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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과학자, 백주대낮 원격조종 기관총에 영화처럼 피살"

"이란 핵 과학자, 백주대낮 원격조종 기관총에 영화처럼 피살"
▲ 테헤란 부근에서 테러를 당한 이란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탄 차량

지난 2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동부에서 일어난 이란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암살 사건의 상황이 속속 재구성되고 있습니다.

30일 이란 현지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테러 당시 파크리자데는 아내와 함께 방탄 처리된 일본 닛산의 승용차를 타고 테헤란 동부 다마반드 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무장 경호원이 탄 차량 2대가 그의 승용차 앞뒤에서 호위한 상태였습니다.

테러가 벌어진 27일은 이란에서는 주말 공휴일인 금요일이었습니다.

다마반드 지역은 이란 부유층의 별장이 많은 곳으로, 파크리자데는 휴식을 위해 이곳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이날 오후 2시쯤 그의 차량 행렬이 회전식 교차로에 진입해 속도를 늦추자 교차로에서 약 140m 거리에 주차한 빈 닛산 픽업트럭에서 기관총이 발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관총은 원격을 조정됐으며 총알이 그의 승용차에 맞아 차가 멈추자 파크리자데가 차 밖으로 피신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파크리자데의 사망 순간은 보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들은 차 밖으로 나온 그가 원격 기관총에 추가로 여러 발을 맞았다고 보도했지만, 이밖에 현대 산타페와 오토바이를 탄 일당 12명이 접근해 그에게 총을 쏘고 도주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란 국영 TV 등의 인터뷰에서 "파크리자데는 새로운 형태의 복합 작전으로 살해됐다"고 말했습니다.

샴커니 총장은 "암살 작전은 매우 복잡했으며, 전자 장비를 사용했고 현장에는 아무도 없었다"며 "적은 완전히 새롭고 전문적인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자헤딘에할크(MEK·유럽 등에서 활동하는 이란 반체제 단체)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 및 모사드와 함께 관여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기관총이 설치된 픽업트럭은 증거 인멸을 위해 자폭 장치로 폭파됐습니다.

파크리자데는 구조 헬기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닛산 픽업트럭이 당시 회전식 교차로에 멈춰 있었고, 파크리자데의 차가 옆을 지나가는 순간 원격 장치로 폭파돼 차량 행렬을 멈춘 뒤 괴한들이 차와 오토바이를 타고 접근해 총을 난사해 그와 경호원들을 사살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현지 언론에서는 테러 현장 부근의 CCTV는 물론 사건 직후 구조를 신속히 요청하지 못하도록 중계기 등 통신 시설도 미리 끊겼다고 전했습니다.

그의 경호원은 이 급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테러범들은 부상자 없이 현장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SNS에는 현장 테러범 12명 외에도 보급과 무기 제공 등 후방 지원에 50명이 동원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이란군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자바드 모구이는 트위터에 "이 테러는 할리우드 액션 영화와 같았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를 테러의 주체로 지목했습니다.

이란 언론인 무함마드 아흐바즈는 자신의 트위터에 "테러 관련 일당은 정보·군사 특별 훈련을 받고 이란에 잠입했다"며 "그들은 파크리자데의 동선을 세세하고 정확히 알고 있었다"라고 적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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