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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또 중단된 '소비쿠폰', 내년엔 3배 예산?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그동안 친절한 경제에서 여러 번 소개도 해드렸고 보급이 중단됐을 때도 소식 전해드렸는데 정부의 소비촉진쿠폰, 이 사업이 또 중단이 됐다는 것이죠?

<기자>

네, 8월에 딱 이틀 동안 제일 처음에 풀렸다가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하면서 배포가 중단됐던 정부의 8대 소비쿠폰, 지난달 말부터 두 달 만에 하나씩 재개되기 시작했었는데요, 다시 중단하는 사태를 맞았습니다.

재개하면서 제일 먼저 풀렸던 공연과 전시 쿠폰을 쓸 수 있게 되기 시작한 지 딱 한 달 만입니다.

수도권과 전국 곳곳이 1.5단계로 격상된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 8대 소비쿠폰은 계속 간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말 사이에 수도권에 2단계 격상 조치까지 내려지면서 결국 전국적으로 중단하게 됐습니다.

8대 소비쿠폰 중에서 제일 큰 관심을 끌었던 것은 외식 쿠폰이죠.

이것은 지난달 30일부터 재개됐었는데요, 이미 할인받을 수 있는 한도를 다 채운 분들도 꽤 있을 것입니다.

주말에 2만 원 이상의 외식을 3번 하면 4번째 주말 외식에서 1만 원 환급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분들은 다음 달에 내 카드로 1만 원이 환급된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환급받을 만큼 외식을 하고, 또 외식 횟수를 쌓기 시작한 분들도 있을 텐데요, 이 실적들은 외식 쿠폰을 재개하게 될 때 모두 인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외식이야 나중에 하면 될 것 같은데 이 쿠폰으로 여행이나 숙박 예약하신 분들도 있을 텐데, 이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사실 코로나 3번째 대유행의 기로에 있다고 하는데 그냥 여행을 강행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미루고 싶다 망설여지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연기하거나 환불을 받아야 할 텐데요, 연기하기로 업체와 이야기가 잘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아예 전액 환불하고 싶다,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에는 원활하게 처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면에 온라인상으로 정부 쿠폰을 내려받기는 했는데 아직 예약이나 예매에 사용하지 않은 경우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오늘(24일)부터 이 쿠폰들이 유효하지 않습니다.

할인 예약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지금 대형 온라인 쇼핑몰들을 비롯해서 민간 유통체인들에 배포돼 있는 농수산물 할인 쿠폰이 있습니다.

이것은 계속 유지됩니다.

자주 장 보시는 데나 온라인으로 신선식품 주문하다 보면 가끔 농할 쿠폰 행사하고 있다면서 이벤트 할인 나온 것 요새 보신 적 있을 것입니다.

업체들이 정부의 할인 보조금에 더해서 자체 행사나 카드 할인을 덧붙여서 순차적으로 장바구니 할인을 실시해 왔는데요, 이것은 시민들의 활동을 자극하는 것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고 보고요, 예산이 올해 다 소진될 때까지 이어집니다.

<앵커>

농수산물 할인 쿠폰 말고는 나머지 쿠폰 사업들은 올해 안에 사실 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죠?

<기자>

네, 여기에 배정됐던 올해 국가 예산이 1천700억 원 정도였습니다. 그중에 600억 원 정도를 차지하는 농수산물 쿠폰은 계속 할인을 이어나가서 올해 안에 다 소진된다고 쳐도요, 나머지 7개 분야의 예산은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 소진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내년 예산안에도 이 8대 쿠폰을 이어가는 할인 쿠폰들을 위한 예산이 이미 편성돼 있습니다.

덩치도 올해보다 훨씬 더 큽니다.

내년에는 4천900억 원을 좀 넘는, 5천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가 잡혀있습니다.

올해의 3배 가까이 되는 돈을 이미 잡아놓은 것입니다.

올해 쿠폰들이 내년으로 이월된다고 하면 내년 정부 할인의 덩치는 더 커질 것입니다.

그런데 내년에도 올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쿠폰이 재개됐다, 중단됐다 이런 일이 또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고요, 백신이 잘 유통돼서 내년 후반부에 한꺼번에 할인 쿠폰이 풀린다고 해도 사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소비 촉진 외에도 나타날지 모릅니다.

정부가 해주는 할인이 한꺼번에 대대적으로 나옴으로써 농산물처럼 일부 품목의 경우에는 사실상 시장 가격을 올리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설계를 치밀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 예산정책처를 포함한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때 실제로 고깃값을 올리는 효과가 나타났던 것 기억하실 것입니다.

또 올해 8대 쿠폰이 실제로 소비 촉진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계산해볼 수 있을 만큼 사용되지도 못한 상태에서 일단 예산을 늘려놓고 보는 것이 적절한가, 카드로 신청하고 확인하고 신경 써야 찾아 쓸 수 있는 정부 쿠폰보다 정부가 쓸 수 있는, 늘 있던 고전적인 소비 촉진 방법,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워낙 소비가 위축되다 보니까 정부가 쿠폰을 뿌려서 분위기를 살려보겠다는 취지를 이해할 수 있지만, 거듭되는 중단 속에서 나오는 이런 물음들에 대해 정부가 깊이 고민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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