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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꽝 언 머리맡 생수통, '-10도' 추위에 노숙인들은…

<앵커>

이번 주 맹추위가 이어졌습니다. 내일(19일)도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곳이 많은데, 찬바람 피할 곳 없는 노숙인들의 안전에도 신경 써야 할 때입니다.

김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그제 밤 서울 성동구 한 공원.

영하 7도,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강추위 속에 한 노숙인이 이불을 여러 겹 덮고 누워 있습니다.

머리맡 생수통은 꽝꽝 얼었습니다.

인근 또 다른 노숙인은 하수구 옆 공터에 자리를 깔고 겨울밤을 납니다.

옷을 겹겹이 껴입었지만,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를 견디기가 쉽지 않습니다.

[노숙인 A 씨 : 이번 추위가 너무 강한 것 같아요. 작년에는 이렇게 안 왔거든요. 왔다 갔다 하면 (옷) 버리는 거 많아요. 그거 주워다 입고….]

과거 노숙 경험이 있는 구청 순찰대원들이 방한용품을 전달하고 시설 입소를 권하지만, 단체생활을 꺼리는 노숙인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코로나로 잔뜩 움츠린 경기에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

[노숙인 A 씨 : 붕어빵 장사도 하고 아르바이트 뛰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아예 그게 없어요.]

서울시는 종합지원센터와 일시보호시설 등 7곳에 745개의 응급 잠자리를 운영하고 있고 시설 이용을 꺼리는 노숙인을 위해 고시원 방 110개를 마련했습니다.

지자체와 별도로 노숙인의 쉴 곳을 마련해준 이도 있습니다.

얼마 전 숨진 어머니를 집에 두고 노숙하던 남성을 발견해 보호해준 이성우 경위는 사비를 털어 방을 구해 노숙인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성우/동작경찰서 사당지구대 경위 : 이분들이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집으로 데리고 왔어요. 취직시켜주고. 어떤 분들은 쌀을 주고, 반찬도 만들어주시고. (주변에서) 그런 게 많이 있었죠.]

추위를 피해 스스로 시설을 이용하거나 민간 지원을 받아들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동사 같은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거리에 방치된 노숙인들의 안전 또한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 인만큼 순찰을 강화하고 시설 입소 설득도 지속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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