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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중권에 묻다…당신은 진보인가, 보수인가?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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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오늘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는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 이분만큼 언론에 자주 거론되는 분이 있을까 싶은 분을 모셨습니다. 원래는 미학자로 저는 알고 있는데 지금 이 시대의 논객, 정치 비평가, 평론가 이렇게 불리기도 하시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잘 들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어서 오십시오.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안녕하십니까?
 
▷ 주영진/앵커: 요즘 근황은 어떠세요?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집에서 혼자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자발적 자가 격리.
 
▷ 주영진/앵커: 자발적 자가 격리. 그런데 많은 분들은 진중권 교수가 엄청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거예요. 왜냐하면 SNS에 글을 올리기만 하면 언론, 기자들이 그걸 그렇게 열심히 또 기사로 쓰지 않습니까?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실제로 저는 모든 인터뷰를 거부하고 있거든요, 사실은. 지금도 책이 새로 나왔기 때문에 홍보 차 나온 거고 이런 것을 제외하고는 뭐 TV 출연도 안 하고 그다음에 신문 기자들의 문의, 질의에도 전혀 응답 안 하고 그냥 조용히 지내고 페이스북에다가 글을 하나 올리는 건데 아마도 많은 분들이 지금 억눌려 있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얘기를 좀 못 하는 분위기다 보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제 글을 퍼서 나르는 것으로 해소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주영진/앵커: 그리고 교수님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결정적으로 그렇게 SNS 활동을 재개하시게 된 게 조국 전 장관 사태 이후 아닙니까? 어떻습니까?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렇죠. 어느 순간에는 저도 조금 난감하죠. 한편으로는 개인적인 인연이 있고. 그러니까 공적인 차원에서는 분명히 잘못된 건데 사적인 차원에서는 또 친구고 이러다 보니까 고민도 많았고 그래서 한 달 동안은 그냥 침묵하고 있는데 당에다가 탈당계만 내놓고.
 
▷ 주영진/앵커: 정의당.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정의당에다가 항의 차원에서 탈당계만 내놓고 조용히 있다가 나중에 언론에 보도가 되는 바람에 드러나버린 거지 않습니까? 참고 참다가 어느 순간에 저분들이 이제 권력이잖아요. 그래서 학교로 치고 들어오는 모습을 현장에서 딱 보다 보니까 화가 나더라고요. 왜냐하면 제가 이제 MB 정권 때도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있거든요. 그랬는데 그들의 반대에서 싸웠던 세력이 똑같은 일을 하고 그보다도 더 치밀하게 하는 걸 보고 어느 순간에 이제 딱 분노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학교에다가 사표 내고 페이스북부터 시작했죠.
 
▷ 주영진/앵커: 학교로 치고 들어왔다는 건 교육부에서 했다는 겁니까, 교육부에서?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이제 의원들이 교육부를 찌르게 되면 교육부에서 와 가지고 학교 걸 다 들어가고 뭐 털고 뭐 이러는 것들 아주 익숙한 장면이지 않습니까?
 
▷ 주영진/앵커: 정경심 교수,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선거 공판이 아마 이달 하순으로 잡혔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은 아마 그때쯤이면 우리가 확인할 수 있겠죠. 그런데 사전에 혹시 교수님께서는 이미 그 표창장이 위조다라고 하는 그런 확신을 갖고 글을 쓰신 건 아닌 건지.
 
[인터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처음에는 어느 교수가 저한테 제보를 해서 총장님이 거짓말을 한다 그러더라고요.
 
