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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한 경쟁 속 '화재' 악재…K배터리 앞날은

글로벌 무한 경쟁 속 '화재' 악재…K배터리 앞날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한국 배터리 산업이 최근 여러 악재를 직면했습니다.

최근 현대자동차 전기차 코나EV 화재로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등 경쟁국 배터리 업체들의 맹추격으로 한국 업체들은 독보적 지위를 점차 위협받고 있습니다.

중국 CATL이 LG화학을 제치고 올해 8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26.1%)를 차지했다고 시장분석업체 SNE리서치가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됐던 중국 전기차 시장이 정상화하며 CATL 배터리 사용량이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1∼8월 누적 점유율은 LG화학이 24.6%(사용량 15.9GWh)로 1위를 유지했고, 삼성SDI(6.3%·4위), SK이노베이션(4.2%·6위)도 상위권을 지켰습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3사의 점유율은 총 35.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배 이상 올랐지만, 중국 시장의 코로나 이후 회복세를 고려하면 CATL이 누적 점유율 1위까지 탈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코나EV의 국내 화재 사건도 중국에서 '먹잇감'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올해 5월과 8월에 CATL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 완성차 '아이온S'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며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중국과의 배터리 기술격차를 내세운 바 있는데, 최근 코나EV 화재 논란으로 '배터리 안전성은 한국도 마찬가지'라는 논조의 보도가 현지에서 다수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충전 중 화재로 타버린 코나EV (사진=세종시 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특히 국토교통부가 최근 코나EV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셀 불량 가능성을 지목하자 배터리 업계는 당황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지난 8일 국토부 발표 이후 즉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토부가 발표했다"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원인이 배터리 셀 불량이라 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전기차에는 배터리셀, 배터리관리시스템, 냉각시스템 등 여러 장치와 시스템이 장착되기 때문에 화재 원인을 단순히 배터리로 볼 수는 없다는 게 배터리 업체들의 항변입니다.

코나EV 사태가 현대차나 LG화학 뿐 아니라 전기차 생태계 전체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기차 화재 사태도 ESS 화재 사태 때처럼 책임 공방이 장기화하며 업계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타국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해져 집중적인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한국 업체의 신뢰도나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배터리 공급 과잉 상태가 도래할 수 있다는 점도 배터리 업체들에 부담 요인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판매보다 배터리 공급이 더욱 빠르게 늘어 2025년이면 공급이 수요를 두 배 가까이 초과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테슬라 '배터리데이'에서 확인된 것처럼 자동차 업체들도 장기적으로 배터리 자급자족을 지향하고 있는 점도 배터리 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 3사가 주도적인 지위를 가진 현재의 배터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K배터리 3사가 잘 나간다고 하지만 배터리 시장이 그야말로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며 "그 와중에 화재·안전성 변수까지 더해져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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