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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누구는 선정, 누구는 탈락…원인은?

[마부작침] 누구는 선정, 누구는 탈락…원인은?

도시재생, 길을 묻다 ②

안혜민 기자 hyeminan@sbs.co.kr

작성 2020.12.27 09: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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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마부작침] 누구는 선정, 누구는 탈락…원인은?
'도시재생'이란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주도로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에서 벗어난, 지역민 주도의 점진적 개발이라는 부분이 핵심이다. 2013년 도시재생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닻을 올렸고,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도시재생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거듭났다. 현 정부는 2020년 현재까지 401곳의 사업지를 선정했다.

[마부작침]은 5년 계획이 거의 끝나가는 현시점에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진행 상황과 선정 과정 등을 점검하고 사업에 투입된 막대한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이번 편에서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선정과 탈락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살펴봤다.

● 쇠퇴 지역 아니라도 도시 재생은 필요해?

경기도 광주시는 2018년부터 연달아 3개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됐다. 총 사업비 2,261억 원 규모의 대규모 사업이다. 하지만 해당 지역이 낙후됐다고 느끼는 주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마부작침]이 현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 동네에 낙후된 곳이 있느냐고 반문하기까지 했을 정도였다. 실제 광주시는 매년 인구가 늘고 있고 사업지 주변에는 전철역도 새롭게 들어서는 등 도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지만 쇠퇴 지역을 살리기 위한 뉴딜사업을 따냈다. 이런 선정은 경기도 광주만의 일이 아니었다.

● 전체의 68%가 '쇠퇴'…낮아도 너무 낮은 기준선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진행하려면 우선 사업 대상지가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선정돼야 한다. 도시재생특별법은 '현저한 인구 감소', '산업 이탈' 및 '주거환경 악화' 등 3개 부문을 쇠퇴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고,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 중 2개 이상을 만족한 곳을 활성화 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쇠퇴 기준에 해당하는 곳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마부작침_도시재생





전국 3,512개의 읍면동 중 위에 언급한 쇠퇴 기준 2개 이상을 만족한 지역은 모두 2,403곳, 68.4%에 이른다.(2019년 12월 기준) 대한민국의 70% 가까이가 쇠퇴 지역에 해당할 정도로 커트 라인이 낮은 것이다. 광역지자체별로 살펴보면 부산광역시가 85.9%로 가장 쇠퇴 지역 비율이 높았고 그다음인 서울은 전체 읍면동의 84.0%가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기준선 낮은데 예외 적용도 가능…'엉터리' 보고서도 다수 통과

이 기준을 통과 못하는 3분의 1을 위한 배려도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가이드라인에는 '행정동' 단위, 즉 읍면동 기준으로 쇠퇴 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하라고 나와 있다. 그러면서도 "행정동 단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집계구, 필지 등 공간 단위로 제시"하라는 예외 조항도 두었다. 즉, 행정동 단위로 안 되면 집계구나 필지 단위로 바꿔서 기준을 통과할 수 있다는 말이다.
마부작침_도시재생
[마부작침]이 입수한 2017년 이후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지정기준 검토서 342건을 보면, 집계구를 활용한 경우가 42건, 전체의 12.3%에 이르렀다. 같은 지역인데도 부문에 따라 다른 단위를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집계구와 행정동 단위를 혼용한 경우는 9건이었다. 이는 지자체가 쇠퇴 기준 통과를 위해 행정동이나 집계구 중 더 유리한 것을 선택한 사례가 있었다는 걸 보여준다.

공정한 심사가 되려면 기준 연도가 같아야 하는 건 논쟁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한 보고서 안에서 기준 연도가 계속 바뀌는 문제가 나타났다. 인구 감소와 산업 이탈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선 최근 5년의 데이터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 기준 연도를 제각기 다르게 제시하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2019년 사업 93건의 보고서에 등장한 기준 연도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다양했다. '최근'이라고 볼 수 있는 2018년과 2019년을 기준으로 잡은 사업보고서는 42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51건은 그 이전 데이터를 제시했다.

'주거환경 악화'를 증빙하는 데도 꼼수가 쓰였다. 2017년 선정된 경기도 광명시 광명5동 사업의 경우, 준공 후 20년 이상 지난 건축물에 무허가 건축물을 더해 노후건축물을 계산했다. 인구와 사업체 변화율을 잘못 계산한 보고서도 많았다. 이 모든 '엉터리' 보고서는 국토부 심사를 통과했고 예산이 배정됐으며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지방 도시의 경우 읍면동 행정구역이 넓어 정확한 도시 쇠퇴 현황을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집계구 단위 분석을 병행"하는 측면이 있다며 "지자체가 지역 여건에 맞는 도시재생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했다"라고 설명했다.