▷ 주영진/앵커: 최성해 총장.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래서 저는 이제 사람이 믿고 싶은 걸 믿게 되잖아요. 그래서 아, 그런가 보다 그래서 여기저기 전화로 돌려서 우리 총장님이 거짓말하는 거래 막 이랬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그 교수를 제가 이제 방송 인터뷰까지 연결을 시켜줬어요, 나가서 네가 아는 대로 얘기를 해라. 그런데 인터뷰 직전에 포기를 하겠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왜 그러냐 그랬더니 표창장이 자기가 봐도 좀 이상하다 그래요. 그래서 뭐가 이상한데 그래서 보내달라 그랬어요. 봤더니 그 직인이 정사각형이 아니라 찌그러져 있더라고요. 학교에 사실은 찌그러진 직인이 있지는 않잖아요. 그렇다면 그 직인이 파일 상태에서 옮겨졌다는 것이고 그래서 저는 그때 이제 확신을 한 거죠. 아, 이거는 그러면 위조가 된 것이구나. 그렇게 확신을 했고요.
 
▷ 주영진/앵커: 어쨌든 간에 검찰도 그것은 위조가 됐다고 해서 기소를 한 것이고 재판에 넘긴 거고 정경심 교수 측은 그런 적이 없다고 재판 과정 내내 부인해 왔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을 한번 지켜보도록 하죠. 교수님은 어쨌든 간에 가장 가까이 같은 동양대 교수로 계셨으니까 교수님 나름대로 그런 생각을 그 당시에 하시게 됐다, 이렇게 이해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나오셨으니까 공수처법을 국회 법사위에서 죄송합니다. 책 이야기는 조금 뒤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이 사실상 단독으로 통과를 시키는데 국민의힘은 들어와서 소리지르고 반발하고 그러면서 공수처법이 통과가 됐어요. 공수처법이 검찰 개혁의 마지막 한 수다라고 아마 민주당은 생각하는 것 같고 그래서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오늘 단독으로 처리를 한 것 같은데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는 말이죠. 이걸 지켜보는 시청자, 국민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교수님 생각이 궁금합니다.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러니까 검찰 개혁은 이제 실패했죠. 검찰 개혁이라는 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이제 검찰의 이쪽저쪽 가리지 않고 공정하고 독립적이고 공정한 검찰. 이게 이제 하나였고 또 하나는 과도한 권한을 갖다가 분산해 가지고 예컨대 시민들의 감시와 통제 아래 놓인. 그러니까 검찰권의 절제된 행사를 하는 그런 검찰을 원했는데 사실은 공수처법의 그런 장치 그 독립성 또는 이걸 보장하는 장치가 바로 뭐였냐 하면 중립성을 보장하는 장치가 야당의 비토권이잖아요.
 
▷ 주영진/앵커: 그렇죠. 추천 위원 7명 가운데 6명이 동의를 해야 공수처장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었죠.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걸 없애게 된다고 한다면 공수처장은 권력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거고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2천 명의 검사들 그다음에 몇천 명의 직원을 거느린 검찰총장도 저렇게 흔들어대는데 공수처장 하나 흔들어대는 건 일도 아닐 거라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것도 이제 물 건너간 것이고 두 번째로는 이 검찰총장을 흔들기 위해서 서울중앙지검의 그 검사들이 움직였던 거 아시죠? 지금도 뭐 감찰위니 이래 가지고 이른바 하나회처럼 움직이는 그런 검사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 사람들이야말로 막 무리한 수사를 하고 뭐, 뭐죠? 플라잉킥 이런 것도 하고 온갖 못된 짓 다 하고 온갖 절차를 갖다 모두 지금 무시하지 않았습니까?
 
