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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이슬아 '부지런한 사랑'

[북적북적] 이슬아 '부지런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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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267 : 이슬아 '부지런한 사랑'

"얘들아 하고 싶은 이야기를 평소에는 말로 하잖아. 근데 여기서는 말 말고 글로 써보자."
애들이 굳이 왜 그렇게 해야 하냐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말로 하면 다 날아가버리기 때문이라고 나는 대답한다.
-부지런한 사랑 中


이슬아 작가에게는 여러 직업이 있었습니다. 잡지사 기자, 누드모델, 웹툰 작가… 2014년, 스물세 살이 되던 해부터는 글쓰기를 가르치기 시작해 '글쓰기 교사'가 됩니다. 오라는 데는 없었지만, 전단지를 돌리며 어린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게 된 것이죠.

6년 동안 전국 곳곳에서 저자의 표현대로 '보따리장수'처럼 글쓰기 수업을 해 온 '이슬아 글방'의 이야기가 책이 되어 나왔습니다. 제목은 '부지런한 사랑'(문학동네 펴냄). 저자는 '글쓰기는 부지런한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가시나무'라는 노래에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라는 가사가 있지요. 이슬아 작가는 '글쓰기란 이 가사와 정반대로 가는 작업'이라고 해요. '내 속에 나만 너무도 많지는 않도록, 내 속에 당신 쉴 곳도 있도록', '다른 이의 눈으로도 세상을 보자고, 스스로에게 갇히지 말자고 글쓰기는 설득했다'고 이 책의 에필로그에 썼습니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원고지를 채워간 꼬꼬마부터 작가의 이모뻘인 '언니들'까지, 이 책엔 글방 학생들이 자신의 시선을 나에게서 남으로 옮겨 가며 써 나간 글과 그들의 글에 애정과 응원을 듬뿍 담아 코멘트를 쓰고 '부지런한 사랑'을 함께 배워간 '선생님 이슬아'의 글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때로는 사랑스럽고,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찡합니다. 우리를 전국 곳곳의 글방으로 데려갑니다. 글방 한쪽에 앉아서 또래 친구들과, 슬아 선생님과 함께 있는 느낌입니다.

이 책은 특히 독자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게 합니다. 책을 읽으며 '나도 쓰고 싶다, 나만 읽는 이야기가 아니라, 남에게도 보여줄 수 있는 글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리뷰가 많습니다. 또 남이 쓴 글도 예전과는 다르게 읽게 되는 '읽는 사람'으로서의 눈도 깊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보여줄 수 있는 일기를 쓴 날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일기를 쓰게 될 테니까. 보여줄 수 없는 일기를 쓴 날들이 쌓이고 또 쌓이면 다시 모두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글을 완성하게 될 테니까.
-부지런한 사랑 中


제가 구입한 '부지런한 사랑' 초판의 저자 사인은 '이 책에 깃든 따뜻하고 즐거운 힘이 독자에게 전해진다면 좋겠습니다.'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됩니다. '따뜻하고 즐거운 힘'-이 책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정확한 말은 없을 듯합니다. 따뜻하기만 해도 즐겁기만 해도 좋을 텐데, 따뜻하고 즐겁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그 '따뜻하고 즐거운 힘'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독자에게 차곡차곡 전해집니다. 여러분도 그런 힘이 필요하진 않으신가요? 조지현 기자가 맛보기로 읽어드립니다.

여러 편의 글을 쓰는 사이 우리에게는 체력이 붙었다. 부지런히 쓸 체력과 부지런히 사랑할 체력. 이 부드러운 체력이 우리들 자신뿐 아니라 세계를 수호한다고 나는 믿는다.
아이들도 나도 글을 쓰며 간다.
모두가 처음 맞이하는 미래로.
-부지런한 사랑 中


*출판사 '문학동네'의 낭독 허락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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