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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목숨 걸린 방폭복, 엉성한 자료만 믿고 계약

[단독] 목숨 걸린 방폭복, 엉성한 자료만 믿고 계약

한상우 기자 cacao@sbs.co.kr

작성 2020.12.04 20:47 수정 2020.12.05 00:0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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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주변에 폭발물 테러에 대비해서 군과 경찰이 EOD라는 폭발물 처리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폭발물 제거라는 매우 위험한 작업을 하는 요원들은 치명적인 부상을 막아줄 특수 장비, '방폭복'을 입게 되는데, 요원들이 '생명줄'이라고 부르는 이 방폭복 납품 과정에서 경찰이 시험성적서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며 주먹구구식으로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상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8월 경찰이 입찰을 통해 낙점한 독일제 방폭복입니다.

한 세트에 5천만 원씩 3세트, 총 1억 5천만 원어치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입찰 조건에는 감압 성능이 명시돼 있습니다.

감압 성능은 폭발 때 발생하는 엄청난 압력을 대폭 줄여서 장기 파열이나 고막 손상을 막아주는 핵심 기능입니다.

경찰은 60cm 거리에서 567g의 폭약이 터졌을 때를 기준, 헬멧은 94% 이상, 가슴 부분은 96% 이상의 감압 능력을 조건으로 걸었습니다.

하지만 SBS 취재 결과 제조사가 경찰에 낸 감압 능력 데이터는 엉뚱한 실험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헬멧은 94%, 가슴 부분은 98%의 감압 기능이 있다고 적었는데 이 자료는 3m 거리에서 10kg 폭약을 터뜨린 실험 결과였습니다.

경찰 조건대로 567g, 60cm 거리에서 한 실험 결과는 헬멧 86% 감압으로, 기준인 94%에 훨씬 못 미쳤습니다.

[김영수/폭발물 처리 전문가 (경력 39년) : (입찰 때) 동영상 자료부터 시작해서 책 같은 게 다 나오거든요. 그거를 믿고 일을 하는데, 대부분 맞춰보면 이렇게 (자료가) 틀리지는 않죠.]

[윤성연/폭발물 처리 전문가 (경력 39년) : 생명하고 바로 직결되는 거죠. 한 번 실수하면 돌아올 수 없잖습니까. 그나마 이거(방폭복) 믿고 들어가는데….]

취재가 시작된 뒤 경찰은 뒤늦게 독일 업체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2주 만에 돌아온 답은 더 나은 요약 자료를 보내주겠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엉성한 자료만으로 구매를 결정한 경찰은 제조사의 실험 영상과 구체적인 데이터를 받아 분석한 뒤 대응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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