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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외전] 최초 공개! 공직자 재산 심사 결과.. '기타'의 정체는?

[마부작침 외전] 최초 공개! 공직자 재산 심사 결과.. '기타'의 정체는?

털어봤다! 동네의회-재산 편

배여운 기자 woons@sbs.co.kr

작성 2020.10.11 08:5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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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마부작침 외전] 최초 공개! 공직자 재산 심사 결과.. 기타의 정체는?
"온 국민의 염원이며 또한 제5공화국의 국정지표인 정의사회 구현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이 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하여 주실 것을 바라면서…"

위 발언은 1981년 12월 17일 열린 국회 본 회의에서 당시 내무위원장 대리였던 이춘구 의원이 했던 말, 여기서 언급된 '새로운 이정표가 될 법안'은 바로 공직자 재산 공개를 처음으로 법제화한, 공직자윤리법이다. 이후 30년, 공직자 재산은 공개될 때마다 크고 작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면서도 비교적 제도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확히는 '공직자 재산등록·공개·심사 제도'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그동안 화제가 됐던 청와대, 정부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 외에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던 전국 지방의회 의원 3,692명의 재산 내역을 분석해 주로 농지법 위반과 이해 충돌 측면에서 문제를 살펴봤다. 그러다 우리가 갖게 된 문제의식은 이런 것이었다. '등록과 공개는 그렇게 하고 있는데 심사는 과연 어떻게 하고 있을까?'

[마부작침]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고위공직자 재산 심사 결과를 입수했다. 인사혁신처 재산심사과에 정보공개 청구해 받아낸 내용이다. 이제까지 이 심사 결과가 공개된 일은 없었다. 언론사 사상 최초 공개! 다만 결과는 다소 허무할 수 있다는 점 먼저 밝혀둔다.

공직자 23만 명 재산 심사 결과…문제 공직자는 얼마나?

[마부작침]이 입수한 공직자 재산 심사 결과는, 정부 부처와 광역시도, 시도교육청의 등록 대상자 23만 6,774명에 대한 것이다.(2015~2019) 이 중 직접 심사 대상자는 2만 6,912명, 위임 심사는 20만 9,862명이다. 직접 심사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직접 심사하는 것으로 재산 공개 대상자인 고위공직자가 해당한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1급 이상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임원, 국가의 정무직 공무원(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의 정무직 공무원(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은 공개 대상자다. 비공개 대상자는 2급 이하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직원으로, 이들의 심사는 통상 각 기관에 위임하는 것이다.

심사 결과는 이상없음, 실무종결, 보완명령, 경고, 과태료, 징계요청, 기타로 구분됐다. '이상없음'은 말 그대로 신고 재산 내역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 '실무종결'은 대상자에게 소명 요청을 했는데 소명 결과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종결한 것, '보완명령'은 처음 신고한 내역을 보완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다. 실무종결과 보완명령까지는 심사 결과 대체로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심사 결과 등록 대상 재산을 ①거짓으로 기재 ②중대한 과실로 빠트리거나 잘못 기재 ③허위의 자료를 제출하거나 거짓으로 소명하는 등 불성실하게 재산등록을 하거나 심사에 응한 경우 ④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이 인정된 경우엔 경고 및 시정조치, 과태료 부과, 해임 또는 징계 요청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이는 위원회가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금액으로 보면 대략 5천만 원 이상 재산을 누락한 경우가 해당한다. 5천만 원~ 3억 원이면 경고, 3억 원 초과는 과태료 혹은 징계요청을 한다는 내부 기준이 있다.(국가나 금융기관 조회로 알 수 없는 비조회성 재산(현금, 사인간 채무 등)은 1억 원을 넘으면 과태료나 징계요청 대상이 된다.)