▷ 주영진/앵커: 한동훈 검사장 전화기를 압수하기 위해서 몸을 날렸던 거 정진웅 차장검사 얘기하시는 거죠.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심지어는 법무부 장관이 일반 국민의 비밀번호를 까는 이런 법안을 만들겠다 이런 걸 딱 보게 되면 두 번째 검찰 개혁의 두 번째 목표도 날아가버린 거잖아요. 그 수사권 기소권 또는 국가의 그 감시권 이런 것들은 완전히 엄청나게 더 강화가 된 것이고 그래서 애초에 우리가 검찰 개혁이 뭐였는지를 잊어버린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검찰 개혁 하면 윤석열 쫓아내기 이거 하나만 된 거고요. 그래서 검찰 개혁의 성과는 공수처. 그런데 공수처가 왜 필요한지. 그다음에 공수처라는 게 사실은 거의 없잖아요, 다른 나라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제도가 왜 우리나라에만 필요한지 이런 상식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조차도 이제 적폐 세력, 수구 세력 이렇게 몰아가는 분위기. 이게 정상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주영진/앵커: 다른 나라에서 공수처와 비슷한 기구를 설치한 나라가 많지 않다. 아주 없는 건 아니고.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아니, 그러니까 이런 거잖아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검찰이 무한한 권력을 갖고 있다라고 하면 그냥 다른 나라처럼 하면 되잖아요. 거기에 근데 왜 이상한 제도를 또 만드느냐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검찰이 통제는 못 하는데 공수처는 어떻게 통제하겠다는 얘기냐라는 거예요. 이해가 안 가거든요. 왜냐하면 공수처는 검찰과 똑같은 권력을 갖고 있는데. 그렇다면 결론은 뭐냐 하면 권력이 두 개의 두 자루의 칼을 휘두를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합리적인 비판들이 예로부터 계속 나왔는데 이때까지 공수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런 합리적인 비판에 대해서 올바르게 대답하는 걸 들은 적이 없어요. 공수처라는 게 하나의 구호가 됐고요. 주문이 돼버렸어요. 그러니까 검찰 개혁 윤석열 물러나게 만들고 그다음에 공수처. 이거라는 거죠. 그래서 무슨 만능의 주문 비슷한 것으로 이렇게 변해버리면서 이성적으로 따져 봐야 할 얘기들. 그러니까 검찰 개혁 하면 굉장히 따질 것들이 많잖아요. 디테일들이 이거는 어떻게 하고 저거는. 다 사라져버린 것 같아요, 그냥.
 
▷ 주영진/앵커: 원래 진중권 교수님이 80년대 학번이시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당시 또 과거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지금 문재인 정부 또 문재인 정부에서 일하는 분들, 또 민주당에서 일하는 분들. 원래 같은 편, 같은 목소리, 같은 집단에 속해 있다 이런 것들을 계속 글 쓰시고 그러시지 않았습니까?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사실은 같은 집단은 아니었고요. 저는 그냥 태생이 진보고 좌파거든요. 심장은 왼쪽에서 뛰고 있고 사실은 한 번도 민주당 후보한테 표를 준 적이 없습니다, 87년 이후로는. 딱 한 번 있었는데 2012년에 문재인 후보를 찍었죠. 그때는 왜냐하면 이분이 이제 야당, 야권의 단일 후보였기 때문에 찍었지 그 이후로는 한 번도 없고 저는 항상 진보 정당을.
 
▷ 주영진/앵커: 진보 정당이라고 하면 민주당보다도 더 왼쪽에 있는.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렇죠. 정의당 뭐 민주노동당.
 
▷ 주영진/앵커: 예전에 권영길 후보라든가.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렇죠. 그런 쪽을 찍어왔고 다만 이제 같이했던 건 뭐냐 하면 그때만 해도 권력이 저쪽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저쪽에 있기 때문에 일종의 연합전선이라고 해야 하나요? 왜냐하면 권력은 항상 견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 견제를 하는 일에서는 그 사람들하고 같이했던 것뿐이지 그 사람들과 하나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오늘 진중권 교수님이 이렇게 나오셔서 말씀을 하실 때 시청자분들 중에는 어, 나는 진 교수랑은 생각이 다른데 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는 진중권 교수를 불러다가 저 이야기를 그냥 방송에 내보내지 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지금 말씀 들어보면, 말씀 들어보면 나는 더 진보다. 오히려 진보. 그동안 그래서 정의당, 민주노동당 이쪽과 함께해 왔다 그렇게 말씀을 해 오셨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진중권 교수의 비판의 칼은 지금의 민주당보다는 오히려 국민의힘 이런 보수 쪽에 더 가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할 텐데 지금 민주당을 비판하는 이유는 민주당이 지금 집권 세력이기 때문에 그렇습니까?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렇죠. 권력이니까요. 그러니까 사실은 민주당도 야당 시절에 굉장히 지나친 일들을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그런 건 사실은 무해하거든요. 그들에게는 권력이 없기 때문에. 그런데 야당은 조금 지나쳐도 돼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권력을 잡게 되면 권력은 절제된 행사가 필요하거든요. 권력이 절제를 못 하게 되면 지금 벌어지는 이런 사태들이 벌어지는 거죠. 그래서 그것뿐이지 뭐 저 사람들이 오면 또 견제할 일이 생길 테고 또 비판할 일이 생기겠죠. 그리고 이런 견제와 비판은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게 없으면 사실 전체주의 국가 아니겠습니까?
 
