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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잠식된 일상"…37.5도 마지노선 속 2020

[FunFun 문화현장]

<앵커>

한 해를 마감해가는 시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야 했던 2020년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주상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기자>

[37.5°, 마지노선 / 21일까지 / 장은선 갤러리]

방호복을 입은 채 쉬고 있는 의료진 주변을 붉은 돌기가 선명한 바이러스들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를 맞았던 대구 동산병원 의료진이 쪽잠을 자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후 우리는 마스크가 일상이 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김홍도 작품 속의 미인이나 보티첼리의 비너스도 그 아름다운 모습의 일부를 마스크로 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송인/작가 : 우리의 일상에서 바이러스에 의해서 침투되는,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는 현 상황이 고스란히 담아져 있습니다.]

환자를 내려다보고 있는 의료진들의 모습은 관람객에게 누워있는 환자로서 느끼는 불안감을 그대로 전해줍니다.

모습의 일부가 가려지고, 일상 역시 가려지는 현실이 흑백 모노톤의 절제된 색채로 극대화된 것입니다.

특히 수정용 테이프를 켜켜이 쌓아 만든 흰색의 이미지는 선명하지 않아서 현실의 불안함을 가중시킵니다.

[송인/작가 : 다양한 여러 가지 아픔과 슬픔, 또 다른 고통들을 다시 한번 지우고 새롭게 행복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역할을 수정테이프라는 재료를 통해서 제가 미학적으로 던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전시 제목의 37.5도는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인 발열의 기준 체온입니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내며 무엇을 지워야 하고 무엇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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