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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학대받은 5남매 생이별…쉼터가 없다 (풀영상)

[끝까지판다] 학대받은 5남매 생이별…쉼터가 없다 (풀영상)

탐사보도팀 기자 panda@sbs.co.kr

작성 2020.11.23 21:22 수정 2020.11.23 21:2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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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상에 나온 지 열여섯 달 된 아이가 어른들의 잔인한 학대와 폭력 때문에 세상을 떠난 일이 얼마 전에 있었습니다. 그전에 아동 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누구도 아이를 구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정부는 가정에서 학대당하는 아이들이 가해자와 떨어져서 따로 보호받을 수 있게 피해 아동 쉼터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학대당하는 아이들이 늘면서 쉼터에 들어가는 거 자체가 어렵고, 또 힘들게 자리가 나더라도 멀리 떨어진 데로 가야 해서 형제나 남매가 생이별을 해야 하는 일도 많습니다.

끝까지 판다팀이 이 문제 취재했습니다. 먼저, 권지윤 기자입니다.

<권지윤 기자>

부모에게 끔찍한 학대를 당하다 발코니를 넘어 도망쳤던 창녕 9살 A 양은 병원치료를 받은 뒤 '쉼터'에서 보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학대 피해 아동이 모두 쉼터 보살핌을 받는 게 아닙니다.

인천에서 초등학생 형제 방임 학대 사건이 일어난 직후, 충북 진천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6살, 7살, 9살 3남매 어머니는 가출했고 아버지가 일을 가면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가지 않고 집에서 알아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진천 쉼터 관계자 : 아이들이 전자레인지나 내지는 가스레인지나 이런 것들을 쓸 때 굉장히 위험할 수 있죠.]

정부의 아동돌보미 서비스 제공도 거부한 아버지, 청결하지 못한 집에 방치된 아이들, 당국은 학대로 판단해 3남매를 아버지와 분리해 쉼터로 보내려 했습니다.

그런데 진천에는 누나가 갈 수 있는 여아용 쉼터만 있을 뿐 남동생 둘은 다른 지역에 있는 남아용 쉼터로 가야 했는데 그곳도 정원 초과라 못 갔습니다.

결국 3남매는 쉼터 대신 타지역 양육시설로 보내졌고 어린이집과 학교를 옮겨야 했습니다.

[진천 쉼터 관계자 : 아이들이 전학을 가는 것도 굉장한 스트레스잖아요. 아동들이 거주하는 인근 지역에서 절대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되는데….]

진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원 초과는 비일비재하고,

[전남 쉼터 관계자 : 저희는 총원이 7명인데 지난주까지만 해도 9명이 있었어요. 지금도 정원 초과 상태예요.]

자리가 없어 최근 학대를 당한 한 5남매는 생이별을 해야만 했습니다.

[인천 쉼터 관계자 : 여아가 2명이고 남아가 3명인데 여아 남아는 어쩔 수 없이 나눠져야 되니까…. 남자아이가 제일 큰아이가 16살 그다음이 12살, 8살 이렇게 3명이 있는데 16살짜리하고 12살짜리만 (우리 쉼터에) 들어왔어요. 8살짜리는 우리가 장소가 그래(없어) 가지고…. 제일 나이 어린아이가 가는 바람에 아이들이 동생 보고 싶다고 마음이 아파 가지고….]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 쉼터 숫자만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지난달 기준 전국의 쉼터는 여아용이 42, 남아용이 29, 모두 72곳에 불과합니다.

2015년 46곳에서 26곳 더 늘었났지만, 지난 5년 동안 학대 판단 건수는 1만 1천여 건에서 3만여 건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특히 가해자와 피해 아동을 분리해야 하는 '분리보호 조치'는 해마다 3천 건 넘게 발생하지만, 쉼터 한 곳당 정원이 5~7명 정도라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지난해 기준 472명에 불과합니다.

