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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뒤집기 어려워 풀어준 느낌"…진범 자백했지만

'삼례 나라슈퍼 사건' 진범 중 한 명, SBS와 인터뷰

<앵커>

1999년 전북 삼례에 있는 한 슈퍼마켓에 3인조 강도가 드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지적장애인들이 17년이 지나서야 무죄가 밝혀진 대표적인 재심 사건인데요, 실제 진범 중 한 명이 저희 SBS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왜,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소환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1999년 2월 6일 새벽 강도 3명이 전북 완주군 삼례읍 한 슈퍼에서 할머니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진범대신 옥살이한 강인구씨 사건

경찰은 얼마 뒤 용의자 3명을 붙잡았습니다.

그중에는 미성년자에 지적장애까지 있는 강인구 씨도 포함됐습니다.

조사 과정은 의문투성이였습니다.

진술서는 조작에 가까웠고 현장 검증도 겁박 속에 이뤄졌습니다.

[현장 검증 당시 경찰 : 네가 자연스럽게 해봐. 네가 했던 대로 그대로. 000은 탤런트 되긴 틀렸구먼.]

강 씨 등은 법정에서 구타로 허위 자백했다고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3년에서 6년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강인구/피해자 (4년 복역) : 시키는 데로만 했어요. 어떻게 할지 모르니깐, 이 집(나라슈퍼)도 처음 가본 거예요. (그전엔 나라슈퍼 간 적 없으세요?) 네 없어요.]

더 어이없는 것은 당시 부산에서 붙잡힌 3인조 강도가 삼례 사건 진범이라고 자백했지만, 무혐의로 풀려났다는 것입니다.

진범 중 한 명이 SBS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삼례 나라슈퍼 사건 진범 : 저는 1999년 2월초 전주 삼례 나라슈퍼 할머니 강도 치사사건의 진범입니다.]

수사기관이 자신들을 풀어준 이유를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삼례 나라슈퍼 사건 진범 : 자기들(수사기관)이 잘못한 것을 뒤집기 어려웠겠죠. 어쩔 수 없이 너희 풀어준다 이런 느낌이랄까?]

속죄하는 마음에서 용기를 내 인터뷰에 응했다고 했습니다.

[삼례 나라슈퍼 사건 진범 : 내가 아는 진실만큼 이야기하고자 나온 거죠. 지금도 할머니 누워 있던 게 마지막으로 보이니깐요.]

진범이 나타났는데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강 씨 등은 재심 끝에 지난 2016년 17년 만에 누명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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