▷ 주영진/앵커: 그리고 진중권 교수님의 페이스북 글이 기사화되는 거 보면서 저도 언론에서 또 기자로서 오랫동안 일해 왔고 지금도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만 가끔가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기자, 그 수많은 언론사들이 어떤 기사를 쓰는 것보다 진중권이라는 사람의 페이스북 글 하나가 지금 이 세상에는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닌가.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저는 가끔 하거든요. 본인은 누구보다도 그 리액션, 그 반응을 지금 확인하실 것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게 원인을 좀 생각해야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제가 아니더라도 이 역할은 누군가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지금 말을 못 하는 분위기거든요. 예컨대 정권의 눈에 나는 이런 발언을 하게 되면 이른바 팬덤들이 몰려들어와서 이른바 양념을 친다 그러죠. 그거 웬만한 맷집을 갖지 않은 사람들은 견뎌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저희가 보면 문자만 계속 들어오거든요. 응원한다, 응원한다, 응원한다. 그러면 제가 막 화를 내요. 당신들도 발언을 제발 좀 해라.
 
▷ 주영진/앵커: 전화번호가 어떻게 노출이 됐습니까? 그렇게 문자가.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아니, 그러니까 제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 또는 전달, 전달, 전달, 전달, 누구인데. 그러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얘기를 하고 싶은데 겁이 나서 얘기를 못 하는 부분들도 있고 마찬가지로 기자들도 정권의 비판적인 기사를 쓰게 되면 바로 리스트가 만들어져 가지고 뭐 가족까지 신상이 털리고 이런 분위기니까 그 역할을 이제 저한테서 찾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저한테는 좀 과도한 관심이 모아지는 거 같아요. 일단은 하게 되면 얘기해 줄 사람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뭐 페이스북 들어와서 보고 이렇게 되는 거고요. 이것 자체가 사실 저는 비정상적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게 분산이 되어야 될 것 같고. 다만 이제 최근에 지식인들 중에서 몇몇 분들이 이제 입을 열기 시작을 했고 그게 저를 굉장히 강하게 만들고 짐을 지금 상당히 덜었다라는 이런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진중권 교수, 진보 진영에 나는 속해 있다고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는 진중권이라고 하는 학자가 지금 2020년 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정치 평론가 또 사회 비평가로 비춰지고 있는 것. 거기에 대해서는 동의하십니까? 저는 괜찮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인터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 역할을 제가 자임하고 나왔으니까. 왜냐하면 어느 순간에 우리 사회가 잘못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강하게. 특히 조국 사태 이후에는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게 보수, 진보를 떠나서 합의하는 게 있잖아요, 공정과 정의의 기준이라는 것. 이것 자체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굉장히 위험하다라는 느낌을 받았고요. 여기에 대해서 내가 사회에 대해서 할 말을 해야겠다. 그래서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민주당이 지금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분석해서 보여주는 거예요. 너희들이 지금 잘못되고 있다, 너희들이 표방해 왔던 그 가치, 자유주의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당신들이 어떻게 배반하고 있는지 이걸 알아야 된다. 그래서 그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아오게끔 계속 비판을 하는 것이고요. 사실 애정은 보수 쪽보다 민주당에 아무래도 더 있겠죠. 그런데 보수 쪽 같은 경우에는 견제도 지금 제대로 못 하는 상태잖아요. 왜 당신들이 그런 상태에 빠졌느냐. 앞으로 좀 합리적이고 건전하고 중도까지 포괄할 수 있는 어떤 포용적인 보수로 거듭나라. 이런 식의 애정 어린 이런 조언들 또는 비판들을 같이하고 있고요. 또 진보 정당에 대해서도 조국 사태 때 사실 스타일 구겨버렸잖아요. 그러니까 진보에서 일탈을 해버린 거거든요. 원래 진보라는 것은 아무래도 작잖아요. 그 당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실험들을 많이 할 수 있어요. 창의적인 실험들, 약간 급진적인 실험들. 그걸 통해 가지고 오히려 민주당을 정책 2중대로 만들어버리는 이런 전의로서의 역할들을 잊어버린 지 오래됐거든요, 그런 역사가.
 
