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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하셨네요" 찰나의 표정이 당신을 증언한다

"거짓말 하셨네요" 찰나의 표정이 당신을 증언한다

장훈경 기자 rock@sbs.co.kr

작성 2020.10.27 21:06 수정 2020.10.27 21:4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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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나 드라마에서 경찰이 거짓말 탐지기 쓰는 거, 아마 보셨을 겁니다. 사람 몸에 여러 센서를 붙인 뒤에 그 사람이 대답할 때 맥박이라든지 호흡, 피부의 변화 같은 걸 분석해서 거짓말인지 아닌지 가려내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돈도 꽤 많이 들고 방식도 복잡한 편입니다. 그래서 경찰이 얼굴 영상만으로 거짓말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는 기법을 수사에 활용하는 걸 검토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장훈경 기자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서울지방경찰청 거짓말 탐지실입니다.

재판에서 증거 능력이 인정되지는 않지만 정황 증거 확보 차원에서 서울 경찰에서만 매년 1천5백 건 넘게 검사가 이뤄집니다.

피부와 말초신경 반응, 가슴과 복부 호흡, 심혈관 상태까지 다양한 변수를 측정해 정확도는 90%를 훌쩍 넘습니다.

기자가 3, 4, 5 세 가지 숫자 가운데 5를 몰래 적어서 보관한 뒤 직접 거짓말 탐지기로 실험해봤습니다.

[이재석/서울경찰청 거짓말 탐지팀장 : 당신은 조금 전에 5번 썼습니까? (아니요.) 당신은 조금 전에 3번 썼습니까? (아니요.)]

모든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했는데 검사자는 측정을 마치자마자 정확히 답을 맞힙니다.

[얘기해요? 몇 번 썼는지? 내가 얘기하느냐고요. (아세요?) 5번 쓰지 않았어요? (신기하다.)]

5번이 아니라고 대답할 때 피부에 흐르는 전류 반응이 크게 나타났는데 이를 통해 거짓말임을 밝혀낸 겁니다.

이번에는 신체에 아무것도 붙이지 않고 오직 얼굴 영상 촬영만으로 거짓말을 탐지하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수, 목, 금요일 중 하나 쓰신 거예요, 그죠?]

몰래 적은 건 금요일, 얼굴 움직임만으로 거짓을 판별합니다.

[거짓말 탐지 분석용 영상 : 당신은 조금 전에 목요일을 썼습니까? (아니요.) 당신은 조금 전에 금요일을 썼습니까? (아니요.)]

에너지 대사, 민감도, 흥분도 등을 미세한 움직임만으로 분석해내는데 금요일을 적었다는 걸 금세 맞춥니다.

[최진관/영상 분석 업체 대표 : 민감도도 (평상시 상태인) 점선보다 높게 나와 있고 흥분도도 이 셋 중에 제일 높기 때문에 저희들은 금요일을 거짓 징후로 판단하겠습니다.]

경찰은 기존 거짓말 탐지기와 영상 분석 거짓말 탐지기를 함께 사용하면 정황 증거를 수집하거나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재석/서울경찰청 거짓말 탐지팀장 : 접촉의 불안감이나 불쾌감이나 이런 면에서 굉장히 유용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존 (거짓말 탐지기와) 비교를 하는데 (일치율이) 90% 이상은 되는 걸로….]

경찰은 일선 경찰서에서도 영상 거짓말 탐지를 수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확대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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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보신 그 실험에 직접 참여했던 장훈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리포트 보니까 참 신기한데 이것도 아직 증거 능력으로는 공식 인정이 안 되는 거죠?

[장훈경 기자 : 네, 맞습니다. 대법원에서는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수사에 이제 참고 자료로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Q. 그러면 수사 말고 다른 데는 어디에 쓸 수 있나요?

[장훈경 기자 : 네, 보안 분야 특히 CCTV를 분석하는데 이미 시범적으로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데요, 영상 보시면서 같이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16년 4월 서울 관악경찰서 CCTV를 영상 분석 프로그램에 입력했는데요, 녹색으로 표시되는 다른 사람과 달리 저 여성, 쇼핑백을 든 30대 여성이 빨갛게 표시가 됩니다. 미세한 움직임 분석 결과 민감하고, 흥분했고, 공격성이 높게 측정된다는 뜻인데요. 실제 이 여성은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경찰관 4명에게 미리 준비해간 황산을 뿌렸습니다.]

Q. 저걸로만 미리 알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한데, 잘 쓰면 효과적일 것 같기도 하지만 반대로 좀 인권 침해 우려도 있을 것 같아요.

[장훈경 기자 : 물론 이 영상 분석 기술만으로 시민들의 신체 자유를 침해하거나 제한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다만 이런 공항이나 항구처럼 늘 테러에 대비해야 하는 곳에서는 기존의 대응 태세를 보완하는 선에서 검토를 해 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이미 해외에서는 실제로 이 기술을 도입해서 쓰고 있는데 영상 또 함께 보시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중국 광저우 공항에 설치된 CCTV 분석 프로그램입니다. 2017년 4월인데 다른 사람들과 달리 빨갛게 표시가 됐는데 의심도가 90 정도로 높았습니다. 실제 이 남성은 미화 10만 달러를 소지하고 불법으로 입국하려다 적발됐습니다. 또 이 영상은 말레이시아 항구 세관인데요.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남성의 의심도가 64를 넘어서 붉은빛으로 변합니다. 실제 잡아보니까 우리나라 등 위조 여권을 만들어 사용해온 남성이었습니다. 인권 침해 우려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실제 쓰이고 있지는 않은데 우범지대처럼 이런 곳에서는 아주 제한적으로 사용을 검토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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