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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머리 뽑고, 악보 먹고…'진상 관객'에 피아노 연주해준 이유

[Pick] 머리 뽑고, 악보 먹고…'진상 관객'에 피아노 연주해준 이유
태국에 거주하는 영국인 피아니스트가 '특별 관객'을 위한 연주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3일 태국 방콕 포스트 등 외신들은 롭부리주 길거리에서 독특한 순회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폴 바튼 씨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머리칼 뽑고 악보 먹어도…'원숭이' 위해 피아노 치는 남성

바튼 씨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낡은 자동차 부품점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영상 속 바튼 씨는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지나가는 시끄러운 소리에도 굴하지 않고 연주에 열중하는데요, 피아노를 둘러싸고 아름다운 선율을 감상하는 이들은 사람이 아닌 '원숭이'입니다.
 

무심코 지나가던 원숭이들은 바튼 씨의 연주를 듣고 제자리에 멈춰 서거나 바튼 씨의 무릎 위에 기어 올라 구경했습니다. 심지어 한 마리는 피아노 위에 몸을 둥글게 말고 잠을 청했는데요, 바튼 씨는 이 원숭이를 위해 잔잔한 자장가를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바튼 씨는 태국 안에서도 특히 원숭이가 많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롭부리 지역에서 이같은 특별 공연을 열어왔습니다. 원숭이들의 터전이 되어버린 야외극장과 관광객 발길이 끊긴 뒤 원숭이들에 점령당한 유적지 등이 공연장이 됐습니다.

머리칼 뽑고 악보 먹어도…'원숭이' 위해 피아노 치는 남성

올해 들어 부쩍 많은 원숭이들이 본래 서식지를 벗어나 사람들의 생활 공간을 침범하고 이로 인해 인명피해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바튼 씨는 원숭이들을 단순한 골칫거리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거리로 나섰습니다. 원숭이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바튼 씨는 "원숭이들이 사나워진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줄면서 먹이를 얻어먹지 못해 굶주렸기 때문이다. 원숭이들을 제대로 먹이고 삶의 질을 높여 주면 공격성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별한 피아노 연주는 원숭이들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한편, 흥분한 원숭이들을 달래고 같은 눈높이에서 교감하는 데에도 한몫했습니다.

머리칼 뽑고 악보 먹어도…'원숭이' 위해 피아노 치는 남성
머리칼 뽑고 악보 먹어도…'원숭이' 위해 피아노 치는 남성

바튼 씨는 과거 10여 년 동안 야생동물 보호구역 코끼리들이 안정을 찾을 수 있게 피아노를 연주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는 새로운 관객들을 만난 소감에 대해 "원숭이들은 내 몸 위에 올라타 머리카락을 당기거나 악보를 먹어 치우곤 한다. 매번 당황하고 깜짝 놀라지만, 동물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보는 건 정말 소중한 기회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출처='Paul Barton' 유튜브, 'South China Morning Post'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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