● 진짜 '쇠퇴도 높은 곳'을 따져보자…'마부작침 활성화 지수'

[마부작침]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된 사업지가 정말로 쇠퇴도가 높은 지역인지 검증해봤다. 지역별로 쇠퇴 정도를 비교하기 위해 도시재생 종합정보체계에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활성화 지수를 만들었다. 종합정보체계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도시재생법 시행령에서 제시한 세부기준을 충족하는 데이터이다. 다만 각각의 자료들의 범위와 규모가 다르므로 표준화와 정규화 과정을 거쳤다.
마부작침_도시재생
100점 만점으로 지역 지수가 크면 클수록 도시재생이 더 필요한 지역을 뜻한다. 바이올린처럼 생긴 영역(Violin Plot)은 광역지자체별 활성화 지수 분포를 나타낸다. 각 영역에 점으로 표시된 건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된 곳들의 활성화 지수다.

먼저 활성화 정도, 전국 평균은 77점으로 분석됐다. 2012년에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의 영역은 대부분 평균선 아래에 있는데 이는 다른 곳보다 대체로 덜 쇠퇴했다는 의미다. 세종에서 뉴딜사업에 선정된 곳들은 쇠퇴도가 모두 평균 아래였다. 울산과 경기는 평균선 아래에서 선정된 곳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즉, 낙후 정도가 심하지 않았는데도 사업지로 선정된 경우가 다수였다는 뜻이다. 특히 세로로 길쭉한 경기도는 도 내 편차가 큰 편인데 60점 미만에서 사업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 점수가 낮아도 선정된 비결은?

[마부작침]은 국토부 자료를 단독 입수해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최종 점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종 점수가 높더라도 사업에 탈락하는 경우를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거꾸로 점수가 낮더라도 사업에 선정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즉, 다른 지역보다 쇠퇴도가 떨어지더라도 공모 경쟁률을 잘 살핀 지자체가 사업을 따낸 것이다.
마부작침_도시재생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중앙 정부에서 선정하는 중앙사업과 광역지자체에서 선정하는 광역사업으로 구분된다. 선정된 사업의 평균 점수는 광역사업이 86.4점, 중앙사업이 83.0점으로 분석됐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해가 갈수록 선정 사업의 평균 점수가 낮아졌다. 사업 첫해인 2017년엔 광역사업 점수가 평균 90.5점이었지만 2018년엔 85.8점, 2019년엔 83.7점으로 낮아졌다. 올해는 86.9점으로 다시 높아졌지만 2017년에는 못 미친다. 중앙사업도 점수가 낮아진 건 마찬가지였다. 2017년 89.6점에서 올해 81.1점으로 10점 가까이 감소했다.

특이하게도 두 사업 유형 모두 점수가 높았는데도 선정되지 않은 사업들이 있었다. 반대로 점수가 낮았는데도 선정되는 사업들도 눈에 띄었다. [마부작침]은 사업별 선정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상세한 채점표를 국토부에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향후 선정 과정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 도시재생 사업 선정은 의원님 치적

하나의 해석은 적극적인 유치 노력이 뒷받침된 경우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광주 동구남구을에 출마했던 박주선 의원. 박 의원의 공보물에는 자신이 도시재생 뉴딜사업 4개를 유치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총 2,926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박 의원은 낙선했다.) 재선에 성공한 경기 광주시갑의 소병훈 의원은 2019년 지역구에 도시재생 뉴딜사업 2곳이 선정되자 자신이 직접 국토부 차관을 만나고 국토위 간사 의원에게도 지원을 요청해 선정에 기여했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마부작침]은 20대 의원이면서 21대 총선에 출마했던 이들의 선거공보물을 모두 살펴봤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된 지역구 의원은 137명이었는데 위에 언급한 박주선, 소병훈 의원을 포함해 49명이 도시재생 사업 유치를 자신의 업적이라고 소개했다. 이들 중 34명은 21대 총선에서 승리했다.

2019년에 재생사업으로 선정된 강원도 동해시의 삼화지구. 이 사업의 최종 점수는 70.0점으로 그 해 탈락한 광역 사업의 평균 점수(73.9점)보다 낮았다. 강원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 지역구의 이철규 의원은 공보물에서 해당 사업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심상화 강원도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철규 의원님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동해시의 도시재생 사업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들의 노력은 국회 입법 활동에서도 드러났다. 소병훈 의원은 기준을 완화해 1개 요건만 만족시키는 경우에도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하는 도시재생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도시재생 뉴딜사업 관련 개정안은 모두 10개에 이른다. 도시재생 사업 선정 심사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장기적인 시선으로 사업 부작용을 대비하고 예산 집행을 해야 한다"라며 단기적 정책 사업으로 변질된 현 상황을 우려했다.

● 5년 간 50조 원 투입…'정책의 사업화'가 문제

정부는 매년 100개 사업에 10조씩, 5년 간 50조 원을 투입해 500개 사업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황이다.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문제는 이런 정책을 사업화한 데서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배웅규 중앙대학교 교수는 "초기엔 시급한 곳부터 선정이 됐겠지만 이후엔 괜찮은 지역들도 포함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시간과 숫자를 정해 놓고 가다 보니까 검증이 덜 된 곳까지 들어갔다"라고 지적했다.

취재: 배정훈, 안혜민 디자인: 안준석 인턴: 김지연, 이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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