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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돌아가셨어요" 장애 아들 노숙…반년간 몰랐다

<앵커>

서울 방배동에 있는 한 다세대주택에서 여러 달 전에 이미 숨진 것으로 보이는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지난달 한 노숙인이 길에서 만난 사회복지사한테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좀 도와달라, 이런 말을 했었고 그래서 사회복지사가 그 집에 함께 가봤더니 시신이 있었던 것입니다.

먼저,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방배동 재건축구역의 한 다세대주택.

지난 3일 오후 60대 여성 A 씨가 이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시신은 부패한 상태였는데 경찰은 A 씨가 질병으로 사망한 뒤 몇 달간 방치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A 씨의 사망 소식을 가장 먼저 안 사람은 민간 사회복지사 정미경 씨였습니다.

평소 동작구 일대에서 노숙인 발굴사업을 진행해온 정 씨는 지난달 초 이수역 근처에서 30대 노숙인 B 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정미경/사회복지사 : 막 다 떨어진 까만 마스크 있잖아요. 이런 데 보풀이 막 난 것, 그것을 쓰고 있었어요. 우리 엄마는 5월 3일에 돌아가셨어요. 도와주세요, 라고 (써 뒀습니다.)]

이후 꾸준히 만나 소통해오다 한 달 만에 가진 식사자리에서 심상치 않은 말을 들었습니다.

[정미경/사회복지사 : '우리 엄마는 휴대전화로 글자를 읽고 있었어요. 그러다 쓰러지고 어, 내 팔이 안 움직여, 라고 하시고 숨을 이상하게 쉬시고 다음 날 가보니까 (숨을 안 쉬었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개인 사정으로 발달장애가 있는 B 씨를 어린 시절부터 혼자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사람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돼 2018년 10월부터 매달 28만 원씩 주거급여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어머니 A 씨가 전단 아르바이트와 모기 방역 자원봉사로 번 6개월간 번 120만 원이 소득의 전부였습니다.

아들 B 씨는 장애인 등록도 돼 있지 않았습니다.

현재 가족의 지인 집에 머무르고 있는 아들 B 씨는 최근 국가긴급복지대상자로 선정돼 내년 5월까지 생활비 지원을 받을 예정입니다.

또 서초구청도 B 씨의 장애인 등록을 돕고 생계급여와 의료급여가 지급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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