▷ 주영진/앵커: 김종철 지금 대표가 얼마 전에 나와서 그렇게 해보겠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 역할을 지금 해야 된다라고, 지금. 그래서 견제가 돼야 합니다. 서로 견제가 되고 야당이든 여당이든 간에 잘하기 경쟁을 해야 되는데 지금 그게 아니라 지난번 총선 보셨죠? 그냥 못하기 경쟁을 하잖아요. 그러니까 왜 제가 보수 편을 들어주냐 하면 보수가 견제를 안 하면 저쪽이 망가져요. 왜냐하면 막 해도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실제로 막나가고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견제를 제대로 할 수 있게끔 가끔은 도와주기도 해야 되는 것이고요.
 
▷ 주영진/앵커: 때로는 저도 뭐 이 뉴스브리핑 진행하고 나면 여러 가지 반응들을 확인하기도 하고 저에 대한 비판의 글도 많이 들어오기는 합니다만 때로는 최근에 이렇게 글 쓰고 그게 기사화되고 본인의 의지가 또 그럴 수 있겠습니다만 또 내 본의와 다르게 내가 이런 어느 한 쪽에 뭐 심지어는 요즘 보수 논객이다, 극우다 이런 평가까지 아마 받으실 것도 같은데 그런 상황이 좀 무섭지는 않으세요?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저는 그거는 제가 통제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누구한테 이용당한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저는 인간관계를 그렇게 봐서는 안 되는 거거든요. 사실 이용당하고 이용하고 이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다. 그래서 저는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제가 그만 쓰면 보도 안 될 거 아니에요. 그 통제권은 나한테 있기 때문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고요. 그다음에 저 사람들은 그렇게 몰아붙이고 싶어 할 거예요. 민주당에서 나를 우익, 보수 그럼 편하죠. 그런데 제가 이제 불편한 것은 다른 데서 비판이 들어오거든요. 그러니까 보수 같은 경우에는 비판을 하게 되면 너희들은 안 그랬냐라고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깎아내면 그런 받아치기가 불가능하니까 이제 그게 굉장히 짜증나는 모양이에요. 그래서 억지로 저를 갖다가 저쪽에 하는데 그 제 정체성은 제가 정하게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주영진/앵커: 지금 말씀 들어보면 진중권 교수는, 전 교수는 일종의 인플루언서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좀 들어요. 평론가, 논객 이렇게 평가는 됩니다만 어쨌든 글 하나가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그것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러면 정치의 현재 우리의 논법이라고 하는 것이 어느 정당에서 무언가 가치를 내세운다든가 정책을 내세우고 나면 그것들을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바로 인플루언서 아니겠습니까?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특히, 네. 그것을 저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고요. 또 많은 기자 여러분들이 도와주신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이제 문제 삼는 건 뭐냐 하면 지금 정치가 반칙으로 흐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쉽게 특히 이제 민주당 정권 같은 경우에는 프레임 장난을 너무 많이 해요. 프레임 장난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가게 되면 일단 먹혀버리고 말려버립니다. 져요. 그래서 매번 사람들이 속게 되는데 제가 하는 일은 바로 그거예요. 그들이 하고 있는 프레임 전략을 드러내서 대중들한테 보여주는 거죠, 폭로하는 거죠. 쟤네들이 지금 저러고 있다라는 거고. 그걸 통해서 대중들이 몇몇 정치 모략가, 모사가들의 희생양이 되지 않게끔 도와주는 역할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분들 같은 경우에 글을 쓰게 되면 보도도 안 되고 영향력이 제한되어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제가 큰 영향력을 가졌다라는 건 굉장히 큰 책임이 따르는 것이고 또한 다른 한편으로는 굉장히 영광스럽고 고마운 일이죠.
 
