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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1년…"6월 뒤 확진 없다" 겉은 평온, 속으로는?

<앵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처음 확인되고 이제 1년 가까이 흘렀습니다. 우한은 당시 두 달 넘게 도시 전체를 봉쇄하고 환자들을 치료할 병상을 급히 마련했었는데, 병상이 있던 곳에서는 지금 사람들 많이 모인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코로나 이전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은데, 김지성 특파원이 우한 현지를 취재해 봤습니다. 리포트 먼저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대표적인 관광지 황허루입니다.

추운 날씨에도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대형쇼핑몰 식당가에는 시민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습니다.

우한에서는 지난 6월 이후 확진자가 1명도 보고되지 않고 있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간 모습입니다.

대규모 임시 병원으로 사용됐던 컨벤션센터는 코로나 방역 홍보장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입구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위대한 승리'라는 커다란 문구가 있고, 전국에서 온 중국인들이 희생자를 애도하며 의료진과 중국 지도부의 방역 성과를 기립니다.

[우한 시민 : 보호조치를 잘해서 지금 우리는 안전합니다. 우한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곳곳에는 '코로나 진원지'라는 상처가 남아 있습니다.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으로 보고됐던 화난수산물도매시장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파란 벽으로 둘러싸여 폐쇄된 상태입니다.

내부는 가림막이 쳐져 있고, 군데군데 철조망이 설치돼 있습니다.

시장 입구에 있던 간판은 아예 철거됐습니다.

[우한시민 : 시장 상인들은 한커우 북쪽으로 옮겼어요. 봉쇄가 풀린 4월 8일 이후 모두 옮겼어요. 여기 아무도 없어요.]

불과 열흘 만에 1천 개 병상 규모로 지어진 중증 환자 치료시설도 지금은 정적만이 감돌고 있습니다.

높은 담에 둘러싸여 있고, 건물 안에서는 인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구급차와 발전시설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취재진을 기피하는 우한 시민도 있습니다.

[안 돼요, 찍지 마세요. 찍지 마세요.]

76일간의 봉쇄 기간 동안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렸던 시민들, 가족을 잃은 시민들은 트라우마가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기/주우한 한국인 의사 : 그분들은 아예 얘기도 못 꺼내게 합니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워낙 커서. 코로나 사태에 대한 심리적인 상처를 안고 가겠죠, 평생을.]

코로나 사태 초기에 숨진 우한시민은 지금도 중국 전체 코로나19 사망자의 81%에 달합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전민규, CG : 류상수·장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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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우한 현지를 취재하고 온 김지성 특파원을 연결해서 궁금한 점 몇 가지 물어보겠습니다.

김지성 특파원, 우한시민들은 코로나19가 우한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이렇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하던데 실제 만나보니 어떻던가요?

<기자>

실제로 많은 우한시민들이 우한은 코로나 19가 처음 발견된 곳이지, 발생한 곳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한 시민의 말을 들어보시죠.

[우한시민 : 코로나19는 우한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 외국에서 왔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시민은 지난해 10월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미군 참가자가 옮긴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우한 병원당국은 당시에 치료받은 외국인들은 코로나19가 아닌 말라리아에 걸린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도 중국 당국과 또 언론들까지 나서서 코로나19는 중국 밖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런 주장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어떤 의도로 봐야 될까요?

<기자>

중국 관영매체들은 우한에서 발병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있었다는 일부 외신 보도를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고요, 방역전문가들까지 나서 수입 냉동식품이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이제는 발병 원인까지 외부로 책임을 돌리면서 중국 지도부와 공산당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모양새인데, 그렇다고 해도 우한에서 초기 대응을 잘못해 전 세계로 코로나19가 확산한 데 대한 책임까지 덮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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