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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죽음 내몬 악성 댓글…"게시판 운영자도 책임"

<앵커>

지난달, 한 대학생이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악성 댓글에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숨진 학생이 쓴 글에는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는 익명 댓글까지 달려있었는데, 커뮤니티 운영자와 대학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여자대학교에 다니던 A 씨는 우울증을 앓으며 겪는 자신의 어려움을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학내 게시판에 올려 왔습니다.

그런데 위로가 아닌 차가운 댓글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익명 게시판은 A 씨를 조롱하고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부추기는 글로 가득 찼습니다.

2년 넘게 악성 댓글에 시달리던 A 씨는 지난달 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A 씨 어머니 : 우리 아이가 마음이 아픈 아이인데, 벼랑 끝에서 정말 간당간당 살아 있는 애를 밀어버린 거죠. 죽으라고.]

유서

A 씨는 유서에 "악플에 많이 괴로웠다"며 "가해자들을 처벌해달라"고 적었습니다.

유족들이 악의적인 댓글을 단 이용자들을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수사는 쉽지 않습니다.

익명 공간이라 게시자 특정이 어렵고 영장을 받아 IP를 추적한다 해도 앱에서 탈퇴하면 신원 확인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에브리타임은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에브리타임 악플 사망사건 공동 기자회견 : '막말 금지' 등의 금지 행위 목록을 규정해놓고 있지만, 이를 위반할 경우 별다른 구속력 있는 조치가 없어 사실상 효용성이 없습니다.]

학교 측도 학생들만 가입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이유로 진상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A 씨 어머니 : 저희 아이는 이제 갔지만, 익명이라는 이름 뒤에서 수많은 악마의 역할들을 하고 있는, 함부로 정말 말을 하고 있는, 그런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야 하잖아요.]

(영상취재 : 주용진·양현철,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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