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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또 확진 나온 中 "코로나, 해외 유입 가능성"

중국 본토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또 발생했습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하루 동안 4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중 20명은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이고 22명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발생했다고 28일 밝혔습니다. 중국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14일 산둥성 칭다오시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지 13일 만입니다.

신장위구르 주민들이 줄지어 코로나19 핵산검사를 받는 모습

● 신장 지역 무증상 감염자 급증…감염 원인은 '오리무중'

이번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확진자들은 카슈가르의 수푸현에서 나왔습니다. 22명 모두 무증상 감염자가 확진자로 바뀐 사례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오더라도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없으면 확진자가 아닌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합니다. 중국 보건당국의 발표대로라면 이 22명은 처음에는 증상이 없었다가 뒤늦게 증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중국 보건당국은 '신속한 대응 조치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온다'고 오히려 자부합니다. "코로나19 환자는 통상 증상이 나타나기 며칠 전 양성 반응을 보일 수 있는데, 현지 대응이 신속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추적해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무증상 감염자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입니다. 이번 카슈가르 지역의 경우 24일 무증상 감염자 1명이 처음 발견된 뒤, 25일 138명, 26일 164명으로 무증상 감염자의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27일에는 일부 무증상 감염자가 확진자로 바뀌고, 동시에 다른 무증상 감염자가 새로 나오면서 확진자 22명, 무증상 감염자 161명으로 집계됐다고 현지 보건당국은 밝혔습니다.

신장위구르 위생건강위원회 28일 발표 자료. 27일까지 확진자 22명, 무증상 감염자 161명이 발생했다고 돼 있다.

중국 보건당국의 설명을 빌리면, 양성 반응을 보인 뒤 며칠 뒤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무증상 감염자 가운데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습니다. 2차, 3차 확산 우려도 있습니다. 더욱이 아직 이 지역의 첫 무증상 감염자가 어떻게 나왔는지, 이른바 '0번 환자'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 중국 당국, 코로나 확산 책임 물어 '줄징계'

중국 보건당국은 무증상 감염자의 수가 급증한 원인 중의 하나로 자신들의 '놀라울 만한' 검사 속도를 꼽습니다. 신장위구르 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까지 카슈가르 지구 인구 474만 명 전부에 대한 핵산검사를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24일 첫 감염자가 나왔으니, 사흘 만에 474만 명을 모두 검사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중국 보건당국은 산둥성 칭다오시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도 닷새 만에 1천100만 명 전수검사를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 참고로 1월 3일 이후 10월 27일까지 한국의 핵산검사자 수는 258만 명입니다.

중국 지도부의 입장은 난처해졌습니다. 앞서 중국은 9월 8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유공자 표창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어 사실상 코로나 종식 선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산둥성 칭다오시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고 이번에 또 신장위구르 카슈가르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코로나 종식 선언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징계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중국 당국은 앞서 칭다오시에서 발병한 원인을 '병원 관리 부실'로 결론지었습니다. 칭다오시의 집단감염이 한 흉부과병원에서 시작됐는데, 이 병원은 해외에서 유입된 코로나 환자들을 치료하던 곳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감염자들이 해외에서 온 환자들과 같은 컴퓨터단층촬영(CT)실을 사용했으며, 이 CT실의 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감염됐다는 게 중국 보건당국의 설명입니다. 중국 당국은 방역 부실 책임을 물어 칭다오시 위생건강위원회 주임을 정직 처분했고 이 병원의 원장을 즉각 해임했습니다. 신장위구르 카슈가르 지역의 확산 원인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에도 '줄징계'가 뒤이을 수 있습니다.

● 중국, '코로나 발병 원인' 다른 나라에 떠넘기나

다른 한편으로 중국 당국은 코로나19의 최초 발병 원인을 규명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28일 베이징시 질병통제센터와 칭화대, 베이징대 등의 공동 연구논문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공동 연구논문에 실린 그림. 신파디 시장의 한 수산물 판매 상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는 증거로 제시됐다. (사진=신경보)

이 논문은 지난 6월 베이징 집단 확산을 야기한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의 코로나19 발병 원인이 '콜드체인(냉장 유통) 식품'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당시 베이징의 확진자들이 모두 신파디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었으며, 특정 구역의 수입 수산물 판매 상점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발원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논문은 이어, 72개의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를 획득해 분석한 결과 8개의 돌연변이가 발견됐고, 이 가운데 7개 돌연변이는 유럽에서 발견된 것과 일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신파디시장의 바이러스는 해외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 보도.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발생 배후에 콜드체인(냉장 유통) 수입품이 있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고 제목을 뽑았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 발 더 나갔습니다. 지난주 중국 보건당국이 냉동 대구 포장지에서 살아있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최초로 검출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전문가를 인용해 "이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인간의 것과 일치한다면, 이 바이러스가 박쥐나 천산갑이 아닌 수산물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라는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의도가 다분히 읽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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