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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요양원 절반, 코로나 검사장비 받아 사용 안해"

"미 요양원 절반, 코로나 검사장비 받아 사용 안해"
미국의 요양원이 올해 7월부터 코로나19 신속 검사 장비를 정부에서 받았지만 절반 정도가 이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월 25일 기준 코로나19 검사 장비를 받은 요양원 1만3천150곳 가운데 48%가 최근 한 주간 이 장비를 한 번도 이용한 적 없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8월 23일(85%) 조사 때와 비교하면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요양원에서 코로나19 검사 장비가 무용지물인 셈이다.

미국 정부는 요양원에서 코로나19 피해가 커지자 입원 노인과 직원이 검사소나 병원에 오지 않고도 현장에서 감염 여부를 신속히 검사하도록 하겠다면서 1억1천600만 달러(약 1천300억원)를 들여 항원 검사 방식의 장비를 보급했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약 23만명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요양원과 관련됐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이 시설은 전염병에 취약하다.

미국 요양원에서 코로나19 검사 장비 사용이 저조한 데 대해 마이클 바넷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원 교수는 "요양원에선 직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결과가 빨리 나오는 정확한 검사장비가 필요한데 정부가 공급한 것은 그렇지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한 주간 검사 장비를 쓰지 않은 요양원 가운데 약 4천900곳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데 하루 이상 걸리는 탓에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바넷 교수는 또 "검사 장비를 운용하는 데 주와 연방 정부의 권고와 규정이 다른 것도 요양원이 사용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라며 "정부가 보급한 장비는 완전히 낭비다"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이들 장비를 실제 사용하려면 직원이 검사 과정뿐 아니라 서류 작업, 결과 보고 등 행정 업무에 시간이 너무 많이 필요한 점도 허점으로 지적됐다.

무엇보다 항원 검사의 정확성이 일반 병원의 유전자 검사(PCR) 방식보다 떨어져 요양원이 검사 장비 사용을 꺼린다고 WSJ는 전했다.

노스다코타 주정부는 지난달 항원 검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이 검사 방식으로 음성 판정이 났더라도 확신해선 안 되며 양성 판정자는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9월 13명이 사망한 노스다코타 주의 한 요양원 운영자는 이 신문에 "주 방침에 따라 3일 현재 전 직원을 23번씩 검사해 검체를 외부 병원에 보내야만 했다"라며 "정부가 준 검사 장비를 열어보지도 않았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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