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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약해진 송승환, 그럼에도 "버티고 살아남는다"

<앵커>

'난타'의 제작자이자, 평창 동계올림픽 개, 폐막식 총감독으로 활약했던 송승환 씨가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섰습니다. 코로나19로 공연계가 휘청이고, 또 개인적으로는 시력이 크게 나빠지는 시련이 겹쳤지만 그는 무대에서 희망을 찾았습니다.

김수현 기자입니다.

<기자>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영국의 한 지방극단.

노배우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지만 극단 식구들과 함께 '리어왕' 공연을 준비합니다.

[너는 견디고 견디고 견디는 걸 더 배워야 돼!]

'더 드레서'의 노배우 역으로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송승환 씨, 2년 전부터 시력이 심각하게 나빠졌지만, 그의 열정 앞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송승환/배우 : TTS(텍스트 음성 변환) 테크닉을 이용해서 제가 듣죠. (대본은) 다 들으면서 외우죠. 처음에는 조금 불편했는데, 보면서 외우는 것보다 오히려 나중에는 속도가 빨라지던데요.]

동선은 반복 연습으로 익히고, 약해진 시력 대신 예민해진 청력에 의지합니다.

[송승환/배우 : 상대 배우와 제가 눈으로는 잘 못 보지만, 대사를 들으면서 듣는 느낌으로 얼마든지 교감할 수 있기 때문에….]

전쟁 중에도 공연을 이어가는 극 중 인물들은 코로나19 위기 속에 무대를 지키려는 연극인들, 일터를 지키려는 우리의 모습과 겹쳐집니다.

극 중 노배우가 하는 무대 인사는 그래서 송승환 씨가 2020년, 오늘의 한국 관객에게 건네는 인사이기도 합니다.

[극중 노배우의 무대 인사 : 우리는 버티고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희 미천한 배우들도 목숨을 건 또 다른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전쟁 속에 이 연극은 중단됐지만, 송승환 씨는 연극 속 대사처럼 버티고 견디면서 무대 위 삶을 계속 이어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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