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클린턴 집권 시기 북한 비핵화의 단계적 해법을 제시한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의 입안자,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오늘 오전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화상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페리 전 장관의 발언은 정세현 부의장이 민주평통 주관 행사에서 간담회 내용을 전하는 과정에서 공개됐습니다.
정 수석부의장은 "페리 전 장관이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20년 전과 상황은 다르지만 그 때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페리 전 장관과)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그가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문제는 관리하는 차원으로 가야지 완전히 해결하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얘기했다"고 전했습니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에 대해, "미국을 설득해서 북핵을 관리하는 차원이 아니라 해결하는 길목으로 끌고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페리 전 장관이 1999년 역임했던 "대북정책조정관 제도를 두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는 이인영 장관이 "김대중-클린턴 정부 간 조율과 협력에 기초했던 '페리 프로세스'를 교훈 삼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미국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