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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 맞고 멱살 잡히는 직원들…송환 대기실서 무슨 일?

<앵커>

인천공항에는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한 외국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머무는 송환 대기실이 있습니다. 송환 대상 외국인을 관리하는 직원들도 있는데, 폭력이 벌어지거나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는 없는 처지입니다.

왜 그런지,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9월 인천공항 터미널, 한 남성이 속옷 차림으로 앉아 있습니다.

공항 송환대기실

일본에서 입국이 거부돼 본국으로 환송 중이던 30대 외국인인데, 가방에서는 신경안정제와 수면유도제가 발견됐습니다.

공항 면세구역 안 환승 호텔로 보냈지만 밤새 난동을 부려 공항 송환 대기실 직원 3명이 붙어 진정시켰는데,

[인천공항 송환 대기실 직원 : 갑자기 승객이 일어나서 벽시계를 깨더라고요, 딱 점프를 해서. 벽시계로 자해하고. 말리는 과정 중에 같이 구르면서 저도 모서리에다 부딪혀가지고 목이 긁히고.]

다음날 오후 병적인 흥분 상태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송환 대기실 직원 3명은 감금치상 혐의로 검찰에 넘겨져 1년 넘게 수사를 받고 있는데, 자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한국에 왔지만 입국을 허가받지 못한 외국인들이 본국행 항공편에 타기 전까지 머무르는 송환 대기실은 인천공항을 비롯해 전국 9개 공항과 항만에 있습니다.

지난해에만 5만 5천 명 넘게 대기실을 이용했는데 정작 이곳 직원들은 공항공사도, 출입국 당국도 아닌 항공사의 하청업체 소속입니다.

항공사 운영위원회가 용역업체에 맡겨 운영하는 기형적인 구조 때문에 폭력 사태나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권한도 없는 민간 용역 직원들이 모든 책임을 떠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직원들은 승객에게 떠밀려 넘어지고, 뺨을 맞고, 멱살을 잡히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인천공항 송환 대기실 직원 : 마땅히 대응할만한 수단이 솔직히 없습니다. 승객들은 계속 저희한테 폭력하고 욕설하고 시비 걸고 저희는 민간인이기 때문에 (충돌을) 피해야 하고.]

[박영순/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국토교통위) :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송환 대기실을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책임지고 송환 대기실을 운영하고, 공무직으로 전환해서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인천공항 송환 대기실을 찾아 현장 점검을 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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