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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Q&A] 노벨상 결과 1등으로 아는 '이 사람' 누구?

[Pick Q&A] 노벨상 결과 1등으로 아는 '이 사람' 누구?

정혜진 기자 hjin@sbs.co.kr

작성 2020.10.09 09:0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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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프레드 노벨 얼굴이 새겨진 노벨상 메달

알프레드 노벨은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자신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군사용, 인명살상용으로 쓰이는 걸 마음에 걸려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죽음 직전, "기부한 내 전 재산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5등분해서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 등 5개 분야에서 인류에 헌신한 사람에게 매년 상을 주라"고 유언했습니다. 올해로 120년이 된 노벨상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매년 10월 초면 돌아오는 노벨상 발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언론들은 각 분야 수상 결과에 대해 추측 기사를 쏟아내고, 유명 도박 사이트들은 수상자 맞추기 베팅도 크게 벌이곤 하죠.

그런데 노벨재단의 공식 발표 전 수상자를 알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요. [Pick Q&A]에서는 노벨상 발표 관련 이모저모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19년 노벨상 수상자 15명의 초상화 앞에 선 그래픽 디자이너 니클라스 엘메헤드 (사진=니콜라스 엘메헤드 소셜미디어)
Q. 지구 상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A. 노벨재단 산하 노벨미디어와 협력관계에 있는 프리랜서인 '공식 초상화 화가'가 수상자를 미리 알 수 있습니다. '미리'라고 해봐야 발표 40여 분 전쯤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많게는 3명의 수상자의 초상화를 30여분 안에 뚝딱 그려내야 한다고 합니다.

Q. 지금 초상화를 그리는 작가는 누구?

A. 노벨상의 나라 스웨덴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 '니클라스 엘메헤드'가 그리고 있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왕립예술학교와 왕립공과대학교 출신인 엘메헤드는 지난 2012년부터 노벨미디어와 협력해 초상화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니클라스 엘메헤드 인스타그램
엘메헤드는 소셜미디어와 스웨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수상자 발표 30분에서 40분 전에야 연락을 받아서, 그림을 정말 빨리 그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분야에서 수상자는 최대 3명이나 되는데 초상화는 직접 손으로 그리고, 완성하면 노벨상 홈페이지에 올리는 디지털 작업도 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노벨상 수상자 공식 발표 전에 마쳐야 한다고 하는데요.
노벨상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로저 펜로즈, 독일 라인하르트 겐첼, 미국 앤드리아 게즈 등 3명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니클라스 엘메헤드 (사진=인스타그램, 노벨재단 홈페이지)
엘메헤드는 "정말 힘든 작업이지만 노벨상 수상자를 그리는 건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가 그린 수상자 초상화에는 자신의 이름 머릿글자인 'NE'가 쓰여 있습니다. 분야별 노벨상 수상자가 모두 발표되면, 공식 초상화는 노벨상 미술관에 전시됩니다.
노벨상 미술관
Q. 그런데 노벨상은 왜 사진 대신 초상화로 수상자를 발표하나?

A. 전통과 저작권, 두 가지 이유로 전해집니다. 노벨상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초상화로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처음 노벨상이 시상된 1901년부터 해당 분야 수상자 얼굴을 초상화로 알려왔습니다. 이후 사진 기술은 보편화됐지만 초상화 전통은 쭉 이어졌는데요.

노벨상은 수상자 본인에게도 발표 전에 수상 사실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본인에게 사진을 받지 않고, 또 기존에 이미 촬영된 사진들의 경우 저작권 문제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진보다 직접 초상화를 그리는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초상화의 경우도 2006년까지는 노벨재단이 저작권을 확보하지는 않았는데, 2007년부터 재단 산하에 노벨미디어라는 회사를 두고 초상화 저작권을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미국의 제니퍼 A. 다우드나의 초상화 (사진=노벨재단 홈페이지)
Q. 수상자 본인에게 정말 미리 알려주지 않나?

A. 노벨재단은 각 분야 후보자도 극비에 붙이고 있고, 수상자에게도 미리 통보해주지 않습니다. 최종 후보자와 수상 관련 정보, 추천인 정보 관련 문건들은 수상 발표 이후 50년간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며, 50년이 지나더라도 공개 적합 심사를 거쳐야 공개가 가능합니다.

일부 도박 사이트 등에 수상자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나온 적도 있었는데, 그때 스웨덴 검찰이 수사에 나설 정도로 후보나 수상자 정보에 대해서는 보안이 철저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노벨상
Q. 그러면 언론에 나오는 올해의 노벨상 후보들은 어떻게 선정된 건가?

A. 노벨재단과 관련 없는 민간기관들의 자체 분석·예측 결과들이 인용된 겁니다.

대표적인 곳이 민간조사업체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인데요. 클래리베이트는 특히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분야 등 노벨 과학상 분야에 후보군 분석으로 유명합니다.

최근 미국 CNN 방송이 노벨상 수상자 예측과 관련해 클래리베이트 관련 보도를 했는데요. "과학 분야에서 과거 업적이 충분히 검증돼, 미래에 논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은 업적이 선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CNN에 소개된 클래리베이트의 방법론은, 같은 분야 내 다른 과학자들이 2천 번 이상 인용한 논문을 인용한 논문 저자들 중에 상위 0.01%에 해당하는 피인용 우수 연구자들을 노벨 과학상 후보군으로 예측한다는 겁니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54번 예측에 성공했다"고 CNN은 덧붙였습니다.

다만, 올해 예측이 올해 수상 결과와 동일하지는 않았습니다. 클래리베이트 측은 "후보군에 오른 논문 저자들은 언젠가는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올해 노벨화학상 유력 후보로 꼽혔던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장
우리나라 과학자 최초로 노벨 화학상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도 올해 클래리베이트가 예측한 유력한 후보였는데요.

아깝게 이번에는 수상하지 못한 현택환 교수도 "클래리베이트에서 후보로 선정되면 보통 5년이나 6년쯤 지나면 수상 명단에 오르곤 한다"며, "이번에 우리나라 과학자가 노벨상급 반열에 올라간 것 자체가 좋은 지표"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Q. 매년 노벨상 시즌마다 문학상 후보로 우리나라 고은 시인이나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등이 언급되는 건 어떤 기준인가?

A. 논문 인용 횟수 등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과학 분야와 달리 노벨문학상과 평화상의 경우 기준을 세우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데요. 주로 인용되는 게 '래드브룩스'나 '나이서오즈' 같은 해외 유명 도박 사이트입니다.

도박 사이트에 어떤 기준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과거 몇 차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맞춘 래드브룩스는 "우리가 관리하는 전문가 그룹이 전세계 도서 사이트나 서평, 소셜미디어 등을 검색해 후보군을 정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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