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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스크 안 쓰고 기침했다가…

[월드리포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스크 안 쓰고 기침했다가…

김지성 기자 jisung@sbs.co.kr

작성 2020.11.26 13:5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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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던 중국에서도 겨울로 접어들면서 곳곳에서 확진자가 다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주로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면, 최근에는 상하이, 톈진 등 중국의 대도시들에서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고 있어, 신규 확진자 수는 이전보다 적더라도 중국인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은 더 커 보입니다. 자칫 이들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2차 대유행으로 번지지 않을까 중국 방역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안전지대'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 톈진시 "지역사회 감염 전파 경로는 엘리베이터"

이 가운데 톈진의 감염 사례는 마스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톈진시 정부는 24일 코로나19 감염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톈진의 감염 경로는 크게 지역사회 감염과 냉동창고 감염으로 나뉘는데, 지역사회 감염의 경우 이달 들어 8명의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중국의 최근 확진자 발생 숫자를 감안할 때, 또 중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무증상 감염자는 확진자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8명이란 숫자는 적지 않습니다.

톈진시 정부는 이 지역사회 감염 경로로 엘리베이터를 지목했습니다. 지역사회 감염이 한 아파트 단지의 4동과 19동에 집중됐는데, 4동에서 첫 감염자가 나온 뒤 4동에서 모두 4명, 19동에서도 4명이 나왔습니다.

톈진 당국은 CCTV 판독 등을 거쳐 첫 감염자 왕 모 씨가 지난 9일 오전 4동의 엘리베이터에 탄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왕 씨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기침을 했습니다. 이어 2분쯤 후에 같은 동에 사는 강 모 씨 가족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했고, 결국 강 씨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게 톈진 당국의 설명입니다.

9일 오전 왕 모 씨가 엘리베이터에 탄 모습. 왕 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데, 2분 뒤 강 모 씨 가족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
왕 씨는 그날 밤 옆 동으로 가서 회사 동료 신 모 씨를 만났고, 이때도 엘리베이터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기침을 했습니다. 이 동 엘리베이터에서까지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고, 신 씨가 다시 19동을 오가면서 19동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했습니다.

왕 씨는 9일 밤 옆 동 엘리베이터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기침을 했다.
톈진 당국은 "왕 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마스크만 착용했어도 엘리베이터를 오염시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엘리베이터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아무데서나 침을 뱉어서도 안 되며, 코를 풀 때는 화장지를 사용한 뒤 휴지통에 버려야 한다고 친절히 안내까지 했습니다.

아울러 이불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는데, 이불을 자외선에 말리면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 상하이·네이멍구자치구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와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의 상황도 심상치 않습니다. 상하이에서는 푸둥국제공항 화물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잇따라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 연속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푸둥국제공항은 중국과 해외를 잇는 관문이자, 중국 내 여러 도시를 연결하는 허브공항이라는 점에서 위기감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상하이 방역당국이 급히 한밤 중에 푸둥국제공항 근무자 1만 7천여 명을 상대로 전수검사를 벌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24일 하루에만 푸둥국제공항의 항공편 500편 이상이 결항됐습니다. 한때 상하이시가 봉쇄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2일 밤 상하이 푸둥국제공항 근무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한꺼번에 몰리면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네이멍구자치구의 경우 러시아와 몽골의 접경지역인 만저우리시에 주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21일 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25일에는 9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접경지역인 데다, 만저우리시의 감염 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보니 중국 방역당국의 긴장감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 중국 "중국 밖에서 코로나 발원" 주장 본격화

중국 당국은 그러면서도 우한이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아니라는 주장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4일 '새로운 이론들은 전 세계적 코로나의 기원 추적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를 인용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에서 발견되기 전에 여러 곳에 존재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첫 전파자, 이른바 '0번 환자'가 우한이 아닌 다른 나라에 복수로 있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글로벌타임스 24일 기사.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견되기 전에 여러 곳에 존재했을 수 있다"고 돼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그 근거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여러 종류의 변종이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어 중국 방역의 권위가 중 한 명인 쩡광 전 중국질병예방센터 수석역학전문가의 견해를 전했습니다. 그는 "우한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곳이지, 기원한 곳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쩡광은 앞서 한 학술회의에서도 "중국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새로운 형태의 폐렴을 보고하는 세계 최고의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 덕분에 우한에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바이러스의 근원지를 찾는 것은 복잡한 과학 문제"라며 "바이러스의 기원을 찾기 위해 각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WHO(세계보건기구)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WHO 전문가들이 코로나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곧 중국으로 올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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