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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혼자 계신 할머니 걱정에…걸어서 2,800km 이동한 소년

[Pick] 혼자 계신 할머니 걱정에…걸어서 2,800km 이동한 소년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이탈리아에서 영국까지 수천 킬로미터를 걸어간 소년이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6일 온라인 영자 매체 타임즈나우뉴스 등 외신들은 영국 런던에 혼자 계신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유럽 대륙을 가로지른 10살 로미오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할머니 만나러 2,800km 걸은 소년

영국인 아버지와 이탈리아인 어머니를 둔 로미오는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섬으로 이사했습니다. 그런데 머지않아 코로나19가 유럽을 덮치며 영국으로 가는 비행기가 모두 끊겨버리는 바람에, 로미오는 런던에 홀로 남아있는 할머니 로즈메리 씨를 1년 넘게 만나러 가지 못했습니다.

할머니 만나러 2,800km 걸은 소년

감염병에 취약한 77세 고령의 할머니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던 로미오는 고민 끝에 영국까지 걸어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부모님은 펄쩍 뛰며 이에 반대했지만, 로미오는 경로와 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을 짜서 수십 번이나 부모님을 설득했습니다.

결국 아버지 필 씨는 떠나기 전 체력 훈련을 꼭 해야 하고, 여행 과정 내내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을 걸고 로미오와 함께 도보 여행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할머니 만나러 2,800km 걸은 소년
할머니 만나러 2,800km 걸은 소년

6월 20일 로미오와 아버지는 이탈리아에서 스위스와 프랑스를 거쳐 영국으로 향하는 긴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배를 타고 섬에서 내륙으로 이동해야 할 때, 가끔 자전거를 탈 때를 제외하고는 무려 2,800km를 두 발로만 이동했습니다.

할머니 만나러 2,800km 걸은 소년

하늘을 지붕 삼아 잠드는 일이 허다하다 보니 각종 사건 사고도 일어났습니다. 말벌집 아래에서 잠자리에 드는 바람에 큰일이 날 뻔하거나, 야생 개떼를 만나 위험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발에 난 물집이 아물 틈이 없어 발은 온통 피투성이였지만,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도보 여행을 이어갔습니다.

할머니 만나러 2,800km 걸은 소년

9월 21일 런던에 도착한 로미오는 2주 동안의 자가 격리까지 마친 뒤 드디어 할머니 집으로 향했습니다. 오직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석 달 동안 힘든 길을 걸어온 로미오는 할머니 집 대문이 보이자마자 참지 못하고 힘껏 달렸습니다. 집 앞에 마중 나와 있던 할머니 로즈메리 씨는 로미오를 꼭 안고 눈물을 글썽이며 "정말 오래 기다렸다.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할머니 만나러 2,800km 걸은 소년

개학 때문에 런던에 며칠 머물지 못하고 시칠리아섬으로 돌아가게 된 로미오는 " 할머니를 꼭 안아드리고 싶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여행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romeos_big_journey_home'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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