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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고도 2.5→1km로 갑자기 낮춘 기상청…오락가락 드론 입찰

비행고도 2.5→1km로 갑자기 낮춘 기상청…오락가락 드론 입찰

정구희 기자 koohee@sbs.co.kr

작성 2020.10.12 19:08 수정 2020.10.14 14:3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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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기상 드론이 재난과 재해현장에 투입될 예정이었습니다.

추경을 통해 예산 확보도 끝난 상황입니다.

그런데 기상청의 기상 드론 투입 사업은 결국 10월이 된 지금까지도 전혀 진척이 없습니다.

기상드론 사업이 좌초된 것은 기상청의 오락가락한 사업 방향이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상청은 지난 2016년 9월 21일 <이제 드론으로 기상관측까지!'기상관측용 드론' 개발한다>는 보도 자료를 내고, 기상 드론을 개발해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상 예보나, 기상특보, 대기오염물질 확산 등 연구에 드론을 활용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리고 곧 바로 연구를 실시합니다.

이 연구는 고도 2.5km를 나는 기상관측 드론 개발을 목표로 했습니다.

<소형무인기 탑재형 실시간 기상관측용 복합센서 및 영상시스템 개발연구> ◎ 고도 2.5km 까지 운용하며 500m당 30초간 기상데이터를 획득하는 드론 개발

기상 드론이 다른 드론과 다른 점은 고도 2.5km까지 비행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드론은 안정성과, 신호 송수신 문제로 고도 1km 이상 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2.5km를 날면 850hPa(1.5km 안팎)의 일기도를 얻을 수 있고, 5km 고도에서는 기상 예보에서 가장 중요한 500hPa 일기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당시 학계에 발표된 자료들을 종합해보면, 실제로는 기상드론이 고도 5km까지 날아야 활용도 높은 500hPa 관측데이터를 얻을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고도 5km 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그 절반인 2.5km를 목표로 잡은 듯 합니다.

결과적으로 2.5km 고도 비행에는 성공했고, 드론 규제를 푸는데도 성공했습니다.

비행체인 드론을 규제하는 국토부의 2019년 3월 6일 보도자료를 보면 규제가 완화됐고, 풀린 규제에 따른 유관기관들의 운용 계획이 나와 있습니다.

당시 기상청은 지상에서부터 2.5km 상공까지 운용되는 기상관측 드론을 만들어 위험 기상 예보 및 재해현장 대응에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종석 기상청장도, 지난 2019년 4월 22일 언론 기고문에서, "기상청은 기상 분야 드론 활용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업으로 고도 2.5km까지 연직비행이 가능한 기상업무용 드론(멀티콥터)을 개발 완료"했다며 홍보에 나섰습니다.

이렇게 기상관측 드론은 고도 2.5km를 날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시작된 드론 공개입찰 과정에서 이상한 일이 발생합니다.

드론 입찰 최소 규격이 2.5km 고도 비행이 아닌 아닌 1km 고도 비행으로 대폭 낮아진 겁니다.

지금까지 기상 드론 사업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상황입니다.

기상청은 업체들이 제작 가능한 표준성능을 맞추기 위해 최대 비행 고도를 2.5km에서 1km로 낮춘 것 이라고 해명했습니다.

A 업체 드론의 최대 비행고도는 2.5km인데, B 업체 드론의 최대 비행고도는 1km로 이기 때문에,표준성능을 맞춰주기 위해 고도를 1km로 낮춰줬다는 겁니다.

규정이 그렇다면야 규정을 따라야겠지만, 카메라에 대해서는 완전히 상반된 기준을 적용합니다.

기상청은 무게가 무거운 광학 30배줌 카메라를 반드시 부착할 것을 입찰 업체들에 요구했습니다.

확인 결과 A 업체 드론에는 광학줌 기능이 없었고, B 업체는 광학 줌 30배 기능이 있다고 규격을 밝혔는데 기상청의 논리대로라면 업체들의 '표준성능'을 맞춰주기 위해선 '광학 줌' 기능을 입찰규격에서 빼야 합니다.

그러나 광학줌 30배를 필수규격으로 지정했고, 결과적으로 B 업체에게 유리한 쪽으로 입찰 조건이 바뀌었습니다.

업계에서는 기상청으로부터 성장지원금을 받고 있는 B업체에 유리하도록 기준을 바꿔준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오락가락한 기상청의 규격변경이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입니다.

결과적으로 A 업체는 광학 줌 카메라를 탑재하다 규격 무게가 초과 됐고, B 업체는 다른 규격을 만족하지 못해, 최종 사업자로는 아무도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중요하다던 2.5km 고도 비행 기준을 변경하고 고성능 카메라 탑재들 요구하는 등 사업방향이 바뀌면서 업체들이 이 요구조건에 맞는 드론을 개발하지 못했습니다.

12일 국정감사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임이자 의원은, "드론 입찰 기준 변경이 앞뒤가 안 맞는다"고 기상청을 질타했고, 김종석 기상청장은 "당시에 조달청이나 경찰청이 일반적으로 광학 30배 카메라를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기준을 변경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김종석 기상청장은 제안요청서대로 드론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이 있냐는 질문에 (드론 제작 가능한) 기업이 있고, 연말까지 사업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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