▷ 주영진/앵커: 여권에서는 그동안 진중권 전 교수가 했던 역할 떠올린다고 한다면 유시민 전 장관이 있지 않을까요? 유시민 전 장관의 말 한마디가 이해하기 쉽게 얘기하고 또 영향력도 대단했고. 유시민 전 장관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예전에는 토론 프로그램 같은 데 나오면 같은 목소리도 내고 그러셨는데 얼마 전에 지난해에는 아마 다른 목소리 내는 토론 프로그램에 나가셨던 것을 제가 기억을 하는데.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이분이 뭐 사실 그분이 그럴 거라는 걸 모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옛날에 사석에 있을 때 제가 그랬거든요. 내가 노회찬, 심상정을 100% 신뢰하지만 당신은 50%만 신뢰해 그랬는데 최근에는 그 50%의 신뢰마저 못하게 된 거죠. 작년에 생각해 보세요. 증거 인멸이 아니라 증거 보존이다. 그런 다음에 이제 대리 실험이 아니라 오픈북이다. 이렇게 말을, 언어를 왜곡시키기 시작했다는 거죠.
 
▷ 주영진/앵커: 정경심 교수 관련 사건에서.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렇죠. 언어를 왜곡시키기 시작했고 얼마 전에는 뭐 미래 자유론을 들고 나와서 이걸 가지고 광화문 차벽 친 거를 정당화하잖아요. 완전히 거꾸로 해석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아, 이분이 지금 완전히 대중 선동 쪽으로 가버렸구나.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을 참 안 좋은 데 지금 낭비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고요. 저는 이제 거기에 맞서서 지금 비판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거는 우리 사회가 바로 가게, 바른 길로 갈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들이 우리 논객들의 일인데 저거는 어떤 특정 그룹들의 당파적인 이익을 위해서 공익을 저버리는 거잖아요. 저는 그래서 그분이 반성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 주영진/앵커: 혹시 진중권 전 교수가 대선 국면에 가면 어떤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거나 특정 후보를 비판한다거나 혹시 이런 글도 쓰시게 될까요?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글쎄요. 그건 아직 상상하기 어려운 게 저도 이제 할 만큼 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한편으로 이제 민주당을 비판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보수당도 비판했고. 마지막으로 제가 할 기획은 우리 사회에 대해서 할 말은 저는 거의 다 끝나간다고 보거든요. 제가 할 것은 마지막으로는 이제 진보의 재구성. 지금 민주당에서 진보라는 이름을 가져다가 다 망가뜨리고 진보 하면 이제 윗선의 동의어로 만들어버렸거든요. 이런 상태 속에서 새로운 진보는 무엇인가를 기획하는 것. 그게 제 작업이 될 거고요. 아마도 12월 지나면 페이스북도 그만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입니다.
 
▷ 주영진/앵커: 이제 진중권 전 교수의 페이스북 글도 볼 날이 얼마 안 남은 겁니까?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네, 제 계획은 그렇습니다.
 
