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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살인자가 되어야 했나"…'그것이 알고 싶다', 무고한 죄수들의 이야기

"그들은 왜 살인자가 되어야 했나"…'그것이 알고 싶다', 무고한 죄수들의 이야기

SBS 뉴스

작성 2020.10.23 22:47 수정 2020.10.24 15:5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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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그들은 왜 살인자가 되어야 했나"…그것이 알고 싶다, 무고한 죄수들의 이야기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창사 30주년 특집 3부작 중 1부 '죄수의 기억: 그들은 거기 없었다'를 선보인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24일 방송부터 3주간 '세상은 나아지는가' 3부작 방송을 시작한다. 1부 '죄수의 기억; 그들은 거기 없었다' 편에서는 무고한 죄수들의 이야기를 꺼낸다.

살인, 강도, 납치, 강간, 과실치사, 강도치사.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같고도 다른 살인을 저지른 후 검거돼 이미 처벌받은 이들의 죄목이다. 이 잔혹한 살인사건들은 그때마다 사람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고, 사건의 범인들은 짧게는 230여 일에서 길게는 21년간 각각 복역 후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6인의 살인자들은 "나는 왜 살인자가 되어야 했나?"라고 되물으며 저마다 다른 이유로 미처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그들은 왜 자신의 범행을, 스스로 자백했을까?"라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질문 역시 시작됐다.

그 질문을 쫓던 제작진은 자신을 해당 살인사건의 '진범'이라 주장하는 한 사람과 마주했다. 말 그대로 실제 피해자를 살해한 범인 배 모 씨였다. 오랜 침묵 끝에, 진범 배 씨는 수사기관도 완벽히 풀지 못했던 '그날'의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999년 2월 일어난, 전주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의 진범이었다.

진범 배 씨의 자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사건 후 수사기관에서도 제작진에게 건넨 증언과 꼭 닮은 자백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진범의 자백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은 그를 처벌하지 않고 풀어줬다. 이미 진범의 자리에는 '3인조 범인'이 앉아있었기 때문. 그 3인조는 진범을 대신하는 듯 처벌을 받았다.

진범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의 전개는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조용히 잊혀 갔지만 그 모든 빚은 오늘까지도 진범의 가슴속에 남았다. 그는 그래서 다시 한번 더 용기 내 증언하기로 했다.

여전히 진범 배 씨와 같은 '진범'은 처벌받지 않은 채, 세상 어딘가를 활보하고 있다. 춘천 여아 살인사건부터, 엄궁동 2인조 살인사건, 그리고 수원 노숙소녀 살인사건까지 '진범'을 대신해서 '죄수'가 되어야 했던 이들이 처벌받았기 때문이다.

무고한 이들을 '죄수'로 만들어 낸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조그마한 만화방 주인, 시각 장애인, 그리고 가출청소년까지, 복역 후 카메라 앞에 다시 앉은 '죄수'들은 사법 시스템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아직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이들은 무엇도 충분히 가지지 못한 스스로를 탓하며 세월을 보냈다. 수사기관이 진술을 조작했고, 증거를 왜곡했음에도 판결은 이를 바로잡지 못했다고 했다.

대기업 회장의 부인으로 소위 '사모님'으로 불렸던 그는 당시 감형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 2013년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통해 그가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6년간 무려 38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호화 병동 생활을 이어갔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당시 '사모님'의 호화 병동생활을 도왔던 이들은 과연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을지 알아봤다.

2020년 현재에도 제2, 제3의 '사모님'들이 사법 체계를 교묘하게 피해 가고 있지는 않을까.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없는 죄수들과, 없어도 될 곳에 갇힌 죄수들 간의 간극은 그간 국민들의 사법 불신을 키워왔다. 자본과 권력을 가진 이들의 '조작'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첨예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사법시스템을 교묘히 이용하는 사람들과 그 과정에서 희생당하는 사람들의 불균형은 지금 대한민국의 숙제로 남아버렸다.

최초로 공개될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 진범과의 인터뷰와 함께, 춘천 여아 살해사건, 엄궁동 2인조 살인사건, 수원 노숙 소녀 사건 등 무고한 죄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 회복의 방향을 시청자와 함께 고민할 '그것이 알고 싶다'의 SBS 창사 30주년 특집 3부작 중 1부 '죄수의 기억; 그들은 거기 없었다'는 오는 24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SBS 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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