 구원투수 도시재생 뉴딜…공 던지다 만 이유는?
'도시재생'이란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주도로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에서 벗어난, 지역민 주도의 점진적 개발이라는 부분이 핵심이다. 2013년 도시재생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닻을 올렸고,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도시재생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거듭났다. 현 정부는 2020년 현재까지 401곳의 사업지를 선정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5년 계획이 거의 끝나가는 현 시점에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진행 상황과 선정 과정 등을 점검하고 사업에 투입된 막대한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먼저 이번 편에서는 도시쇠퇴의 현주소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국비 예산 실집행률 현황에 대해 살펴봤다.
마부작침_도시재생

● 야구계도 우려하는 '수도권 쏠림'

한국 프로야구 구단들은 그 동안 연고지로 삼은 지역의 우수한 유망주를 먼저 뽑을 수 있는 권리, 이른바 신인 드래프트 1차 연고 지명권을 행사해왔다. 삼성 라이온즈의 양준혁(대구상고)과 해태 타이거즈의 이종범(광주일고)부터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대활약을 펼친 SK 와이번스의 김광현(안산공고)까지, 모두 지역 유망주가 신인 1차 지명으로 뽑혀 슈퍼스타로 발돋움한 예다.

하지만, 2년 뒤부터는 이런 1차 연고 지명권이 완전히 사라질 예정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야구 유망주들이 수도권, 특히 서울로 쏠리면서 지방 연고 구단들이 뽑을 만한 1차 지명 선수의 씨가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시절 서울로 야구 유학 온,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광주→서울), LG 트윈스 오지환(군산→서울) 등의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할 수 있다.

프로야구는 사실 이런 '수도권 쏠림'이 덜한 편이다. '직장'인 야구단 소재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절반씩 나눠져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중 수도권에 본사를 둔 회사는 87.5%(2020년 공정위 기준), 대학 등급을 가리켜 '인서울'이라고 할 정도로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 상당수는 서울에 몰려 있다. 수도권에 인적 자원, 특히 젊은 층 인구가 쏠리는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도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 전국 시군구 46.1% '소멸 위험'... 구원투수는 '도시재생 뉴딜'

소멸위험지역 분석은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39세 가임기 여성 인구 수를 65세 이상 노령인구 수로 나눈 값이 0.5에 못 미치면 '소멸위험지역'이다. 인구 증가는 더디고 감소는 빨라 소멸할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2020년 4월 현재, 전국 소멸위험지역은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105개, 다시 말해 젊은 여성 인구가 65세 이상 인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시군구가 46.1%, 절반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5월보다 12곳이나 늘어난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쇠퇴의 속도 역시 급격하다 할 수 있다.
마부작침_도시재생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수도권 소재 시군구 가운데 소멸 위험에 처한 곳은 12%, 66곳 중 8곳에 불과하지만, 비수도권은 162곳 중 97곳, 전체의 59.9%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비수도권에서도 층위가 나뉘는데, 강원도는 전체의 83.3%, 경상북도는 전체의 82.6%가 소멸위험지역이지만, 부산광역시는 25%, 대구는 12.5%에 그쳤고 광주, 대전, 울산 등은 소멸 위험에 처한 시군구가 단 한 곳도 없었다.

환부가 어딘지 파악했다면, 이 다음엔 적절한 수술법을 고안해야 한다. 정부가 꺼내든 카드가 바로 '도시재생 뉴딜'이다. 정부는 그 동안의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관에서 주도하던 개발사업에서 벗어나 지역민들의 의견을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반영하고, 동네 단위의 생활밀착형 시설 위주로 건설하기로 했다. 실제로 주민들이 느낄 수 있는 도시재생을 구현하기 위함이었다. 투입금액도 5년에 50조 원! 자, 이제 도시 쇠퇴가 멈추고 지역민들을 위한 개발 사업이 꽃을 피우게 되는 걸까. 하지만, [마부작침]이 확인한 실상은 장밋빛 전망과는 다소 달라 보였다.

● 방치된 울주군청사.. 알고 보니 시작부터 '삐그덕'

공공기관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근처 지역민들의 시름이 깊어진다. 유동 인구의 상당수가 통째로 사라져버리는 꼴이기 때문이다. 1979년부터 4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온 울주군청이 이전했을 때 울산 남구 옥동 주민들 마음이 헛헛해졌던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이듬해인 2018년, 해당 지역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됐다는 희소식이 전해진다. 2021년까지 기존 청사부지에 청년주택과 공공복합타운을 건설하고, 친환경 보행 공간이 설치되며, 집 수리 지원 사업까지 펼쳐진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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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이 현장을 확인해보니 울주군청사는 철거조차 시작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 건물 주변엔 철제 펜스가 둘러처져 있었고 '외부인 출입금지'라는 안내문만 곳곳에 붙어 있을 뿐이었다. 4차선 도로를 좁히고 친환경 보행도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추진될 이른바 '그린로드' 사업과 동네 곳곳의 노후 벽체에 페인트칠하고 벽화를 그리겠다는 집수리 지원 사업도 국토부에 제출한 활성화 계획과는 달리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실제 이곳 사업에 지난 2년 간 배정된 국비 예산 31억 6천 5백만 원 가운데 지난달 27일까지 사용된 돈은 단 7백만 원. 전체의 0.2% 수준에 그쳤다.