● 직접 심사에선 '중대 문제' 비율 4.2%…위임 심사는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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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직접 심사한 고위공직자 2만 6,912명 가운데 경고 이상 조치를 받은 공직자는 1,118명. 전체의 4.2%에 이르렀다. 연도와 기관별로 보면 2019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경고 이상 조치 비율이 21.7%로 가장 높았고 2019년 소방청과 한국방송공사가 16.7%, 2016년 조달청 14.3%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관에 위임 심사한 결과는, 대상자 20만 9,862명 가운데 경고 이상 조치는 단 1,928명. 전체의 0.9%였다. 재산 심사 결과 중대한 문제가 드러난 비율은, 각 기관의 위임 심사에서 현격하게 낮아졌다. 고위공직자에 비하면 위임 심사를 받는 공직자의 재산 내역에 그만큼 문제가 적었을 가능성이 물론 있다. 혹은 각 기관에서 위임받아 심사하기 때문에 덜 엄격하게 심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직자윤리위원회 담당자는 "재산 누락 신고 등 문제 상황을 발견하더라도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경고 이하 조치를 하곤 한다"라고 말했다.

● 공개부터 하고 심사는 나중에…심사 결과는 비공개!

공개 대상인 고위공직자의 재산 내역은 매년 관보를 통해 공개된다. 이 공개의 가장 큰 문제는 재산을 누락하거나 심지어 거짓 신고하더라도 그대로 관보에 게재된다는 점이다. 심사는 그럼? 관보 공개 이후에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공직자에게 신고한 재산 외에도 15억 원짜리 건물이 있다고 하자. A는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건물주라고 하면 비난받을 것 같아 이 건물을 신고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관보에 공개된 A의 재산 내역에선 이 건물이 빠진다. 기껏 관보를 찾아보더라도 15억 원이나 재산을 누락한 A의 숨겨진 재산을 국민들은 알 수 없다. 당선 전이라 고위공직자 재산 등록 대상자에 해당하진 않았으나 재산 신고를 누락해 많은 비판을 받았던 김홍걸, 조수진 의원 사례가 유사하다.

물론 등록(신고) 재산에 대한 심사는 이뤄진다. 위에 설명했던 재산 심사 결과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받은 것이다. 실무선에서 이를 전담하는 부서가 인사혁신처의 재산심사과다. 재산 심사 대상자가, 처음 혹은 전년도 재산에서 달라진 내역을 신고하면 재산심사과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심사하게 된다. 그러나 결과는 해당 기관과 본인에게만 통보될 뿐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마부작침]은 정보공개청구라는 공식 절차 외에도 담당자와 지난한 줄다리기(?)를 거쳐 입수할 수 있었다.)

법으로 정해진 재산 공개 대상자인 고위공직자가 고의로, 혹은 실수로 재산을 누락했다고 해도 그게 누구인지, 그래서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게 현행 제도다. 이제까지 국민에게 재산 심사 결과가 공개된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심사는 내부용인가?

● "국가 안전 보장에 위협이 된다"…황당한 답변

[마부작침]이 공직자 재산 심사 결과를 정보공개 청구했더니 인사혁신처는 "부분 공개만 가능하다"라고 답변했다. '부분 공개'는 일부 내용을 비공개 처리하고 나머지만 공개하는 걸 뜻한다. 그렇게 받은 자료를 살펴보니 기관명 중 '기타'가 부분 공개의 이유였다. 각 기관별 심사 결과도 함께 청구했기 때문에 국방부, 통계청 등 기관별로 심사 결과를 공개해야 하는데 일부 기관을 '기타'로만 분류한 채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왜 '기타'는 공개하지 않는지 물었더니 인사혁신처 재산심사과 담당자는 "기타에 속한 기관을 공개하는 건 국가 안전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라고 답했다. 공직자 재산 심사 결과를 공개하는 게 국가 안전에 위협이 된다? 이해할 수 없는 사유라 정보공개청구 심의위원회에 이의신청(재심)했지만 같은 답변을 받았다. 이 답변을 받는 데 걸린 시간만 한 달이었다.

[마부작침]은 공개된 기관의 결과와 정부 조직도에는 있으나 공개하지 않은 기관을 하나씩 퍼즐 맞추기 하며 '기타'가 과연 어디인지 하나씩 확인했다. 결국 소속 고위공직자의 재산 심사 결과를 공개하면 국가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기타' 기관은 청와대(대통령비서실, 경호처, 국가안보실), 국가정보원 그리고 일부 위원회라는 걸 찾아낼 수 있었다.(몇몇 위원회 심사 결과는 재차 요청한 끝에 정보공개해 여기서 제외했다.)

