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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 때 '살인의 추억' 34년 만에 증언한 이춘재…"왜 그랬나 모르겠다"

22살 때 '살인의 추억' 34년 만에 증언한 이춘재…"왜 그랬나 모르겠다"
▲ 법원 도착한 이춘재 탑승 추정 호송차

'진범논란'을 빚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재판의 증인으로 나선 이춘재(56)가 오늘(2일) 오후 법정에서 대중 앞에 나와 입을 열었습니다.

오늘 오후 수원지법 형사 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사건 재심 재판에서 이춘재는 증인 신분으로 교도관들에 이끌려 피고인 대기실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증인 선서를 마친 이춘재는 자리에 앉아 사건 당시에 대한 진술을 이어갔습니다.

14건에 이르는 살인과 30여 건에 달하는 성범죄를 모두 스스로 저질렀다는 진술을 했습니다.

"사건이 세상이 알려진 뒤에 남은 가족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몰랐다"며 담담한 목소리를 유지했습니다.

왜 그런 사건을 저지르게 됐느냐는 물음에는 "지금 생각해도 당시에 왜 그런 생활을 했는지 정확하게 답을 못하겠다"며 "계획을 하고 준비를 해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사유인지는 모르고 당시 상황에 맞춰 (살인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건 피해자들에게는 "저의 사건에 관계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반성하고 있고, 그런 마음에서 자백했다. 하루 속히 마음의 안정을 찾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반성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 씨는 피고인석에 앉아 증인석에서 진술하는 이춘재의 모습을 내내 지켜봤습니다.

이춘재는 피고 측 변호인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는 동안에도 한 번도 피고 측으로 눈길을 주지 않은 채 정면만 응시했습니다.

오늘 재판은 88석 규모의 대법정과 같은 규모의 중계 법정에서 동시에 공개됐습니다.

좌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원칙을 적용해 좌석이 절반만 운영됐으며, 이춘재의 모습을 보려는 취재진과 방청객이 몰려 준비된 방청권은 모두 동이 났습니다.

윤 씨의 가족들과 수사를 진행해온 검찰 및 경찰 관계자들도 법정을 찾아 수의를 입은 이춘재의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 모(당시 13·중학생) 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입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 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습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9월 이번 논란의 결정적 증거인 현장 체모가 30년의 세월이 흐른 탓에 DNA가 손상돼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이 나오자 이춘재를 직접 법정에 부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춘재가 증인의 지위에 불과하다며 촬영을 불허해 언론의 사진·영상 촬영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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