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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지지부진…'도시재생 뉴딜' 무엇이 문제인가?

3년째 지지부진…'도시재생 뉴딜' 무엇이 문제인가?

배정훈, 안혜민 기자 baejr@sbs.co.kr

작성 2020.12.17 21:31 수정 2020.12.24 15:5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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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역 소멸 위험'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서 사실상 그 지역 자체가 사라질 위험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실제로 수도권과 일부 지역을 뺀 지방의 여러 곳이 거주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정부가 3년 전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시작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데, 저희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이 사업을 점검해봤더니 문제점이 적지 않았습니다.

배정훈 기자, 안혜민 기자가 함께 전해드립니다.

<배정훈 기자>

울산 남구의 한 주택가.

2018년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로 선정돼 내년까지 사업을 마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청년주택이 들어선다던 옛 울주군 청사 부지는 방치돼 있고, '그린 로드'라는 이름의 친환경 보행공간 조성은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새롭게 꾸민다던 주택가 벽면은 페인트칠도 안 돼 있습니다.

[주민 : 아무 소식이 없네요. (안 돌아오는) 강원도 포수 같아요. 나는 금방 해주는 줄 알았어.]

지난 2년간 이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31억 6천500만 원.

실제 사용한 건 단 700만 원, 전체의 0.2% 수준입니다.

[울산도시공사 관계자 : 부지 매입 자체부터 1년 지연되고, 그로 인해서 다른 의사결정도 똑같이 그 1년 뒤부터 시작이 되어서….]

[울산 남구청 관계자 : (도시공사 사업 종료가) 2024년인데, 저희 사업이 연계되어 있는데 (그 사업이 안 끝나면) 저희 사업은 빨리 끝낼 수가 없잖아요.]

이곳 울산 남구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 상황, 그야말로 지지부진합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이곳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곳은 충북 청주입니다.

지난 2017년 직지심체요절을 테마로 사업대상지로 선정됐는데, 현 상황은 어떤지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차 없는 보행로를 만들겠다는 곳, 여전히 차가 쌩쌩 다니고 있었고 주민센터 부지는 매입도 끝내지 못했습니다.

[지역 상인 : 청주시에 전화를 해서 물어봐도 아직 (공사 시작이) 확실히 언제라고는 말씀 못 드리겠다고 얘기를 해서….]

2018년 예산 20여억 원은 한 푼도 쓰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6.6%, 올해는 25.8%만 썼습니다.

청주시는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느라 사업이 늦어졌다며 내년까지 사업을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마부작침 분석 결과, 지난 3년 간 전국적으로 도시재생 뉴딜 사업 국비 예산의 평균 실집행률은 58.1% 였습니다.

절반 가량은 쓰지도 못한 것입니다.

집행 못한 예산은 다음 해로 넘기는데 2018년에는 전체의 77.1%, 2019년에는 29.9%가 이월됐습니다.

[김은혜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 도시재생 사업이 도시를 재생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주민들의 삶의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면 이건 도시재생 사업이 처음부터 잘못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단기간에 도시를 재생하겠다는 사업 목표 자체가 무리였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창규/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 : 이 쇠퇴 지역을 활성화시키려면 준비가 좀 되어야 하는데. 더 길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처럼) 5년 안에 50억을 써라' 사실 지금 (이러면) 소화불량이 걸리는 거랑 마찬가지거든요.]

문제는 이렇게 지지부진한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진척 상황이 앞으로도 나아지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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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민 기자>

저희 마부작침이 분석을 해봤더니 입지 선정 기준 자체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광주시. 2018년부터 연달아 3개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선정돼 2천 억 원 넘는 예산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매년 인구가 늘고 다양한 개발사업 진행 중인 지역이 낙후됐다고 느끼는 주민은 많지 않습니다.

[지역 주민 A : (요즘 사람이 많이 줄었다는 것 같던데?) 아녜요. 그런 말은 처음이네.]

[지역 주민 B : 근데 여기 어디가 낙후된 데가 있어? 나는 못 들었는데….]

이처럼 논란이 있는 지역이 선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은 일단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선정 기준이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

인구 감소, 사업체 감소, 노후 건축물 수, 이 세 가지 조건 중 두 가지 이상을 만족하면 되는데 저희 마부작침에서 따져봤더니 전국 3천512곳의 읍면동 중 70% 가까이 이 기준을 충족합니다.

사업이 꼭 필요한 낙후 지역을 찾기에는 기준 자체가 느슨한 것입니다.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마부작침이 2017년부터 올해까지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선정된 지역의 사업계획서와 최종 점수 등을 입수해 분석해봤습니다.

해당 지역이 얼마나 낙후된 곳인가, 이른바 '쇠퇴도'가 클수록 개발이 시급한 곳인데, 세종과 울산·경기도의 경우 쇠퇴도가 높지 않은데도 사업지로 선정된 곳이 많았습니다.

전국 쇠퇴도 평균이 77점인데 세종시의 경우 선정된 곳 모두가, 울산·경기도의 경우 절반 이상이 전국 평균보다 낙후된 정도가 심하지 않았는데도 사업지로 선정됐습니다.

심사 과정도 허술했습니다.

인구 감소, 건물 노후 정도를 부정확하게 응모한 경우, 통계의 기준 연도를 유리한 때로 골라 제출한 경우, 아니면 간단한 계산조차 틀린 사업계획서도 있었습니다.

[배웅규/중앙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 시간과 숫자를 정해놓고 가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검증이 덜 된 곳도 포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선정 기준이 허술하다는 지적에 대해 "최소한의 쇠퇴도 조건을 충족했다고 반드시 선정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며, "선정된 지역이 적정 기준을 유지하도록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업의 실집행률이 저조한 것에 대해서는 초기 실적이 일부 부진해 사업 선정 절차를 개선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김태훈, 영상편집 : 이승진·전민규, VJ : 정명삼·정한욱, CG : 홍성용·최재명·이예정·성재은·정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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