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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잠겼던 '아픈 역사'…서삼릉 태실, 일반에 공개

<앵커>

오랜 세월 굳게 잠겨 있던 고양시 서삼릉의 태실 묘역이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서쌍교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가을이 깊어가는 울창한 숲속에 한 무리의 탐방객들이 나타났습니다.

고양시 서삼릉 내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은 태실을 탐방하려는 이들입니다.

태실은 조선 왕실에서 자손의 탯줄을 항아리에 담아 묻었던 석실을 말합니다.

태조 이성계에서부터 세종대왕, 마지막 순종 황제까지 왕과 황제, 왕실 가족들의 태실 54기가 모여 있습니다.

검은색 오석비군은 왕과 황제, 황태자의 태실이고 밝은색 화강석비군은 왕실 가족들의 태실입니다.

탐방객들은 태실에 얽힌 해설사의 재미난 설명에 푹 빠져듭니다.

[이정미/탐방객 (인천시) : 처음으로 개방한다더라 하기에, 신청해서 왔거든요. 와보니까 좀 아픈 역사가 있더라고요.]

아픈 역사란 조선의 정통성을 말살하려던 일제가 전국 명산에 흩어져 있던 왕실 태실을 도굴하다시피 파헤치고 이곳에 한꺼번에 안치한 것을 말합니다.

1929년쯤의 일입니다.

비석 뒷면에는 일본의 연호를 삭제한 흔적이 있습니다.

태실 권역 6만 7천여㎡ 숲속에는 태실비석군 외에 왕자·왕녀 묘, 빈·귀인 묘, 희묘 등 44기의 묘지도 봉안돼 있습니다.

그동안 굳게 닫혀있던 태실 권역이 지난 16일부터 일반에 개방됐습니다.

25년 전부터 서삼릉 되살리기 운동을 벌여온 민간단체의 노력이 깔려 있습니다.

[김성호/서삼릉복원추진위원회 공동대표 : 이번에 개방이 되는 경사를 맞았죠. 이건 시작이고요, 서삼릉 전체가 개방되는 그런 길로 나가야 되지 않나.]

서삼릉 태실 권역 관람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하루 세 차례, 한 번에 20명씩 진행됩니다.

문화재청 조선왕릉 홈페이지를 통해 관람 신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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