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미국 소행성 탐사선, 2년 준비 끝에 모레 샘플 채취 시도

미국 소행성 탐사선, 2년 준비 끝에 모레 샘플 채취 시도
▲ 오시리스-렉스 로봇팔 끝에 달리 샘플채취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2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2년 가까운 준비작업을 끝내고 마침내 소행성 '베누'(Bnnnu) 표면에서 토양 및 자갈 샘플 채취를 시도합니다.

밴 크기의 오시리스-렉스는 베누 표면에 완전히 착륙하지 않고 3.4m 길이의 로봇팔을 뻗어 베누 표면에 10초가 닿은 상태로 샘플을 채취하고 곧바로 고도를 높이게 되는데, 공식적으로는 '접지이륙'(TAG·Touch and Go)으로 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최소 60g 이상의 베누의 표면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게 됩니다.

첫 시도에서 표면 접지에 실패하거나 충분한 양의 샘플이 확보하지 못하면 두 번 더 시도할 수 있습니다.

베누는 지름이 약 492m에 달하는 탄소질 소행성으로 약 45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고 채 1천만 년이 안 돼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소행성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이 거의 변형되지 않고 그대로 간직된 '타임캡슐'로 여겨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태양계 형성과 생명의 기원에 관해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에서 약 3억3천230만㎞ 떨어져 있는 베누는 6년마다 지구 근처를 지나가는데, 2175년과 2195년에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2천700분의 1에 달하는 잠재적 위험 천체로 분류돼 있습니다.

오시리스-렉스는 지난 2018년 12월 3일 베누 상공에 도착해 베누 궤도를 돌며 정밀 지도를 제작하고 착륙지를 선정하는 등 샘플 채취 준비작업을 해왔습니다.

탐사선은 이날 오전 3시 직전 반동추진엔진을 가동해 베누 0.75㎞ 상공의 궤도에서 벗어나 샘플 채취 목표지로 선정된 '나이팅게일'을 향해 서서히 하강하게 됩니다.

오시리스-렉스 상상도

오시리스-렉스에는 샘플 채취지역 내 큰 바위나 경사지 등 위험물을 나타내는 상세한 지도가 입력돼 있는데, 접지 직전 카메라에 포착된 지형을 위험물 지도와 비교해 안전하지 않은 곳에 내릴 위험이 있을 때는 자동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약 4시간여에 걸친 하강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오전 7시 12분쯤 접지해 로봇팔 끝에 장착된 샘플 채취기(TAGSAM)를 가동하고 샘플 채취를 시도하게 됩니다.

접지가 확인되자마자 3개의 질소가스탄 중 하나를 발사해 표면 물질을 날려 올리고 샘플 채취기가 이를 진공청소기처럼 흡입합니다.

샘플 채취기는 고운 물질을 모으게 고안됐지만, 최대 약 2㎝ 크기 물질도 흡입할 수 있습니다.

오시리스-렉스는 이 과정을 단 10초 만에 끝나고 곧바로 이륙하게 됩니다.

탐사선 운영팀은 이후 샘플 채취 영상 분석과 샘플 채취기 무게 측정 등을 통해 충분한 양이 제대로 확보됐는지를 분석하며, 샘플 최저 목표치인 60g을 확보하지 못하면 탐사선 상태 등을 고려해 나머지 두 개의 질소가스탄을 활용해 샘플 확보에 다시 나서게 됩니다.

샘플 채취기는 150g 이상의 샘플을 채취할 수 있게 만들어졌으며 최대 1.8㎏까지도 가능해 최저 목표치를 맞출 수 있는 가능성이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시리스-렉스 미션 연구 책임자인 단테 로레타 애리조나대학 교수는 "가장 가능성이 큰 결과는 베누에 접지해 필요량 이상의 많은 샘플을 갖고 나오는 것"이라면서도 "베누는 우리에게 이미 많은 커브볼을 던졌으며, 차선책으로 '오스프리'에 대한 샘플 채취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도 이런 연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베누는 당초 1인치(2.54㎝) 미만의 퍼석퍼석한 물질로 된 레골리스(Regolith)로 덮여 부드러운 표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근접 관측에서는 자갈과 바위가 깔려 있어 당초 예상보다 샘플 채취 과정이 훨씬 더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NASA는 오시리스-렉스가 차량 약 100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공간에서 비행할 수 있게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차량 5대 공간에서 안전한 곳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베누의 샘플이 충분히 확보된 것으로 판단되면 용기에 담아 밀봉하게 되며, 오시리스-렉스호는 내년 초 지구로 귀환 비행을 시작해 2023년 9월 24일 유타주 사막에 샘플 용기를 떨어뜨리게 됩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지난해 4월 지구에서 약 3억4천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서 금속탄환으로 인공 웅덩이를 만든 뒤 샘플을 채취해 귀환 중입니다.

하야부사2는 올해 12월 6일 샘플이 담긴 용기를 호주 오지에 떨어뜨리고 새로운 소행성 '1998 KY26' 탐사 임무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지난 2003년에 발사한 하야부사1도 소행성 이토카와에 착륙했다가 통신이 두절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으나 2010년 미립자 1천500개가 담긴 샘플을 지구에 가져온 바 있습니다.

(사진=NASA/Goddard Space Flight Center 제공,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