결국 쉼터는 365일 정원 초과 상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피해 아동 수천 명은 쉼터에 가고 싶어도 못 가고 양육시설이나 친척 집, 급기야는 학대가 일어나는 원 가정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실정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박진훈, CG : 홍성용·최재영)

▶ [끝까지판다] 학대받은 5남매 생이별…쉼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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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동 학대 사건은 계속 늘어나는데 대책은 부족하단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넉 달 전, 과감한 개선책이라며 쉼터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말 뿐이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내년에 쉼터를 20곳 늘리겠다고 요청했는데, 정작 정부는 예산안에 10곳만 반영한 것으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계속해서 소환욱 기자입니다.

<소환욱 기자>

2017년 국정감사장, 학대 피해 아동의 가족이 어렵게 입을 열었습니다.

[서혜정/아동학대피해가족협의회 대표 (2017년 10월 13일) : 이 예산 가지고는 쉼터를 늘릴 수도 없고요. 정말 아동학대 더 이상은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 부탁하겠습니다. 장관님.]

장관이 답은 했지만,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2017년 10월 13일) : 일단, 학대 피해 아동들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쉼터가 확장돼야 하겠고요.]

3년이 지나도 별로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창녕 학대, 천안 학대 사건 등으로 여론이 들끓자 정세균 총리는 "마지막이란 각오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7월 29일 학대 방지 대책을 내놨습니다.

'쉼터 확충'으로 '인프라를 과감히 개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쉼터 확충 계획을 조사했습니다.

쉼터를 운영하는데 지자체와 정부 예산이 6대 4로 들어가는 만큼 지자체가 나서지 않으면 쉼터 신설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말로만 그쳤던 쉼터 확대, 과연 이번엔 제대로 이뤄질지 추적해 봤습니다.

서울 은평구, 세종, 횡성, 진천 등 19개 지자체가 예산 60%를 부담하겠다며 쉼터 20곳 신설을 신청했는데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 건 10곳뿐이었습니다.

과감한 확충을 내세웠던 정부의 입장이 바뀐 걸까,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에 물어봤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 편성이 마무리될 때인 8월 초까지 쉼터 신청이 끝나야 하는데, 미반영된 10곳은 8월 중순 이후 요청이 와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떨어진 10곳 가운데 제주 서귀포는 4월 8일, 충북 진천군은 7월 2일, 일찌감치 예산을 신청했습니다.

신청이 늦어 예산안에 반영 못했다는 해명,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기재부 주장처럼 8월 중순을 넘긴 곳도 있었지만, 이들 지자체도 정부가 보낸 공문을 따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복지부가 지자체에 보낸 공문입니다.

쉼터 신청 마감시한이 기재부가 설명한 8월 초가 아니라 9월 2일로 명시돼 있는 겁니다.

[쉼터 예산 미반영 지자체 담당자 : 저도 당황스러운데 학대 피해 아동 쉼터가 저희 주변에 없어요. 그래서 이렇게 신청을 하고 상세 계획 이렇게 해서 (정부에) 제출을 했는데….]

쉼터를 과감히 늘리겠다며 지자체에 신청하라 해 놓고선 막상 예산안을 짤 땐 후 순위로 미룬 겁니다.

쉼터 10곳 신설에 정부 예산은 설치비와 운영비를 합쳐 17억 5천2백만 원이 들어갑니다.

[양향자/더불어민주당 의원 : (지자체는 정부를 향해) 도대체 예산을 이런 아이들한테 안 쓰면 어디다 쓰는 거냐, 이런 말씀들도 많이 하시고, 아이들을 우리 국가가 제대로 보호해주지 않으면 저는 국가 존립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렵사리 신청한 지자체 요청을 수용해 20곳이 모두 신설되더라도 전국의 쉼터는 90여 개, 해마다 3만 건씩 일어나는 아동 학대 피해자를 수용하기엔 그래도 부족합니다.

'과감한 개선'이 더 이상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어져야 할 절박한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신동환, 영상편집 : 박진훈, VJ : 김준호, CG : 이예정·성재은)  

▶ [끝까지판다] "쉼터 대폭 확충"…신청서 냈더니 우수수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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