울주군청사 부지의 사업계획을 총괄하고 있는 관계자는 [마부작침]이 공사 지연과 실집행률 부진의 이유를 묻자 지방선거 얘기부터 꺼냈다. 애초 사업을 신청할 때와 달리 2018년 지방 선거 후 "단체장과 시장이 다 바뀌다 보니 부지 매입이 선정 1년 뒤로 지연됐다"는 것이다. 이미 확정된 계획을 '윗선'에서 다시 검토하느라 일정이 틀어졌다는 것이다. 사업계획서 첫 제출 때와 추후 도시재생실행계획을 제출할 때 울주군청사에 들어설 공공복합타운의 설계도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는데, 숨은 이유가 따로 있었던 셈이다.
도시재생, 길을 묻다 ①또 다른 지연 이유는, 애초부터 계획과 현실이 들어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울주군청사 부지에 새롭게 31층짜리 건물을 짓는 대규모 공사가, 국토부 컨설팅에 따라 도시재생 뉴딜사업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우리동네살리기형'으로 결정되는 바람에 3년 안에 모든 것을 끝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앞서 언급한 관계자는 "애초부터 (일반근린형 같은) 5년 사업으로 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사업 면적이 커져야 했다"면서 옥동 지역은 인프라가 비교적 양호해서 사업 면적을 넓힐 경우 신청을 위한 쇠퇴도 기준을 맞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지방 정부의 개입에 시작부터 억지로 끼워 맞춘 사업유형까지. 실집행률이 낮은 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 지역 상인은 사업 일정 모른다는데..."주민 협의 때문에 지연"

2017년 도시재생 뉴딜사업지로 선정된 충북 청주 운천·신봉동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차 없는 보행로로 만들겠다는 초등학교 앞 2차선 도로에는 여전히 차들이 달리고 있었고, 일방통행 도로로 만들겠다는 다른 도로에는 온통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가득했다. 직지 관련 상품을 홍보하고 지역민들의 거버넌스 활동 공간으로 사용하겠다는 '구루물 아지트' 부지는 아직 건물 매입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이렇다 보니 2018년 처음 배정된 국비 예산 20억 9천 5백만 원은 한 푼도 쓰지 못한 채 다음 해로 이월했고, 2019년에는 6.6%, 올해 11월 27일까지는 25.8%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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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은 실제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지 못했다. 한 상인은 공사 시작에 대비하려고 청주시에 전화해 물어봤지만 "아직 (공사 시작이) 확실히 언제라고는 말씀 못 드리겠다고 얘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1년 전부터 철거한다던 건물이 아직 그대로 있는데 언제 공사가 시작하느냐고 오히려 되묻기도 했다. '주민 협의'를 바탕으로 아래서부터 위로의 사업을 지향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지에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청 관계자는 이미 사업 방향에 동의했던 일부 주민들이 "토지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 효과에 마음이 변하기도 했다"라며 "대부분의 토목 사업은 곧 착공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지역 상인들이 사업 일정을 잘 모르는 이유를 묻자 "상가 쪽에 계신 분들이 사실 참여를 많이 안 하시는 편"이라며 "(가게를) 임대하시는 분들이 많다 보니까 참여율이 떨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국 일부 지역민들의 의견은 현재로선 반영하기 힘든 구조라는 것을 밝힌 셈이다.

● 더딘 국비 실집행률, 다 이유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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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의원실을 통해 국토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실집행률 현황을 파악해 분석해봤다. 2017년부터 2020년 상반기에 선정된 사업까지 모두 307개 사업의 평균 국비 예산 실집행률은 절반을 겨우 넘는 58.1%에 그쳤다. 지역별로 살펴봤을 때는 인천(32.5%), 울산(36.3%), 서울(39.6%) 등의 평균 실집행률이 낮았고, 사업 유형별로는 경제기반형 사업(46.8%)과 우리동네살리기형(51.3%), 주거지원형(56.1%) 등 사업이 하위권을 차지했다.
마부작침_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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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해로 이월되는 예산도 상당했는데, 2018년에는 무려 전체의 77.1%가 다음 해로 넘어갔고, 2019년에도 29.9%가 올해 예산으로 이월돼 편성됐다. 김은혜 의원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도시를 재생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일단 예산부터 따고 보자는 식이었기 때문에 도시재생 뉴딜사업 자체가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변질되어버렸다"라고 비판했다.

애초 무리한 사업 계획이 실집행률 부진의 이유라고 꼬집은 전문가도 있었다. 최창규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대해 "너무 급하게 진행했다"라고 운을 뗐다. "계획안을 만드는 데만도 1년 반에서 2년 정도가 걸린다"면서 "예를 들어서 5년 안에 50억을 쓰라고 하면 소화 불량에 걸리는 거랑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바텀업 방식의 주민 밀착형으로 진행해야 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는 특히 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데, 3~6년이라는 기간을 정한 게 오히려 발목을 잡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취재: 배정훈, 안혜민 디자인: 안준석 인턴: 김지연, 이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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