대부분 청와대, 그리고 일부 국정원 소속 고위공직자들인데... 그들의 재산 심사 결과 공개가 국가 안전에 위협이 된다?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답변이었다.

● 청와대·국정원 공직자 5명, 5천만 원 이상 신고 누락?

청와대(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실, 경호처) 소속 재산 공개 대상자는 65명, 비공개 대상자는 384명이었다. 국정원은 원장과 차장 등 5명만 공개 대상자다.(비공개 대상자인 직원들은 위임 심사) 이들의 2019년 재산 심사 결과에서, 경고 이상 조치는 모두 5명(경고 3, 징계요청 1, 기타 1)으로 나타났다. 2015~2018년에는 경고만 있었는데 2019년에 처음으로 징계요청 그리고 '기타'가 등장한 것이다.

위에 적었던 것처럼 재산 누락 금액이 5천만 원 이상일 때 경고 이상의 조치가, 3억 원을 초과하거나 비조회성 재산 1억 원 이상을 잘못 신고하면 징계요청 등 조치가 이뤄진다. 즉, 2019년 청와대 혹은 국정원 소속 고위공직자 5명은 재산 신고에서 5천만 원 이상을 누락했다는 심사 결과에 따라 경고 이상의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 심사 결과의 '기타'는 또 뭘까. 2018년까지는 전혀 없던 심사 결과의 '기타'가 2019년 결과에 등장한다. 경찰청 1명, 그리고 기타 1명인데 경찰청은 비공개 대상자, 기타는 공개 대상자인 고위공직자다. 이 '기타'에 대해 인사혁신처 담당자는 '재판 또는 심사 중인 사항'이라고 설명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결국 재산 신고 내역에 문제가 있었고, 작년에 재판 중이었던 청와대나 국정원 고위공직자가 누구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 왜 비공개일까①: 소수 기관이라서 공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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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사유를 하나하나 짚어보겠다. 먼저 인사혁신처가 제시한 사유는, 재산 등록 의무자가 소수인 기관은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인사에 관한 정보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5호)

그런데 확인해보니 재산 등록의무자 수가 가장 적은 곳은 한국방송공사였다. 전체 10명으로, 공개 1명, 비공개 9명이다. 심사 결과를 보면 9명을 심사해 6명은 이상없음, 3명은 실무 종결했다.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을 것을 염려한다면서도 등록의무자가 가장 적은 기관의 이름과 심사 결과를 공개해놓고 청와대(와 국정원)는 비공개 처리한 것이다.

'기타'로 분류해 비공개한 기관 가운데 청와대 비서관 등이 속한 대통령 비서실을 보면 공개 대상자만 2019년 39명에 이른다. 이보다 공개 대상자가 많은 기관은 전체 57개 부처 중 5개(8.8%)뿐이다.

● 왜 비공개일까②: 국가안전 위협하는 재산 심사 결과?

털어봤다! 동네의회-재산 편정보공개 청구 시 "국가안전보장ㆍ국방ㆍ통일ㆍ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비공개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2호) 가령 미사일 포대 위치나 1급 외교문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청와대 공직자 등의 재산 심사 결과도 여기에 해당할까. 이미 재산 등록 당시에 고위공직자의 경우 세부 재산 내역을 모두 공개하고 있는데 심사 결과만 공개할 수 없다는 것, 처음에 신고한 재산 내역은 괜찮지만 심사 결과는 "국가안전보장에 위협이 된다"는 입장,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우리에겐 그럴 권리가 있다

공직자 재산 등록과 공개, 그리고 심사 제도는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증식을 방지하고,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여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공직자 윤리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다. 또 정보공개청구 제도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정부나 공공기관이 갖고 있는 정보(자료)를 국민이 요구하면 공개하도록 한 제도다. 각각 제도의 취지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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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그 공직자가 자기 재산이 얼마라고, 또 어떻게 형성했다고 신고했는지, 또 그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뤄졌고 처분은 어떻게 내려졌는지 알 권리가 있다.

취재: 심영구, 배여운, 배정훈 디자인: 안준석 인턴: 김지연, 이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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