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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소리하며 "머리 박아"…공무원 가혹행위 포착

<앵커>

경기도의 한 시청에서 벌어진 일이 저희한테 제보로 들어왔습니다. 식당의 CCTV인데, 남자가 갑자기 머리를 바닥에 박습니다. 머리를 박은 남자는 사회복무요원이고, 앉아서 그렇게 하라고 지시를 내린 사람은 이 요원 관리하는 시청 공무원입니다. 기강 세우려고 그랬다는데, 요원들 이야기는 전혀 다릅니다.

오늘(25일) 제보가 왔습니다, 현장에 홍영재 기자가 나가봤습니다.

<기자>

지난 6월 경기도의 한 식당.

검은색 옷차림 남성이 인사하며 들어옵니다.

맞은편 남성이 고갯짓하자 곧바로 머리를 땅에 박고 뒷짐을 집니다.

군에서도 가혹행위로 분류돼 금지된 이른바 '원산폭격'입니다.

식당 안 다른 손님도 있었지만 가혹 행위는 수차례 이어집니다.

가혹행위를 당한 사람은 시청 사회복무요원, 맞은편 남성은 이들을 담당하는 시청 공무원 A 씨입니다.

[피해 사회복무요원 : '너도 한 잔 먹을래?' 이래서 '저 안 먹을래요' 이랬더니 그러면 머리 박으라고. 그래서 머리 박고.]

사회복무요원 기강잡는 공무원
사회복무요원 기강잡는 공무원

이어진 2차 식사 자리에서도 A 씨는 이미 복무를 마친 요원까지 전 현직 사회복무요원 10여 명을 불러 모았습니다.

[식당 관계자 : 거의 다 머리 박기를 하는 것 같더라고요. 열 몇 명이 전체가 다 돌아가면서. 욕도 막말도 좀 하고. 쌍소리도 많이 하고.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저런 행동을 할까' 싶어서 나도 걱정스러웠어요.]

A 씨는 막말도 일삼았습니다.

[야, ○○야. 머리 박는 거 어렵니? (아니요). 아니 그러니까 머리 박는 게 어려워? 야, 형이랑 맞짱 한 번 뜰래? 내가 권투 선수였었고. 나 너 때리고 싶은데?]

사회복무요원들은 폭행, 강요 등 혐의로 A 씨를 고소했고, 경찰은 지난달 A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A 씨는 취재진에 "평소 근무기강이 해이하고 규정 위반 사례가 많아 여러 차례 주의를 줬다"며 "얼차려를 강요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가혹행위임을 인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년간 병무청에 접수된 사회복무요원들에 대한 갑질 신고는 46건, 비인격적 대우를 신고한 사례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충언/직장갑질 119 변호사 : (사회복무요원이) 해야 하는 일이 특정되지 않다 보니 시키는 일에서 나오는 대우가 실제 직장생활에서 나오는 대우까지 이어져서 하대를 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병무청과 소속기관이 갑질과 가혹행위 신고를 받고 있다지만, 과거에 매인 그릇된 인식이 병역 환경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김준희, CG : 정현정·정회윤,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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