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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해 대신 고유번호…승부는 지금부터

<앵커>

'동해' 표기를 놓고 우리나라와 일본이 치열한 외교전을 계속해왔는데 동해나 일본해 대신 '고유 번호'로 표기하자는 안이 국제수로기구에서 채택됐습니다. 가령 '몇 번 몇 번 바다' 이런 식으로 쓰자는 건데 이걸로 끝이 아니라 진짜 외교전은 지금부터입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가 새로운 전자 해도의 표준은 이런 식일 거라며 예시로 만든 해도입니다.

동해가 기존 지명이 아닌, 고유식별번호, '○○○○○'으로 표기돼 있습니다.

이 해역을 선택하면 화면 하단에 좌표와 지형 등 정보가 뜹니다.

앞으로 해도의 표준을 이렇게 고유식별번호로 바꾸기로, 오늘(17일) 새벽 국제수로기구 회원국들이 의견을 모았습니다.

총회 결과 보고서가 나오는 12월 1일 기준으로 최종 확정됩니다.

실제 동해가 어떤 번호로 불릴지는 전자 해도 개발 속도에 달렸는데 빨라도 국제수로기구 5차 이사회가 열리는 내년 10월 이후가 될 걸로 보입니다.

그전까지는 일본이 '일본해' 표기 근거로 삼던 S23이라는 해도집, 역사적 자료로만 남기기로 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본은 자신들 주장이 관철됐다, 변한 건 없다는 식으로 주장했습니다.

[가토/일본 관방장관 : (기존 해도집인 S23을) 지금처럼 계속 국제수로기구 출판물에 공식적으로 이용 가능하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외교부는 오늘 수로기구 합의를 왜곡하지 말라면서, 그동안 일본에 유리했던 국제기준을 적어도 공평하게 바꾼 결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재웅/외교부 부대변인 : (기존 해도집) S23이 더 이상 유효한 표준이 아니라는 점을 국제수로기구가 공식 확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두 나라 정부 반응에서 보듯 세계인들이 일상에서 쓰는 표기법 문제는 이제부터가 진짜 외교전입니다.

특히 여전히 '일본해'로 단독 표기 중인 지도 제작 출판사 가운데 미국의 맥밀란, 리더스 다이제스트, 펭귄 북스 같은 영향력 있는 곳들을 상대로 효과적인 교섭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주성재/동해연구회 회장 (경희대 교수) : 몇 번 찾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동해 표기가) 되지 않는 출판사들이 있어요. (지금은 폐지된) 국제표기명칭대사 같은 대사직을 가진 분들이 접근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실질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일본해라는 이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지도 제작사들뿐 아니라 각국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리는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장현기, 화면제공 : 국립해양조사원·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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