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얼굴 찢어진 '묻지마 폭행'…그냥 풀어준 경찰의 변

<앵커>

경남 하동에서 자신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한 남성이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묻지 마 폭행이 끊이지 않으면서 경찰은 특별단속까지 벌이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의 처리는 그런 엄정 대응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3일 오후 4시 40분 경남 하동 읍내, 34살 박 모 씨가 여성들을 계속 쳐다보면서 지나갑니다.

[피해자 : 왜요?]

잠시 뒤 한 여성에게 되돌아오더니 갑자기 뺨을 때립니다.

[피해자 : 멀리서부터 걸어오시면서 '뭘 꼬라보노', '뭘 쳐다보노' 계속 그런 말을 해가지고. 저를 쳐다보고 말하길래 '저요?' 하니까, 돌아와서 바로 오른쪽 뺨을 때리고.]

피해 여성은 지인에게 경찰 신고를 부탁하고 뒤따라갔는데, 박 씨는 여성을 다시 때리고 넘어뜨린 뒤 발로 걷어찼습니다.

주변 행인이 말리면서 폭행은 멈췄지만, 피해 여성은 얼굴이 찢어지고 뇌진탕과 광대뼈 골절까지 의심되는 상황.

경찰 조사에서 일용직 노동자인 박 씨는 술을 마시고 후배를 훈계하는데 여성이 쳐다봐서 폭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별다른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고, 상해 혐의로 입건된 박 씨를 체포하지도 않았습니다.

박 씨가 자진 출석했고 긴급체포할 정도로 피해가 크지 않다며 황당한 이유까지 댔습니다.

[경찰 관계자 : 우리가 아는 사람이고. (뭘 안다고요?) 안면이 있는 사람입니다. (어떻게요?) 하동읍이 좁거든요, 너무 좁기 때문에 안면 다 있죠.]

앞서 경찰청은 '묻지 마 폭행'에 엄정 대응하겠다며 전담수사팀을 만들어 이번 달까지 특별단속을 하고 적극적인 피해자 지원 활동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