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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 군의관? '로맨스' 빙자 SNS 사기범에 징역 4년

한국계 미 군의관? '로맨스' 빙자 SNS 사기범에 징역 4년
지난 2월, 한 여성에게 SNS로 이런 메시지가 전달됐습니다.

"데이비드예요. 지금 예멘을 떠나 이라크 공항에 있는데 금 가방 때문에 억류되어 있으니 빨리 내 상관인 폴 스미스 장군에게 연락해 도와줘요."

"폴 스미스입니다. 당신 남편 데이비드가 이라크 공항에서 구금되어 폭행당하고 있는데 돈을 내야 풀려날 수 있어요. 우리가 보내는 마크 준에게 돈을 전달해주세요!"

메시지를 받은 여성은 별다른 의심 없이 서울 한 호텔에서 한국계 미국인 군의관이라는 마크 준을 만났습니다.

'마크 준'에게 이 여성은 2천430만 원을 건넸습니다.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 여성이 8월까지 마크 준에게 준 돈은 5억7천만 원을 넘었습니다.

뒤늦게 신종 금융사기 '로맨스 스캠'이라는 걸 알아챘지만, 그 길로 연락이 끊어졌고, 데이비드도, 폴 스미스 장군도 더 이상 메시지를 보내거나 받을 수 없었습니다.

로맨스 스캠은 SNS나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접근헤 호감을 표시하고 재력, 외모 등으로 신뢰를 형성한 후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돈을 요구하는 사기 수법입니다.

미군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접근했던 데이비드와 그의 상관이라던 폴 스미스 장군은 처음부터 실존하지도 않았고, 억류됐다는 이야기도 완전히 거짓말이었던 겁니다.

군의관이라던 마크 준 역시 의사와는 거리가 먼 라이베리아인 A(37) 씨였습니다.

이들은 조직을 관리하는 총책과 SNS 등 계정을 이용해 피해자를 유혹하는 유인책, 피해금 전달책과 수거책으로 이뤄진 로맨스 스캠 조직이었습니다.

수거책을 맡아서 유일하게 얼굴을 드러내는 바람에 꼬리가 잡힌 A 씨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정에 선 A 씨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1심 재판을 맡은 춘천지법 형사2부는 A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범죄행위로 챙긴 2천6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로맨스 스캠은 불특정인을 상대로 친밀한 관계를 가장해 만든 신뢰를 이용해 이뤄지는 것으로서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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