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끝까지판다①] 재벌 3세와 청년사업가…수십억 원 어디로?

<앵커>

저희 '끝까지판다' 팀이 어제(2일) 재벌 3세의 수상한 거래를 취재해서 전해드렸습니다. 한국타이어 3세인 조현범 사장이 알짜 계열사인, 그러니까 프릭사라는 회사를 사실상 서류상의 회사, 알비케이라는 곳에 팔아넘긴 것이 혹시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취재진이 알비케이라는 회사를 둘러싼 자금 흐름을 계속 추적해봤는데, 또 다른 사업가 한 명이 등장합니다. 30대 나이에 코스닥 상장사 회장이 된 이락범 전 한류타임즈 회장인데 여기서도 역시 수상한 거래가 계속됩니다.

김도균 기자, 권지윤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김도균 기자>

알비케이 자금 흐름을 좇던 취재진이 새로 발견한 회사는 스포츠신문을 소유했던 '한류타임즈'입니다.

30대에 회장이 된 청년사업가, 이락범 씨의 코스닥 상장사입니다.

알비케이가 한국타이어로부터 프릭사를 산 지 3년 만인 2018년, 한류타임즈는 프릭사 인수에 나섭니다.

그리고 이행보증금, 즉 계약금 명목으로 35억 원을 알비케이에 지급합니다.

[김정철/변호사 : (이런 거래의) 이행보증금이 보통 10%라고 생각하면 350억 원 정도로 지금 추정이 되거든요? 거래액이.]

한국타이어가 65억 원에 팔 때와 비교하면 3년 만에 프릭사 가치가 5배쯤 커졌다는 이야기인데, 무슨 이유인지 이행보증금 35억 원을 지급한 한류타임즈는 프릭사 인수를 포기합니다.

[김정철/변호사 : 거래할 것처럼 해서 이행보증금을 먼저 주고 '아 근데 내가 사정이 생겨서 못 사게 됐어' 이러면서 이행보증금을 그냥 가져가게 하는 거죠. 그럼 계약서상 멀쩡하게 주는 것처럼 보이잖습니까.]

알비케이는 이에 대해 이행보증금 35억 원을 돌려줬다며 관련 확인서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 확인서에는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돌려줬는지는 없습니다.

한류타임즈 새 경영진도 35억 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공시까지 했습니다.

알비케이는 이락범 전 한류타임즈 회장의 개인 횡령을 의심하며 이 전 회장을 고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권지윤 기자>

알비케이와 한류타임즈 두 회사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정황은 또 있습니다.

2014년 자본금 9억 원으로 설립된 중고차 거래업체 N사입니다.

수상한 주고받기

알비케이와 한류타임즈는 2016년과 2017년에 N사를 인수합니다.

알비케이는 프릭사를 내세워 N사 지분 50.1%, 한류타임즈는 49.9%를 각각 29억여 원에 확보합니다.

그리고 한류타임즈는 N사에 14억 원을 빌려줍니다.

그런데 한류타임즈, 투자 2년도 지나지 않아 'N사의 사업 실적이 전무하다'고 공시하더니 결국 N사 지분을 사는 데 쓴 29억 원 전액을 손실 처리, 즉 N사 주식을 휴짓조각으로 평가합니다.

또 빌려준 돈 14억 원도 돌려받지 못할 미수금으로 분류합니다.

투자금을 날렸다고 평가한 것입니다.

[김경률/회계사 : (투자)1년 남짓 지나서 손상처리 해버린다는 거잖아요. '손상차손을 계상한다, 대여금을 계상한다'는 건 뭐냐면 그 회사가 망가져야 되거든요. 망가졌다는 말은 그 돈이 빠져나갔다는 얘기거든요.]

부실 회사에 일부러 투자해 회삿돈을 빼돌리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김정철/변호사 : 상장사를 운영하면서 돈을 그냥 뺄 수가 없어요. 이걸 빼내는 방식으로 취하는 게 바로 비상장사를 인수하는 겁니다. 비상장사는 가치가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 아주 고가에 매수할 수 있는 거예요.]

알비케이 측은 "경영상 판단에 따른 투자였고 공동투자는 아니"라며 한류타임즈와의 연관성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두 회사가 밀접한 관계라는 점을 보여주는 흔적은 또 있습니다.

수상한 주고받기

알비케이 이사를 맡고 있던 김영집 사장은 2017년 4월부터 9월까지 한류타임즈 이사였고, 이락범 전 한류타임즈 회장은 알비케이에 29억 5천만 원을 빌려주고 연 4%의 이자를 받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페이퍼컴퍼니인 '알비케이'를 중심으로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과 김영집 사장, 그리고 이락범 전 회장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구도입니다.

프릭사를 인수하겠다며 35억 원을 알비케이에 준 뒤 인수를 포기한 이유 등을 묻기 위해 이락범 전 회장을 찾아갔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해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공진구, 영상편집 : 박진훈, VJ : 김준호, CG : 이예정·성재은, 화면출처 : 유튜브) 

▶ [끝까지판다②] 투자만 하면 손실…라임 투자금으로 돈 잔치?
▶ [끝까지판다③] 공정 깨진 자본시장…개미 울 때 웃는 이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