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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포자 협박한 디지털 장의사, 그 뒤엔 경찰 있었다

<앵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유명해진 한 디지털 장의업체 대표 박 모 씨가 오히려 음란물 유포자들을 협박해서 합의금을 받아낸 혐의로 최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직 경찰과 공모해 함께 기소된 사실이 저희 S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온라인에 떠도는 성범죄 피해 영상 등을 돈을 받고 삭제해주는 일명 디지털 장의사 박 모 씨.

그런데 박 씨는 의뢰인의 흔적을 지워주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피해 영상을 유포한 이들을 추적해 합의금을 내라고 협박하고, 470만 원을 받아낸 혐의로 지난 6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박 씨와 함께 한 지방 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소속이던 A 경사도 공범으로 기소한 사실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두 사람은 고교, 대학 동창 사이인데, A 경사는 친구인 박 씨 의뢰를 받아 성 착취물 관련 수사를 여러 건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 박 씨와 유착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불법 영상물 유포자에게 합의를 권유하며 박 씨 측 변호사 연락처를 전달하거나, 박 씨 요구로 유포자의 전과 여부를 조회해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박 씨 측과 합의가 진척되지 않는 유포자를 소환 통보한 정황도 검찰이 확인했습니다.

2016년에는 박 씨의 경쟁 업체를 수사한 뒤 박 씨에게 1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는데, A 경사는 "범죄 혐의를 포착해 진행한 정상적인 수사였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A 경사 : (공모를 전혀 안 하셨다고 말씀하시는데…) …….]

경찰은 "A 경사를 지구대로 전보 조치했으며 재판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서 향후 재판에서 두 사람의 공모 여부를 입증하는 게 쟁점이 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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