▷ 주영진/앵커: 내년 1월부터는 그러면 진보의 재구성 이런 부분에 더 천착하실.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이제 들어가서 싸우는 게 아니라 좀 떨어져서 분석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칼럼 같은 건 계속 쓰겠죠. 칼럼을 쓰는데 들어가서 싸운다라는 개념보다도 지금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이것의 원인은 무엇이냐 하는 그 밑에 깔린 원인들을 분석하는 글들 위주로 쓰게 될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제가 지금 최근에 펴내신 책을 보고 있는데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와 보수를 말하다라는 2권의 책을 내놓으셨는데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라고 하는 책이 조금 더 두껍네요. 진보에 대해서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많으셨다는 생각이 좀 드는데.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아무래도 그쪽은 제가 아는 게 많으니까 그쪽에서 썼고요. 그다음에 지금도 쓰고 있습니다, 그쪽은. 그리고 또 그들이 지금 권력을 잡고 있기 때문에 그쪽이 아무래도 많은 분량을 차지할 수밖에 없고 보수 같은 경우에는 제가 별로 아는 게 없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제가 보수에 대해서 참견을 하고 조언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건방진 일이고 주제넘은 일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글을 쓰게 되면서 아, 내가 그쪽에 있었으면 훨씬 이것보다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들을 많이 느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히려 밖에 있기 때문에 또 볼 수 있는 게 있지 않겠느냐. 그래서 보수층 여러분들께는 밖에서 보는 시각들을 갖다가 좀 더 진솔하게. 사실은 그 시각이 어떻게 보면 일반 사람들이 보수에 대해서 느끼는 시각하고 더 비슷하지 않겠어요? 그런 장점도 있겠다 싶습니다.
 
▷ 주영진/앵커: 오늘 사실 나눈 이야기가 진중권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 저들은 대체 왜 저러는가. 진중권 보수를 말하다 여기에 다 포함돼 있는 내용들을 오늘 질문 제가 드리고 답변을 받은 것 같은데 때로는 제가 아까 드린 질문의 연장선인데요. 진중권 교수님은 항상 내가 하는 이야기가 옳다, 무오류다. 오류가 없다, 결함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십니까, 어떻습니까?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런 건 가능하지 않죠. 어떻게 오류가 있을 수, 그러니까 절대적인 진리는 없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내가 말을 할 때 그것이 옳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말을 하는 건 이상한 사람이죠. 거짓말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문제는 뭐냐 하면 나는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얘기를 하는 것이고 내가 얘기를 했을 때는 밖에 꺼내놨을 때는 거기에 대한 비판을 받겠다라는 거죠.
 
▷ 주영진/앵커: 잘못된 것은 언제든지 내가 지적받으면 수정하겠다.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수많은 비판들을 받는데 올바른 비판이 나오면 저는 반갑게 생각을 하거든요, 제가 잘못한 걸 지적해 준다면 제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하고. 그건 왜냐하면 그것은 나를 깎아내리는 게 아니라 나를 좀 더 강하게 만들어주고 나를 좀 더 유연하게 만들어주고 그런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 주영진/앵커: 진중권 교수님, 그동안 방송 인터뷰 저도 여러 번 요청을 드렸는데 그동안에는 섭외에 응하지 않았는데 어쨌든 책 아까 홍보 차원에서 나왔다라고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이 진보는 몰락하는가, 보수는 말한다. 이 책을 써낸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그 질문을 드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좀 듣고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한국 사회가 지금 저는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거든요. 뭐의 위기냐 하면 법치주의의 위기고요, 자유 민주주의의 위기고. 그러니까 이 위기에 책임 있는 두 세력이 바로 민주당과 그쪽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들에게 던지는 저의 비판적 시각이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앞으로도 또 오늘 진중권 교수님 말씀 듣다 보니까 다음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권력을 잡게 된다고 한다면 아마 그 정권에 대해서도 나는 비판의 칼날을 들이댈 것이다. 시청자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셔도 되겠습니까?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그렇죠.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거예요. 어느 정권이 들어선다 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 사람들은 불안해하잖아요, 이 정권이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저 정권이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제 목표는 그게 아니라 어느 정권이 들어선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진중권 전 교수 그동안 글로 기사로는 많이 보셨겠습니다만 이렇게 오늘 얼굴과 함께 진중권 교수가 이야기하는 장면은 아마 처음 보시는 분들도 많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감사합니다.
 
▷ 주영진/앵커: 진중권 전 교수와의 인터뷰를 끝으로 오늘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은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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