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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취업 '반토막'…'취업률 60%' 약속했지만

특성화고 취업 '반토막'…'취업률 60%' 약속했지만

이정국 기자 jungkook@sbs.co.kr

작성 2020.12.04 21:05 수정 2020.12.04 21:3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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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특성화고의 순수 취업자 비율이 3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진학보다 취업을 염두에 두고 특성화고를 택한 학생들이 10명 가운데 3명만 일자리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정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설 현장에서 지난해 4월, 안전사고로 숨진 김태규 씨.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회사 3곳을 옮겨 다녔고, 일용직으로 내몰린 뒤 사고를 당했습니다.

[고 김태규 씨 누나 : 거기는 안전이라는 게 없는 현장이고, 일용직이라는 이유로 안전장비 지급 못 받고….]

컴퓨터를 전공했지만, 취업할 수 있는 곳은 하청 업체 생산라인 비정규직뿐이었습니다.

[고 김태규 씨 누나 : 현장 실습 갔을 때도 관련 없는 과로 현장실습을 내보내고….]

2년 전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사무직으로 취업했던 김민정 씨.

가정형편이 어려워 빨리 취업하는 것을 선택했지만, 주어진 일은 단순 업무에 불과했고 차별도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김민정/특성화고 졸업생 : 잡일이라고 하는 것은 제가 다 맡았고, 무시하고 배제시키는 분위기도 있었고.]

1년간 받은 월급으로 재수학원에 다닌 민정 씨는 결국,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특성화고 출신의 순수 취업자 비율은 지난 2017년 50% 넘게 올라갔지만, 올해 27.7%로 거의 반 토막이 났습니다.

취업자가 급감한 이유는 뭘까? 현장실습 중 잇따라 사망 사고를 당한 유족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한 작가입니다.

[박은경 나레이션 : 지하철을 고치다가, 자동차를 만들다가, 뷔페 음식점에서 수프를 끓이다가,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다가, 승강기를 수리하다가… 우리가 먹고 마시고 이용하는 모든 일상 영역에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의 흔적이 남아 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현장실습 개선안을 만들었습니다.

학생이면서 근로자 신분이었던 것을 학생 신분으로 바꾸고, 일보다 학습 중심으로 운영하도록 했습니다.

2017년까지 한해 20건이 넘던 산재 사고는 지난해부터는 6건으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실습 기간이 줄고 참여 학생도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취업률이 함께 떨어졌고 올해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더 악화됐습니다.

[장윤호/이천 제일고 교사 : 학생들이 현장 실습을 나갔다가 사건사고들이 많이 생겼어요. 그러다 보니까 취업률이 좀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살 나이에 실직자가 될 위기에 처한 특성화고 학생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고졸 일자리 정부가 책임져라. 책임져라. 책임져라]

앞서 정부는 특성화고 취업률을 3년 안에 60%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유은혜/교육부장관 (2019년1월) : 고졸 취업으로도 충분히 자립할 수 있도록 2022년까지 직업계고 취업률을 60%까지 달성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공기업 등에서 고졸자들을 채용하도록 독려하는 방안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의무사항으로 강제하기 어려워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특성화고 취업난 해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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