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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판다①] 헌금 사라져도, 목사엔 토 달 수 없었다

[끝까지 판다①] 헌금 사라져도, 목사엔 토 달 수 없었다

이대욱 기자 idwook@sbs.co.kr

작성 2020.10.15 20:56 수정 2020.10.15 22:0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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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는 어제(14일) 이 시간에 무자격 목사를 양산하는 몇몇 신학대학원들의 문제와 또 일단 목사가 되고 나면 큰 문제를 일으켜도 계속 지위를 유지하는 실태를 전해 드렸습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가르침보다는 돈과 권력을 좇는 일부 길 잃은 목사님들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끝까지 판다, 먼저 이대욱 기자입니다.

<기자>

험한 말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이는 사람들, 목사들입니다.

[돈 20억 쓴 거 다 알아. 가만히 있어.]

[2011년 한기총 돈선거 폭로 목사 : 해마다 한기총 투표 철이 되면 20억 원에서 40억 원의 돈이 뿌려진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2011년 한기총 돈선거 폭로 목사 : 부끄럽게도 제가 ○○○목사님 돈 받아서 제가 뿌렸죠.]

지난 2011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직후 모습입니다.

10억 원 쓰면 당선되고 5억 원 쓰면 떨어진다는 '10당 5락'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였는데, 폭로와 몸싸움·고소고발전으로 얼룩졌습니다.

돈 있는 목사들이 이렇게까지 대표회장이 되려 하는 것은 당시 한기총의 위상 때문이었습니다.

개신교계 대표로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과 교류하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는데, 당시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조찬 기도회에서 대통령 무릎을 꿇리고 기도하게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부 목사들의 욕심은 한기총을 급격한 쇠락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최대 교회협의체였지만 그 뒤 주요 교단과 기독교 단체들이 대거 탈퇴했고, 지금은 전체 교인의 3%만 소속된 군소단체로 전락했습니다.

대형교회들의 세습, 돈 문제 등과 맞물려 한기총의 쇠락은 한국 개신교의 위기를 상징합니다.

[배덕만/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교수 : 1990년대 말부터 한국교회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 길을 잃었다. 그때 교회가 세습을 하기 시작합니다. 대형교회들부터. 그다음에 목회자들이 성 문제, 배임과 횡령 문제로 방송에 나오기 시작했고.]

서울의 이 교회는 최근 몇 년 새 교인 수가 1/3로 줄었습니다.

담임목사의 전횡 때문입니다.

교인들이 문제를 제기해 회계 감사를 벌였는데, 미심쩍은 돈 문제가 속속 드러났습니다.

[서울 ○○교회 집사 : 5년 동안 이월된 목적 헌금 잔액이 총 3억 5천인가 그래요. (그런데 돈이) 없어요. 그냥 돈이 없어요.]

목사의 권위적인 태도는 갈등을 더 키웠습니다.

[서울 ○○교회 집사 : 내가 당신들의 영적인 아버지다. 그러다 보니 매년 설날 전 성도들이 세배를 드려요. (연세 많으신 분들도 다?) 네.]

[정성규 목사/교회문제상담소 소장 : 목사님 말에는 토 달수 없고, 목사님 말에는 의심도 하면 안 되고, 그게 하나님을 의심하는 것처럼….]

갈등이 극에 이르자 상급 기관인 노회에서 담임목사에게 자격정지를 내렸습니다.

[노회 파송 목사 : 김○○ 목사님, 미안합니다. (예배당에서) 나가십시오.]

하지만 목사는 불복절차를 밟으며 목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 교회 문제 상담 통계에 따르면 교회 분쟁의 3/4을 목사가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느냐는 질문에는 돈 문제란 답이 28%로 가장 많았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이승진, CG : 홍성용, VJ : 김준호)   

▶ [끝까지 판다②] 거리에 깔린 십자가…새 길 찾는 목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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