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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방처럼 범행 저질러" 이춘재, 34년 만에 법정 증언

<앵커>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저지른 이춘재가 첫 범행 34년 만에 법정에 나와서 자신이 진범이 맞다고 다시 확인했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불나방처럼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경찰이 당시에 왜 자신을 의심하지 않았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습니다.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화성 연쇄 살인범 이춘재가 범행 34년 만에 법정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녹색 수의 차림에 군데군데 흰 머리가 난 이춘재는 다소 쉰 목소리로 증언을 이어갔습니다.

"연쇄 살인 사건 진범이 맞느냐"는 변호사의 질문에 분명한 목소리로 "네, 맞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30여 년 전 범행 장면을 상세히 묘사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선 "특별한 이유 없이 마주치면 범행했다"며 무책임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니 "불을 찾아다니는 불나방처럼 의지와 상관없이 범행을 저지르고 있었다"라고 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자신이 용의 선상에 오르지 않은 것이 아직도 이해가지 않는다며, 당시 경찰의 허점투성이 수사를 비꼬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피해자 물건으로 기억되는 시계를 가지고 다니다가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주웠다고 말하니 돌려보낸 적도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 측은 우리 치안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며 허탈해했습니다.

[윤성여/연쇄 살인 8차 사건 재심 청구인 : 나와서 진실을 말해준 것은 고마운 일인데 100% 만족하지는 않아요, 솔직히 말해서. 재판이 잘 될 것으로 생각하니까, 앞으로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하니까….]

피해자와 유가족이 30년 넘게 고통 속에서 살고 있지만, 공소시효가 끝나 이춘재를 처벌할 방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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