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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향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설악산 방어선 지켜야"

<앵커>

1년 동안 잠잠하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어디서 다시 시작된 건지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야생 멧돼지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멧돼지한테서 확인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가운데 약 40%가 강원도 화천에서 나왔습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연천, 파주 같은 경기도 북부 지역이 많았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그보다 동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특히 멧돼지 잡는 게 법적으로 금지돼있는 설악산 근처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년 동안 농장 사육 돼지에서는 발병 사례가 없었지만, 유력한 감염 매개체인 멧돼지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계속 발견됐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멧돼지 감염 발생지역은 강원도 화천으로, 290건이 확인됐습니다.

화천 지역 멧돼지 사체의 바이러스 양성률은 15%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른 지역보다 5배 이상 높습니다.

때문에 화천 지역 농장주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이 시간문제였다고 말합니다.

[조우형/한돈협회 춘천·화천 지부장 : 이런 식으로 멧돼지 관리 안 하고 저희는 진짜 번호표만 들고 지금 대기하는 거예요. 누가 먼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리냐 나중에 (살처분해서) 묻느냐 이런 차이지….]

멧돼지 양성사례는 경기 북부지역에서 강원도, 즉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지난 8월 이후 강원 인제에서만 13건이 나왔습니다.

설악산 국립공원 반경 5km 근처에서도 양성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습니다.

설악산 국립공원은 법적으로 포획이 금지된 곳으로, 멧돼지 개체 수 조절이 이뤄진 적 없는 만큼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멧돼지뿐만이 아니라 새, 진드기 등 다수의 매개체가 백두대간을 타고 충북과 경북 지역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박선일/강원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 빠르면 11월쯤 감염된 멧돼지가 설악산으로 들어갈 것 같고요. 설악산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이제 정부나 생산자나 손을 쓸 수가 없는 아무것도 못하는….]

국립공원 인접 구역에 3m 이상의 울타리를 추가 설치하고, 집중 포획으로 멧돼지 개체 수를 더 줄여 전파 가능성을 낮춰야 합니다.

(영상편집 : 이재성, CG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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